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AUGUST/ vol.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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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를 키우겠다고 나섰지만,
예순 살 할아버지가 아이를 키우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 일자리를 구하는 것마저 쉽지 않았는데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만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열정적인 상담사 덕분에 맞춤형 취업지원은 물론
생활 및 양육 연계 지원까지 두루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상주고용복지센터 김수연 상담사와 내담자 이천호 씨의 이야기입니다.

강진우 / 사진박찬혁

어려움 속에서 맞잡은 따뜻한 손길
#국민취업지원제도

이천호 씨의 2020년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10년 이상 지자체 공공근로와 한국도로공사 제설업무로 생계를 꾸려 왔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채용이 힘들어졌습니다. 간간이 해 오던 일용직 일자리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자취를 감췄죠. 부족한 생활비를 카드로 메우다 보니 빚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설상가상 아이를 양육할 상황이 되지 않는 딸이 손녀를 아버지에게 맡겼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나섰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으니 애가 탔습니다. 이천호 씨가 올해 초 국민 취업지원제도의 문을 두드리게 된 배경입니다.

초기상담에서 이러한 사연을 듣게 된 상주고용복지센터 김수연 상담사는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직업선호도검사와 내담자의 삶의 궤적을 고려해 경비직, 청소직 등 몸을 쓰는 업무 위주로 취업활동계획을 수립하고 1회차 구직촉진수당을 받게 해드렸죠. 그런데 2회차 구직촉진수당 신청 일주일 전 구직활동 내용 점검을 위해 전화를 하니, 구직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갑작스럽게 손녀를 양육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미처 구직활동까지 신경 쓰지 못한 것입니다.

“구직활동에 전념하지 못하시는 상황이었기에 생활 및 양육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판단했고, 상주고용복지센터의 복지지원팀의 상담을 주선했습니다. 긴급복지지원 신청이 결정되어서, 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에 연락해 추가 상담 일정을 잡았죠. 이후 함께 주민센터에 방문해 다양한 복지지원을 받으실 수 있도록 내담자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 어려움을 강조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구직활동도 한층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테니까요.”


구직자를 지켜 준 ‘복지 안전망’
#맞춤형_연계_복지지원

생활 및 양육지원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수연 상담사와 이천호 씨는 구직활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원활한 양육을 위해 손녀가 어린이집에 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때마침 시청 환경과에서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할 자원관리도우미를 채용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데 모인 동네의 재활용 자원을 종류에 따라 분류하는 업무였습니다. 열흘 뒤인 5월 21일, 합격자 명단에 이천호 씨의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지난 3개월간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채용이 결정되자마자 전화를 드리니, 일하면서도 손녀를 돌볼 수 있게 됐다며 무척 좋아하셨어요. 그간의 고생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죠. 물론 이와는 별개로 다양한 맞춤형 복지를 지원받으실 수 있도록 꾸준히 신경 썼습니다. 내담자가 일자리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손녀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바르게 자라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김수연 상담사는 곧바로 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에 연락해 취업 소식을 전하고, 손녀 양육을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시 한 번 전달했습니다. 덕분에 손녀는 아동권리보장원 아동통합서비스 지원(드림스타트)사업의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한시적 생계지원금을 지급받아 생활자금사정도 나아졌습니다. 덕분에 이천호 씨는 5월 24일부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일터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선물이 된 국민취업지원제도
#내일을_꿈꾸게_하는_원동력

오전 8시, 손녀를 어린이집에 보낸 이천호 씨가 자전거를 타고 근무지로 향합니다. 동료들과 함께 4인 1조로 오후 4시까지 열심히 일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일한다고 걱정할 정도로 주어진 일에 몰입하죠. 재활용 자원을 엄격하게 분류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피어 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손녀를 바르게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아이가 너무 밥을 안 먹어서 상담사님께 데리고 갔어요. 상담사님이 말하면 밥을 먹을 것 같았거든요. 예상대로 상담사님은 인자한 말투로 조곤조곤 아이를 설득했고, 아이는 밥을 잘 먹어야 키가 큰다는 상담사님 말씀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 뒤로 가끔씩 양육 고민이 있을 때마다 상담사 님께 조언을 구하는데요. 구직활동 뿐만 아니라 구직자의 생활 전반까지 돌보시는 모습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상담사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손녀와 함께 열심히 살겠습니다(웃음).” 김수연 상담사도 이번 사례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고용 및 복지 담당자들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움직이면 사각지대의 위기가구에 희망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재확인했는데요. 특히 가끔씩 이천호 씨와 손녀를 마주할 때마다 이들의 얼굴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어 뿌듯합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김수연 상담사는 앞으로 찾아올 내담자를 더욱 열정적으로 맞이할 힘을 얻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상담사와 내담자 모두에게 커다란 기쁨과 일상의 활력을 선물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