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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존엄에 대한 윤리적 질문 <트랜센던스>

생명과 인간 존엄에 대한 윤리적 질문
<트랜센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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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역사와 당대 사회를 반영한다. SF영화의 시공간과 미래 세계나 외계는 당대 사회의 은유로도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의 우화적 텍스트이기도 하다. 즉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의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예견하는 장르가 SF이다. 일부 생명공학자들은 인류가 불멸을 시도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한다. 유전공학, 재생의학, 나노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점점 더 낙관적인 예언이 등장할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에 불멸이란 단어가 헛된 꿈만은 아니었다는 사실과도 만나게 될지 모른다. 우리 시대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물음.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 존엄은 어떻게 보존될 수 있는가.
개봉 2014
장르 액션
감독 윌리 피스터
주역 조니 뎁(윌 캐스터 역) 레베카 홀(에블린 역) 모건 프리먼(요셉 태거 역)
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되는 격동기를 배경으로 인간 존엄을 둘러싼 고민과 분투를 지적이고 섬뜩하게 그린 윌리 피스터 감독의 <트랜센던스>. 영화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마지막 발명품이 될 거라고 말하는 과학의 시대에 던지는 윤리적 질문이다.
사랑하는 이가 죽어간다. 그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도 없다. 인지과학자 윌은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 완성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극단적 테러리스트의 총을 맞고 방사능에 중독된다. 인간의 두뇌와 사고와 정보처리 능력을 고스란히 담은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 우려하는 급진적 반대론자들의 소행이다. 남은 생명은 일주일.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아내 에블린은 그의 정신이라도 남기겠다는 마음에 윌의 뇌를 슈퍼컴퓨터에 업로드 한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도 잠시. 인공지능으로 부활한 윌의 힘은 가공할 수준이다. 모든 지식과 정보를 순식간에 흡수하고 재편한다.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고 세상을 쥐락펴락할 만큼 한계도 제한도 없다. 급기야 나노기술로 자기복제가 가능해진 윌. 마침내 타인 몸에 자신을 이식하면서 육체까지 소유하지만 아내는 그를 남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목소리와 기억과 지적 수준이 남편과 같다고 해서 이 기계를 윌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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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은 인간과 컴퓨터의 뇌가 동일하다는 데서 시작하는 학문이다. <트랜센던스>는 지성과 감성을 모두 장착한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인공지능이 된 윌은 슈퍼컴퓨터를 만들어내고, 신의 수준까지 올라선다. 산업과 의학·생명과학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무소불위의 힘을 꿈꾼다. 모니터 속 존재는 목소리를 통해 결혼기념일 등의 소중한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지만, 정신이 윌이라고 해서 그가 윌은 아니다. 타인의 몸을 가진 영혼을 남편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필멸하는 인간이 불멸을 꿈꾸며 만든 문명의 이기들로 창조된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모습. <트랜센던스>는 인지과학과 생명공학이 정점에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고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유발 하라리는 “21세기 인류는 행복, 불멸, 신성을 추구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과학이 꿈꾼 미래와 인간 존엄 사이에서 보다 깊은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 존엄을 돌아보기

아마존은 지난 8월부터 미국 시애틀 물류 창고에 휴머노이드 로봇(프로토 타입)을 배치했다. 디지트는 2족 보행이 가능한 로봇으로 팔과 다리가 있는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어 두 다리로 걸으면서 상자를 나르는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아마존 직원들은 해당 로봇이 현장에 도입될 경우,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자사의 로봇 시스템이 실제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며 이전에 회사 내에 존재하지 않은 숙련된 역할의 새로운 직업 700개가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LG유플러스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다이어리 서비스 ‘답다(답장 받는 다이어리)’는 이용자가 기분에 따라 작성한 일기에 대해 AI 상담사에게 답장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일부 대체한다고 해도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성, 협력 등이 필요한 영역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한 인간의 가치가 손상될 일은 없다.“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는 쉽다”라는 모라벡의 역설을 바탕으로 로봇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트랜센던스>는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개별적이고 다양하고 복잡하며 계량화가 불가능한 영역이 남아 있을 때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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