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_

신간 <메타버스 N잡&창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제가 메타버스 관련 책을 출간할 것이라곤 생각지도 않았죠. 일하기 위해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제페토 앱을 잠깐 써보고 별거 없다고 생각했었죠. 이후에 2억 4,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있는 서비스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지난해 중반 메타버스라는 개념과 제페토가 제 머릿속에서 합쳐지면서 가만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앱 개발과 서비스 기획 등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군요. 비로소 그동안 했던 활동 방향 상당 부분이 메타버스로 향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메타버스에 접근하며 이미 있는 레이더 차트를 가지고 잘하는 일, 즐길 수 있는 일, 배우고 싶은 일을 조합해 자신을 컨설팅해보니 전자책을 내는 것이 제가 가장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작업 기간만 따지면 석 달 정도 걸렸어요.

Q_

메타버스가 가능한 분야는 매우 넓습니다. 이 분야별로 메타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인사이트 역시 다양하며 각자 다를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를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몇 개일지를 따져본다면. 글쎄요. 저는 개수를 셀 수 없다고 봐요. 모든 분야에 메타버스를 접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알기 쉽게 책에서는 접목 가능한 분야를 ▲디자인·패션 ▲교육 ▲제조업·데이터 ▲안전 ▲건축·부동산 ▲의학 ▲미디어 ▲연구·개발(R&D) ▲관광 ▲예술 ▲가상자산 ▲법률 등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가능한 분야를 특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를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산업 분야 등에서 찾는 게 아니라 사람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린스타트업의 핵심은 고객의 문제에 대해 빨리 해결책을 만들어보고
이를 물어보고 계속 수정해서 곧바로 내놓고 만족한다면 판매하면 되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아가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요구하는 데 있습니다. 일종의 밀당일 수도 있구요. 노동 구조에서 밀당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노조가 그런 걸 잘하고 있지만 말이죠.

Q_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사람에서 찾는다는 말은 무슨 뜻 인가요?

여러 분야가 아니라 메타버스라는 하나의 그릇에 각 분야의 특성을 모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메타버스 세계에서 그 요소에 맞는 분야를 뽑아 쓰면 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방을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방을 떼어내서 새로운 메타버스 환경을 만드는 식인 거죠.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해답을 찾는 것입니다.

Q_

책을 통해 린스타트업 개념을 적용하셨는데요. 린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요?

린스타트업이란 경영의 개념 중 하나로 신속하게 제품을 만들고 그 성과를 살펴보고 다음 제품 개선에 곧바로 반영하는 것을 반복해서 성공률을 높여가는 방식입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린 제조 방식을 본뜬 것이죠. 요즘들어 기존의 스타트업들도 이런 방식을 많이 적용해왔습니다. 린스타트업의 핵심은 고객의 문제에 대해 빨리 해결책을 만들어보고 이를 물어보고 계속 수정해서 곧바로 내놓고 만족한다면 판매하면 되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아가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요구하는 데 있습니다. 일종의 밀당일 수도 있고요. 노동 구조에서 밀당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노조가 그런 걸 잘하고 있지만 말이죠. 린스타트업 차원에서 경영자가 노동자를 향해 느끼는 문제가 있을 건데, 이 부분을 공감할 방안도 바로 린스타트업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상대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는 여유를 찾아야 할 것이고요.

Q_

메타버스를 노동자에게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고용주 입장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 현실이 생기기 때문에 노동자는 재택을 하거나 아니면 가상의 시뮬레이션과 실제 기계가 호환되니 일을 덜 해도 되고, 그러니 자리를 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접목하면 노동자에게는 희망이 없겠죠. 인공지능(AI) 시대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다만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보다 원활한 소통의 도구로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고민해야 할 겁니다. 얼마 전 정부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도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프랜드’라는 메타버스를 통해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과학 관련 행사를 진행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학생 캐릭터들이 임원에게 달려와서 어깨동무도 하고 사진도 찍고 가깝게 다가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행사였다면 그렇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가 바라본 메타버스는 거침없는 소통의 도구였습니다. 노동자들과 기업 대표와의 보다 원활한 소통 도구가 메타버스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 만큼 기존의 메타버스 환경이 이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겁니다.

Q_

책에서 다양한 그룹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소개해주셨는데요. 이 중 가장 흥미롭게 보시는 메타버스가 있나요?

메타버스 플랫폼 전체보다는 다소 부분적인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러 서비스 가운데 흥미롭게 바라보는 분야는 바로 가상 인간입니다. 가상 인간을 통해 일종의 부캐(부캐릭터)로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차원에서 최근에 저만의 가상 인간 샘플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게임 제작하는 프로그램, 3D 모델링 프로그램, 표정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상호 연결 또는 결합해서 만들고 있는데요. 향후에는 가상 인간이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펴보는 중입니다.

Q_

책 제목처럼 메타버스를 N잡과 창업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책의 핵심이기도 한 내용인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더 차트를 통해 나 자신을 먼저 스터디 하는 것입니다. 결과론적 사고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실패를 줄여가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의 세팅을 한 다음에 메타버스라는 세계를 바라봐야 일자리가 나옵니다.

메타버스 역시 하나의 서비스이고 개발 영역이 있을 것이고 콘텐츠 등을 창작하는 영역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팔고 공론화하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메타버스 세계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일자리는 본인이 자신을 이해하고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면서 찾아갈 수 있고, 아니면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과거 ‘포켓몬고’란 게임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포켓몬을 잡으러 가고 싶지만, 이동이 여의찮은 사람을 위해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대신 포켓몬을 잡아주는 아르바이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창업 역시 일자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주는 사람의 문제나 요구에 대한 해결법을 찾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업자등록을 하면 창업을 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것이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는 겁니다. 결국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이 진짜로 불편해서 바꿔줬으면 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Q_

기자로 일하시며 정부의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투자를 몸으로 실감하실 것 같아요. 어떤가요?

정부도 메타버스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여러 부처에서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활용해 부처별로 성격에 맞는 시장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큰 방향에서는 메타버스를 신대륙이라는 개념으로 살펴보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에 대해 어느 정도 국민들에게 환기해준 시기라고 보고 올해가 메타버스 원년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투자 시장에서는 메타버스 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너무 많은 관심이 집중된 이후의 기저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부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데 힘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들이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재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개발자나 기획자, 디자이너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만 하반기 정도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양성에도 상당한 지원을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순히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뛰어넘어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인재 양성이 예상됩니다.

정부가 바라는 것은 아마도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거대 플랫폼이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기는 하나, 틈새시장에서 우리만의 기술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더 차트를 통해 나 자신을 먼저 스터디 하는 것입니다.
결과론적 사고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앞서 말했듯 실패를 줄여가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의 세팅을 한 다음에 메타버스라는 세계를 바라봐야 일자리가 나옵니다.

Q_

앞으로 메타버스는 어떤 세상을 열게 될까요?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메타버스 세계가 활성화되더라도 우리의 현실 세계는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디지털 문서를 복사해서 또 다른 문서로 저장한 뒤에 기존 내용을 수정하거나 완전 새로운 내용으로 바꾸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본을 다시 복사해서 고치는 작업이 우리 현실과 메타버스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능성을 찾는 것인데요. 꿈을 꾸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많은 기업이 나와서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이라 기대됩니다.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을 사면 다양한 주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서비스해주고, 그런 꿈을 판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꿈이나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누군가는 제시하고 그것을 삶에 적용해 행복을 느끼는 세상이 바로 우리가 그려볼 수 있는 메타버스의 미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