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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세상

불평등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기 위해 일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불공정거래로 인해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던 지구 남쪽 소농들에게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공정한 노동의 가치를 보장합니다. 사회적기업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글 박정은 사진 김정호]

  • 아시아 농민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이하 공정무역네트워크)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저개발국 소농의 작물을 수입하는 공정무역 사회적기업입니다. 공정무역네트워크는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의 창립 멤버이자, 사무처장을 지낸 이강백 대표이사가 2012년 창업했습니다. 이강백 대표이사는 윤리적 거래를 통해서 저개발 국가의 농민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약 12억 명에 달하는 세계 절대 빈곤자 중 대부분이 남반구의 농민들입니다. 그들의 가난은 거래 구조에서 비롯되는 문제예요. 유럽, 미국 등 북반구 국가의 대형 식품 가공기업이 남반구 소농의 작물을 싼값에 사들이는 불공정거래를 지속하기 때문에 빈곤이 해소되지 않지요. 설탕, 초콜릿, 바나나, 커피 등 우리가 먹고 마시는 남반구 주요 작물에 제값을 지급한다면 세계 빈곤 인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네트워크는 다른 경로를 거치지 않고 저개발국 생산자 조합과 직접 거래하고 있는데요. 공정한 거래 가격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아동 노동 및 강제 노동을 제한하고, 생산지 보호를 지원하며, 장기적으로 거래하는 등 윤리적인 방식으로 거래를 수행합니다.

국내 공정무역 영역을 확대한 사회적기업

공정무역네트워크는 국내 공정무역 상품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써 왔습니다. 현재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캐슈넛, 건망고와 건파인애플, 계피, 카카오닙스, 커피, 초콜릿 등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이전까지 국내 공정무역 기업이 유통을 시도하지 않은 상품이라고 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며 캐슈넛을 가장 먼저 들여왔는데요, 국내에서는 최초였습니다. 건망고와 건파인애플, 계피, 카카오닙스도 저희만 유통하는 공정무역 상품입니다." 공정무역네트워크는 국내 고용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는데요, 전체 사원 10명 중 절반가량이 결혼이주여성, 저소득층 등의 고용 취약계층입니다. '의미 있는 일을 착한 고용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과 하겠다'는 이강백 대표이사의 생각이 녹아든 일입니다.

공정무역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일

공정무역네트워크는 공정무역의 중요성과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활동 역시 진행합니다. 더 많은 시민에게 공정무역의 의의를 알리기 위해 공정무역네트워크는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세계 공정무역의 날' 행사 참여 및 박람회에서 공정무역 상품을 전시·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강백 대표이사는 특히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정무역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많이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공정무역 시민대학'이라는 심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수강자를 모집 받아서 6회에 걸쳐 공정무역의 의미와 가치, 거래 과정 등을 강의하지요. 교육은 공정무역을 알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민 의식을 가진 사람을 양성하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강백 대표이사는 공정무역의 가치에 대해 배운 시민은 공정무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전까지 공정무역 상품에 대해 '값만 비싸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던 분들도 공정무역의 의의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긍정적인 태도로 변합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의 노동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유기농 식품을 구입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도 가치 있지요. 공정무역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면서 소비자의 태도가 변화하게 됩니다."

소비가 세상을 바꾼다

공정무역 사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이강백 대표이사는 공정무역을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 운동'으로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간혹 경제학적 관점으로만 공정무역을 바라보는 청년들이 있는데요. 공정무역은 빈곤이라는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등장한 소비자 운동입니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로만 '세상을 바꾸자.'라고 하면 사회를 바꿀 수 없지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말보다는 행동과 습관, 나아가 삶의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삶의 태도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소비입니다. 윤리적 원칙을 지키며 거래하는 공정무역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소비자 운동이자, 불공정한 사회를 바꾸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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