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사원 240여 명을 비롯해 그들의 가족까지
약 1,000명에게 안도감을 주는
회사를 꾸리는 것이 보람된 일입니다.
묵묵하고 든든한 곰이 지키는 회사
베어베터는 네이버 창업 멤버인 김정호 공동대표와 그와 함께 일하던 이진희 NHN이사가 함께 꾸린 사회적 기업입니다. 지난 2012년 첫 삽을 뜬 뒤부터 기업에 명함·교육자료 등의 인쇄물, 조식·선물 용도의 제과, 근조 화환 등을 만들어 제공합니다. 또 사내 카페와 매점을 기업 간 거래로 위탁 운영합니다. 현재 베어베터에 속한 발달장애인 사원은 240여 명으로 임직원의 77%를 차지합니다.
베어베터의 발달장애인 사원은 상품을 포장하고, 꽃을 다듬고 쿠키를 만듭니다. 제품을 포장해 직접 배송하거나 사내 카페에서 음료를 만드는 일도 발달장애인의 몫입니다. 양질의 재료와 더불어 발달장애인들의 진심과 시간을 들여 기본에 충실하되 가치 있는 물건을 본인만의 속도로 만들고 있습니다.
성수동에 자리한 베어베터 본사에는 ‘Bear makers the world better’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캐릭터 ‘베베’가 곳곳에 자리했습니다. 언뜻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우며 표정도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곰이지만, 순수하고 우직한 발달장애인들의 특징을 곰에 담았습니다. 손과 눈이 빠르지는 않지만 익숙한 일은 성실하게 해내는 발달장애인들처럼 말이죠. 이진희 공동대표는 “발달장애인 사원 240여 명을 비롯해 그들의 가족까지 약 1,000명에게 안도감을 주는 회사를 꾸리는 것이 보람된 일”이라고 말합니다.
베어베터는 서울과 지방의 발달장애인 고용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연계고용 부담을 돕는 베어베터
첫해 7,000만 원으로 시작한 베어베터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까지 89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회사 설립 초기 5곳에 불과했던 고객사가 약 400곳까지 불어났습니다. 그동안 SK·CJ·네이버·카카오·IBM·대웅제약·로레알·KT·신한은행·카이스트·고려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과 기관이 베어베터와 손잡았습니다. 기업들은 단순히 사회공헌활동만으로 베어베터와 거래하지 않습니다. 베어베터가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는 이유는 특별합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을 고용한 공공기관·기업 등은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해야 하는데, 만일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런데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는 기업·기관이 장애인표준사업장과 거래하면 거래 금액의 50%까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의무고용부담금 감면제도’죠. 베어베터는 장애인 직접 고용이 힘든 회사와 거래해 고용 의무를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과태료를 줄여 필요한 물품을 조달받고, 발달장애인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베어베터는 이 제도를 활용해 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B2B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 강화에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베어베터의 서비스 품질 강화는 모든 과정의 세분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명함을 만드는 과정도 기계에 종이를 넣는 일, 인쇄된 종이를 검수하는 일, 명함을 통에 넣는 일 등 순서대로 나뉘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베어베터만의 방식입니다. 베어베터 교육팀의 임상빈 팀장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목도했습니다.
“10년째 베어베터에서 일하신 발달장애인 직원분이 그룹홈 생활을 하시는데, 최근 그룹홈 선생님들이 오셔서 대표님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가셨어요. 10년간 일하고 정기적인 월급을 받으며 5,000만원을 모으셨대요. 그동안 아버님 생활하는 데도 도움을 주셨고요. 무척 뿌듯했어요. 베어베터는 채용 진행을 단편적으로 해선 안돼요. 우선 신입 직원이 오면 3주 정도 모든 팀을 경험해보게 하는 수습 기간을 거치고, 팀장들이 모여 직원 평가를 해요.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점수에 못 미친다고 해서 단순히 불합격이라고 보는 것도 위험해요. 가능성이나 태도, 업무 파악 능력 등을 입체적으로 판단해 입사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사회
베어베터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꿉니다. 서울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의 30% 정도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방은 5%에 불과합니다. 베어베터는 서울과 지방의 발달장애인 고용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브라보비버입니다.
“브라보비버는 지분투자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입니다. 라인플러스, 매일유업,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한국투자증권, KCENC, 카페노티드 등 수도권 10개 기업이 지분을 투자해 만들었습니다. 베어베터가 사업운영과 인사 관리를 책임지고, 발달장애인 근로자가 근무하며 제과와 드립백 커피 등을 생산해 지분투자 기업 등에 납품하는 방식이죠. 참여 기업은 지분율에 따라 장애인 고용을 인정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브라보비버 지분의 19%를 보유한 회사는 장애인 근로자 54명 가운데 10명을 직접 고용한 셈이죠. 게다가 발달장애인 등 중증장애인은 두 배수로 계산하므로 20명을 고용한 것이 됩니다”
브라보비버는 최근 대구에 첫 삽을 떴습니다. 베어베터는 향후 10년 이내에 브라보비버 사업장을 서울 외의 225개 시군구 중에 100개소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 경우 최소 600개 기업이 지분투자에 참여하며, 전체 중증장애인 고용인원은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라보비버 인천에 문구류, 경기북부에 과일청 등 다양한 지역에 다른 사업군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베어베터가 발달장애인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혼자 출퇴근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대중교통을 혼자 이용하며 지켜야하는 공중 예절을 습득하는 것을 포함해요. 혼자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것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사회생활의 규칙에 익숙해지고 습득되어 있다는 것이므로 회사 생활할 때 무척 중요한 밑바탕이 되거든요. 두 번째는 업무 지시를 이해하는 정도의 의사소통 능력이 있어야 해요. 유창하게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단순화된 업무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마지막 세 번째는 본인이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어야 해요. 이 세가지가 충족된다면 언제든 베어베터의 문을 두드려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