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직종
얼마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포켓몬 고를 기억하실 겁니다.
휴대폰으로 비춰 보면 아무것도 없는 거리에 귀여운 포켓몬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증강현실을 구현한 것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가상현실전문가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글 노혜진 사진 임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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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사람의 상상력이 펼쳐지는 가상현실
국내에서 가상현실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KAIST 우운택 교수에게 '가상현실'이란 무엇인지 정의를 물어 보았더니 3가지 요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상현실은 컴퓨터가 만드는 상호작용 가능한 디지털 세상이나 공간을 말합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한데요, 가장 먼저 가상공간을 만드는 사람의 상상력, 현실과 가상이 구분이 되지 않게 만드는 몰입감, 물건을 만지거나 미는 등의 행동을 했을 때 현실과 같은 느낌을 이끌어 내는 상호작용감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가상현실은 NASA나 보잉 등에서 훈련용으로 쓰인 게 먼저라고 합니다. "몰입감과 함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상현실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직접 가상공간에서 체험해 보고 주문하거나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도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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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크게 화제가 되었던 가상현실
이러한 가상현실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가상현실의 역사는 더 오래되었지만 1980년대까지는 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주목을 받다가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1990년대 초반부터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요. "하지만 당시에도 기술의 한계 때문에 가상현실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어요. 투자를 해도 성과가 크게 안 나오는 상황이라 2000년대 들어서는 급격히 인기가 식었죠. 저는 가상현실의 인기가 사그라들 무렵인 1990년대 말에 지능 공간에서의 가상현실 실현에 처음으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자공학과 전공이었던 우운택 교수는 2001년 유비쿼터스 가상현실(UVR) 연구실을 시작하면서 유비쿼터스컴퓨팅 개념이 구현된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는 유비쿼터스 가상현실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만들게 됩니다. "2001년에 시작한 UVR 연구는 'Ubiquitous Computing+VR'이라는 뜻으로 지능이 있는 현실 공간에서의 가상현실을 체험하도록 하는 연구를 말합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한 가상증강현실의 최초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현실 어디서든 '눈치 있는 가상'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목표였죠."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
현재 우운택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가상현실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상세계에서 그대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순간 한 장면만 가상세계에서 구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워요. 하지만 현실은 가변성과 지속성이 있습니다. 계속 바뀌죠. 그 바뀌는 상황을 모두 가상세계에 그대로 옮기고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운택 교수는 향후 가상세계 구축이 완료되면 이 가상세계를 현실로 옮겨와 현실에서 가상의 세계나 정보를 체험하고 경험을 획득·관리하고 또 공유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구축되는 것을 멀지 않은 미래로 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엄청나게 발달했잖아요. 10년 전만 해도 우리가 휴대폰으로 이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만큼 기술의 속도는 빠릅니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던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필요한 분야
가상현실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어 보니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만들어 내는 것이 가상현실'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 자체는 이공계 분야에서 하는 일이죠. 수학적·공학적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가상현실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컴퓨터 비젼, 그래픽스, 상호작용,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시스템 관리는 물론 심리학, 인문학, 사회학, 디자인, 예술 같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합심해야 하죠. 가상현실 분야에서 일을 해 보고 싶다면 어떤 분야든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습니다." 우운택 교수는 가상현실은 앞으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적용 영역을 더욱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지금까지는 군사, 의료, 교육, 게임 등과 같은 특화된 시장에서 사용했다면 일상생활에서도 가상현실을 누구나 쓸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가상현실전문가의 세계, 어떠셨나요? 우운택 교수는 가상현실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상상력'을 꼽기도 했는데요, 인간의 무궁무진한 상상이 어디까지 현실에 펼쳐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