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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채용 트렌드를 전망하고 분석하는 책을 세 권째 내셨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채용트렌드 2022>를 출간했는데요, 지난해 주제가 ‘코로나가 바꾼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면 올 해는 'MZ세대가 바꾸는 채용문화의 변화'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2021년 채용 트렌드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식(Method)’이 바뀌었다면, 2022년 채용 트렌드는 MZ세대에 의해 ‘경험(Experience)’이 변합니다. 다시 말해 2021년엔 일하는 방식이나 기술에 채용 초점이 맞춰졌다면, 2022년엔 그 기술을 활용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MZ세대 세대가 사회 트렌드 전반을 주도하기 시작하고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기업들도 MZ세대의 니즈에 맞춘 채용을 실시하는데요. 라이브 방송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MZ세대를 영입하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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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가속화로 올해 채용 시장은 어느 정도 완화될까요? 팬데믹 기간 동안 근무의 패러다임이 많이 변한 만큼, 채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백신을 맞았으니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다, 채용 시장이 대거 풀릴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저는 조금 다릅니다.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약간은 풀리겠지만 여전히 혼돈의 시기일 것으로 내다봅니다. 모두가 아시듯 미래가 불확실할 때 기업은 그룹 공채에서 계열사 공채로, 직무 역량 중심의 수시·상시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기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양한 것을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질적인 분야들을 연결시키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화를 숭배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더 이상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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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채용 경로가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채용이 이뤄지는 ‘소셜 리크루팅’이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물론입니다. 예전에는 필요한 인원을 예측해 인사부서에 충원 요청을 하면 한꺼번에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면접 등을 통해 직무에 맞는 사람을 뽑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기존의 채용 채널들과 비교할 때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을 통한 채용 계획 홍보, 나아가서는 기업 홍보까지 가능한 ‘소셜 리크루팅’이 확대될 것입니다.

예전 채용 공고를 올리면 관심 있는 지원자들이 이메일로 소통했다면 요즘은 쪽지, 멘션, 트윗 등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죠. 실제로 포스코는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통해 채용 담당자가 1대1로 문의 사항에 실시간으로 답변하거나 채용 상담을 하는 이른바 ‘DM(Direct Massage)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기업마다 채용 담당자의 기호와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소셜미디어도 다릅니다. 소셜미디어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있는 기업이 있다면 소셜미디어 팔로우는 물론, 해당 기업이 어떤 소셜미디어를 잘 이용하는지도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Q_

그런가하면 일과 학습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러밸(워크 앤 러닝 밸런스 Work and Learning Balance)’을 강조하셨어요.

원격 근무나 화상 면접 등 비대면 채용과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직문화에서는 워러밸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온보딩(On Boarding) 프로그램이란 직장을 정착지가 아닌 경유지로 생각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직원들을 회사에 잘 안착시키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라밸이 유행이었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재택근무를 하게 되며 일과 학습을 분리할 수 없는 현실이 도래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업무가 효율화되면서 생기는 시간과 에너지를 학습에 쏟아야 합니다. ‘일·학습 병행제’처럼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이원화 제도로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 기업 현장이나 교육기관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배운 것을 바로 현장에 적용해 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Q_

어떤 면에선 코치님께서 강조하시는 ‘폴리매스형 인재’와 연결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맞습니다.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평생 학습 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왔고 그럴수록 다재다능한 폴리매스 (Polymath)형 인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폴리매스란 박학 다식한 사람으로 여러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거나 백과사 전식 지식을 지닌 사람을 일컫죠. 이는 지난 2021년 키워드로 뽑았던 ‘멀티 커리어리즘’과 연결됩니다.

단순히 다양한 멀티플레이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 한 것을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질적인 분야들을 연결 시키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화를 숭배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더 이상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 니다. 탐구를 귀찮아하지 않고 움직여야 하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두루 섭렵해야 합니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영역들을 연결해 창의적 결과물을 도입하는 연습을 게을리해선 안됩니다.

