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퇴근한 후, 혹은 주말을 이용해 또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업’을 특별히 두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이렇게 2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N잡러’라고 부릅니다. 몇 해 전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N잡러’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가 않지요.
N잡러는 ‘소속되지 않고 활동한다’는 개념의 프리랜서와는 조금 다릅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일(N잡)’을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직장을 다니며 여가시간에 배달라이더로 부업을 하고 주말에는 유튜버로 활동한다거나, 편의점 · 음식점·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여러 가지 알바를 병행한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MZ세대 5명 중 1명은 N잡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N잡이 각광받고 있는데요,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특정 나이대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N잡러가 흔해진 요즘입니다. 그리고 디지털의 발달로 더욱 다채롭고 세분화되어 가는 시대의 특성상, N잡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를 거치며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N잡러는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N잡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였습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평생 직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거든요.
고용의 트렌드가 ‘직무 중심’으로 변화한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산업이 고도화·전문화되면서 ‘특정 직무’ 자체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꼭 조직에 소속되지 않아도 ‘능력’만 있다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온라인 산업의성장으로 배달라이더,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그래서동시에 병행할 수 있는 직업군이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일’에 대한 관점 변화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제 ‘직장’이 아니라 ‘직업’으로 ‘나’ 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어디서 일하느냐’에 연연하기보다는 ‘어떤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곧 나의 캐릭터’라는 의미로, 본업(혹은 직장)은 ‘본캐(본 캐릭터)’, N잡은 부캐(부 캐릭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돈 때문만은 아니야
많은 사람들이 시간적, 물리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N잡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수익’ 때문입니다. 고용 불안정과 경제적 불안을 ‘N잡’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위해 N잡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서, 본업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자아실현을 위해서, 회사가 아닌 나의 성장을 위해서 등 이유는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가치와 취향을 특히 중요시하는 MZ세대가 ‘N잡 트렌드’의 가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월간내일> 독자 4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7%가 이미 N잡러로 활동하고 있었고 72%가 “N잡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N잡은 ‘유튜버, 작가’ 등의 콘텐츠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아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데다가,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어 창업과 부업의 대명사인 ‘온·오프라인 쇼핑몰 운영’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고,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달라이더’가 3위로 뒤따랐습니다.
크몽, 탈잉, 숨고, 클래스101 등으로 대표되는 ‘재능거래 플랫폼’도 N잡러들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피, 프랑스자수, 댄스, 스피치, 운동, 카운슬링 등 자신만의 차별화된 재능과 노하우가 있다면 판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 각 플랫폼마다 주된 분야가 다르니, 재능 거래 플랫폼을 활용해보고 싶다면 자신의 특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진입해 보길 추천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부터
많은 사람들이 N잡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기존에 하고 있던 일을 유지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회사 생활과 병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Side Project)란, 본업 외에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일을 취미처럼 시도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겐 온라인 플랫폼 글쓰기가,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픈 이에게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가 사이드 프로젝트가 되겠죠. 지금 당장의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재미’와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며 실력을 늘려가는 것이 포인트! 그러면서 즐거운 여가생활도 만끽하고 새로운 N잡을 발굴하기도 하는 것이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고는 싶은데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만의 취향과 재능을 먼저 탐색해 보세요. 본업과 연관된 분야의 학원이나 스터디로 자기계발을 하며 관심사를 확장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