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회사

신뢰의 노사문화를 말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입장이 다른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
노사 소통의 시작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노사 화합을 통해 누구나 일하고 싶어지는 노사문화를 만들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오래 자리 잡은 공공기관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기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노사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공기업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22년 노사문화 대상’에서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AMCO)입니다. 이에 캠코 노사협력부를 찾아가 그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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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정민 대리, 이두현 팀장, 조세리 대리, 정성훈 부장, 황현 차장

다양한 협의체 운영 통해 ‘위기 극복’ 노사문화 정착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위기를 맞는 것은 공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캠코는 부실한 가계·기업·공공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62년 설립(전신 ‘성업공사’)된 준정부기관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4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 등을 지나는 동안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 및 기업 구조조정, 금융취약계층 재기지원, 국유재산 관리 및 체납조세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업무적 특성상 국가위기 상황에서 업무량이 더욱 많아지는 것이 캠코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노사는 ‘조직의 화합과 발전, 직원의 안녕과 행복’이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달렸고, 그 결과 위기 극복에 강한 노사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위기 극복’ 노사문화가 정착하기까지 가장 주효했던 요인은 바로 ‘협의체’입니다. 현재 캠코는 노사협의회를 비롯해 자치분권협의회, 환경개선협의회 등 세분화된 협의체를 다수 운영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어온 것이 캠코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노사 대표가 100% 참여할 정도로 노사협의회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노동조합 임원과 실처장들이 각종 협의체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불투명했던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공무직·여성·지역본부 등 사내 약자를 위한 노사교섭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협의체 운영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 이두형 노사협력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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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는 5개 본부, 33개 부서, 12개 지역본부, 15개 지사에서 1,800명 안팎의 직원이 근무하는 금융 공공기관치고 방대한 조직이지만 단 한 번의 노사분규도 없이 노사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사 최초로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를 통합하고(2006년)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도(2007년) 노사는 물론 직원과 직원끼리 공감과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한 데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CEO 직접 소통’ 및 ‘일·삶 균형’ 통해 행복한 일터 조성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캠코의 다양한 시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CEO와 직원 간 직접 소통을 위한 노력입니다. ‘CEO 캠코더+’는 직원들이 익명의 핫라인을 통해 CEO에게 상시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인사 등 조직 발전을 위한 여러 제도가 개선됐습니다. ‘K-Square’는 CEO의 온택트 직접 소통 채널로, MZ세대 직원들이 직접 CEO를 찾아가 예능 포맷 스트리밍 방송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젊은 층 직원이 늘어난 터라 신선한 노사 소통 대안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편 캠코를 대표하는 기업문화의 대명사는 바로 ‘즐신(즐겁고 신명나는 직장생활)’입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업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직원 상호 간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가족사랑힐링캠프’, ‘미슐랭 가이드’, ‘감성충전(문화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와 직원이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의 ‘함께 키움 프로젝트’를 통해 임신기, 출산기, 돌봄기 등 가정 내 육아를 시기별로 나눠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돌봄 공백을 방지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근무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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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직원들이 경영진과 대화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소통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난 것도 경영진과의 대화채널이 열리면서 직원들의 요구가 현실화된 것이죠.
이러한 변화가 단지 변화 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을 이행하거나 업무를 추진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황현 노사협력부 차장


그동안 캠코가 이룬 노사문화 개선의 효과는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만족도 조사에서 확인됩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노사관계 만족지수’가 2021년 4.35점에서 2022년 4.38점으로, ‘노사소통지수’가 4.31점에서 4.33점으로, ‘인권문화 지수’가 8.63점에서 8.83점으로 모두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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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걸어온 노사 상생의 길’ 직원들 만족지수 지속 상승

캠코의 노사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노조가 창립한 35년 전부터, 아니 회사가 창립한 61년 전부터 노사가 상생을 위해 한마음으로 걸어왔기에 가능했습니다. 경영진과 노조는 사실 입장이 다른 만큼 각자의 목소리도 다를텐데요. 하지만 캠코 노사는 지난해 “뭉치자! One-Team KAMCO! 키우자! Want KAMCO!”라는 공동의 구호를 만들고 공사 최초로 ‘노사 한마음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이후 공사 신규 업무 발굴, 조직문화 개선, 내부 소통 활성화 등 비전 실현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 구성원은 출신이 다양합니다. 은행에서 오신 분들도 있고, 일반 회사에서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조직문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고 입장 차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입장이 다른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노사 소통은 시작한다고 봅니다.”

- 정성훈 노사협력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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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만의 다양한 문화 가운데서도 특별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구성원 모두가 경조사에 진심이라는 점입니다. 동료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을 당했을 때 대부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휴가를 내고 찾아가 직접 축하하고 위로해줍니다. 아마도 이러한 분위기는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캠코만의 업무적 특성이 일상에 녹아든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 또 다른 위기 속에서 캠코만의 위기 극복 능력이 또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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