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아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
산악인 엄홍길을 만나다
삶에서 나눔의 가치를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 미터 봉우리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은 지금 네팔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와 인연이 닿았던 네팔 오지 곳곳에 휴먼스쿨을 설립하여, 다양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엄대장은 산과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돌려주고 있을 뿐이라며, 누구나 함께 오를 수 있는 길은 ‘나눔의 길’이라고 환한 얼굴로 말한다.
“영화 <라디오스타>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와요.
‘스스로 빛나는 별은 없다’. 내가 눈에 띄는 것도 누군가가 사방에서 나를 비춰주기 때문에 빛이 난다는 거죠.
결국 사람들과의 교류와 나눔은 나를 비추는 빛이 될 겁니다.”
Q. 히말라야 8천 미터 16좌 완등 신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로 국민의 마음을 울린 대장님에 게도 ‘인생의 멘토’가 따로 계신지 궁금합니다.
(1초의 고민도 없이) 산입니다. 저는 산을 통해서 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고 깨달았고, 지금도 산을 오르며 위로와 휴식을 찾습니다. 어릴 적에는 애정의 대상으로,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할 때에는 극복의 대상으로 산을 만났지만, 지금도 고민거리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계속해서 산을 오르며 필요한 해답을 찾곤 합니다. 그래서 산을 예나 지금이나 제 인생의 나침판 역할을 해주는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산행은 극한의 환경을 버텨내야 하기에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 도움이 되는 체력 관리나 마인드컨트롤이 있으면 전수 부탁드립니다.
체력 관리나 마인드컨트롤을 위해 저는 아직도 산에 올라가요.(웃음) 목표에 오르는 길은 힘들더라도 한걸음 한걸음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느덧 나의 몸은 정상에 닿아 있고 그간의 고통이 일순간 잊히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죠. 괴롭더라도 과정에 집중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 될 성취감과 자신감을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러한 과정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할 원동력이 되기도 하거든요.
Q. 더 멀리 가기 위해, 목표를 완주하기 위해 산행에 있어서도 동료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협업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팀원들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마음 한뜻이 되어어야겠죠. 이를 위해선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대원 개개인의 체력이나 심리상태를 계속 체크하며 팀의 목표가 끝까지 하나로 통합되도록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리더는 팀을 위해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도 많고, 희생정신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강한 팀이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원들 역시 이러한 리더를 믿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따라주어야 하고요.
Q. 역시 세계 최초 기록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네요. 16좌 완등 이후에는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하셨습니다. 재단의 설립 배경과 활동에 대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16좌 등반 시 두려움이 찾아올 때면 “등반에 성공하게 해주시고 살아서 산을 내려보내십시오.”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산과 동료들의 은혜를 평생 갚으며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했습니다.
등반을 통해 만난 히말라야 어린이들이 가난의 굴레를 끊어내고 지혜로운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학교 건립으로 이어졌습니다. 2010년 팡보체 휴먼스쿨 준공을 시작으로 현재 16개 학교를 지었어요. 지금도 3개 학교가 추가로 준공 중이죠. 산에서 목숨을 잃은 셰르파들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장학금, 의료, 국내외 청소년 교육 및 소외계층 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거창한 것 같지만, 거친 히말라야 꼭대기를 향했던 저의 시선이 사람들이 있는 히말라야 아래로 향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산에게 받은 것들을 다시 나누고 있는 것이죠.
Q. 산을 통해 맺어진 인연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관심과 사랑을 나누고 계신 대장님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우리 사회 나눔과 같은 선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요?
엄홍길휴먼재단에서는 ‘휴먼상’과 ‘도전상’을 만들어 휴머니즘과 도전에 대한 업적을 남긴 개인이나 단체에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베풀고 나누고 도전하는,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죠. 관심과 사랑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 선한 영향력에 있어서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부터 동료를 사랑하려는 마음,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가지려는 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Q. 끝으로 월간내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생을 살아가고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겁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위기는 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생각하고 목표를 세웠던 일들을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가지고, 신념을 가지고, 도전하십시오. 정말로. 진짜로. 꿈은 꼭 이루어집니다.
엄홍길 대장은 전문 산악인들과 함께 등반을 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산악계의 후배들을 가르치고 지도해 주기도 한다. 이미 그런 방법으로 마음을 나누고 있던 그가 산을 통해 인연을 맺은 네팔의 학생들을 위해 수년간 교육지원사업에 힘써온 있는 모습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날 역시 네팔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네팔 아이들의 꿈을 히말라야처럼 높이 쌓아주고 있는 엄홍길 대장의 모습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영상인터뷰 산악인 엄홍길
엄홍길 멘토와의 더욱 자세하고 생생한 인터뷰는 영상으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