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큐레이션
일상에 과학을 더하다
생각보다 별것 아닌 과학
A.만드는 것. 일반적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일에 대해 내리는 정의예요. 저는 이것과는 조금 다르게 정의하고 있어요.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용어나 지식을 ‘대중의 언어’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을 지식으로 배운다기보다는 그냥 삶의 일부로 느끼는 느낄 수 있게끔, 삶의 일부에 이미 존재하는 과학을 강연, 책,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제가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A. 어릴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어요. 저에게 과학은 지식이라기 보다는 저의 삶이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아요. 도시에 살았지만, 친가와 외가가 각각 바다와 산이어서 방학마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았어요. 사실 자연이 과학의 일부이기에 어린 시절의 경험과 기억으로 과학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친밀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 시절부터 연구자들은 연구의 결과를 대중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해외 학회의 대중 과학 세션에 꼭 참석했어요. 박사 졸업을 앞두고 연구 쪽의 커리어가 막힌 상황에서 우연히 제한시간 3분 동안 가장 창의적이고 흥미롭게 자신의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페임랩(FameLab) 코리아’ 경연대회를 알게 되었어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신이 한쪽 문을 닫을 땐 반드시 다른 창문을 열어 두시니까.”라는 대사처럼 인생에서 그런 순간이 바로 페임랩이었던 거죠. 다행히도 본선까지 진출해서 한국과학창의재단 소속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A. 과학을 통해 세상을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추운 겨울, 따뜻한 캔커피로 손을 데우며 온도를 주고 받는 ‘전도열’을 떠올림으로써 우리가 ‘따뜻함’을 주고 받을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죠. 모든 예시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과학적 지식이 늘어갈수록 우리는 일상을 새롭게 느끼고, 더 깊이 감사할 수 있어요.
A.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의 모토는 ‘My science is as warm as your skin’ 입니다. 과학을 지식이나 정보로 대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가진 과학적 시각은 세상에 적용되었을 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찾아냅니다. 사람의 체온을 담은 과학, 그것이 제가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과학적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기존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으로 인간과 세상, 그리고 대자연에서 과학으로 이어지는 저만의 이야기로 사람들이 과학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방법론이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갈등과 혐오를 이해와 포용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한 삶 속에서 모두가 덜 불행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저만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이죠.
A. 아마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하는 이유는 각자 다를 거예요. 저는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되기에 앞서 내가 어떤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시기를 추천해요. 많은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과학을 대하는 태도도, 과학을 보는 시선도, 그리고 타깃도 다르죠.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해요. 지식이나 분야에 앞서 일의 목적이 분명해야 해요. 모든 일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잖아요. 하나의 일을 오래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가장 먼저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당위를 가진 일을 해야 되고 그래야 부침이 있어도 일을 꾸준히 계속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