Q_

면접 과정에서 많은 구직자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이는 다음 면접이나 회사 생활에 큰 트라우마가 남기도 하죠.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충분히 힘들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쉽게 없어지진 않겠지 만, 저는 낙관과 긍정의 차이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낙관은 어 떤 현상을 그저 아름답고 좋게 바라보고 마는 것입니다. 긍정 은 어떤 현상에서도 본인의 것으로 좋게 만드는 것입니다. 낙관 주의자가 되지 마시고 긍정주의자가 되세요. 면접에서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짧고 굵게 생각하시고, 그것을 바꾸는 방법에 집중하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예전에는 월급을 주는 기업이 ‘갑’이고 입사를 원하는 면접자는 ‘을’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올해 또 하나의 키워드가 바로 ‘리버스 인터뷰(Reverse Interview)’입니다. 면접자도 잠재적 고객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하는 개념입니다. 면접관과 지원자의 역할을 바꾼 역지사지의 관점이죠. 우수한 지원자일수록 지원하는 회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인지 면접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기반 삼고 학습을 통해 면접자의 자질을 높이시길 바랍니다.

Q_

'커리어 모자이크'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들려요.

그렇죠.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지고, 평생 직업의 시대가 왔습니다. ‘N잡러’라는 단어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도 늘어나는 만큼, 구직자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커리어 모자이크(Career Mosaic)가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자신의 최종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전 생애에 걸쳐 작업이나 경험들을 취합해 나가는 것이죠. 고용주에게만 귀속되지 않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내부와 외부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설정한 궤도를 따라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우수한 지원자일수록 지원하는 회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인지 면접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기반 삼고 학습을 통해
면접자의 자질을 높이시길 바랍니다.

Q_

젊은 세대에게는 그럴 수 있는 시간이나 에너지가 많겠지만, 시니어들에겐 힘에 부칠 수도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시니어 구직자들이 설자리는 없는 것인가요?

전혀 아닙니다. 올 한 해 중요한 또 하나의 채용 트렌드가 바로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입니다. 시니어 시프트는 모든 산업의 주요 비즈니스 중심이 젊은 층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로 이동하는 경제적·사회적 현상을 말합니다.

예전과 달리 경제력과 활동력을 모두 가진 시니어가 대거 등장하는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시니어 창업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은 시니어의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유튜브나 SNS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스마트 시니어가 늘어나며 이들을 위한 기업의 고객만족 경영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고객자문단의 시니어 그룹을 통해 신규 서비스 사전 체험, 개선점 발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직을 준비하시는 시니어들은 멋진 후반전을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하길 바랍니다. 하루가 달라지는 몸을 챙기고 지나친 욕망을 줄여야 합니다. 예전에 어떤 일을 했다는 것에 집착하면 안됩니다. 무엇보다 뉴스나 온라인,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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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채용시장에서 채용을 앞둔 기업이나 채용 준비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언택트(Untact)를 넘어 딥택트(Deep-tact)로 진화된다는 것입니다. 딥택트는 깊다는 의미의 딥(Deep)과 연결이란 의미의 컨택트(Contact)가 합해진 신조어죠. 화상면접, 재택근무가 언택트였다면 이 과정에서 더 깊이 있는 관계를 정립하고, 그에 맞는 성과를 내어놓는 것이 딥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딥러닝, 딥워크, 딥택트는 모두 깊이를 추고하는 기술이죠.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것으로 관계의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렌드와 이어지는 지점이 있어요. 기업은 접속, 이동 시간 절약, 사무실 임대비용 절감 등 비대면의 장점도 있지만 원활하지 않은 소통이나 공감을 얻기 어려운 환경 등 비대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채용 담당자도 채용 과정에서수박 겉핥기가 되지 않도록 딥택트 전략을 통해 깊이 있는 면접을 해야합니다. 취업 준비자 역시 가고자 하는 기업의 딥택트 전략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면접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