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JANUARY/ vol.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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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했던 하루의 끝을 늘 술 한잔으로 위로 받는 세 명의 여성이 있습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고단하고 팍팍한 건 마찬가지인데요.
술 한 잔도 좋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웹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을 위한 갈증해소 정책 처방전을 소개합니다.

박채림 / 사진제공TVING

퇴근 후 따로 만나자고요?
그건 제 업무가 아닙니다만

여기, 모든 게 ‘너무’ 좋은 자칭타칭 인싸 한지연이 있습니다. 기업체의 영양사로 근무하며 낮에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녁이 되면 동료 영양사들의 회식 분위기를 이끄는 당찬 성격인데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어디서나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는 그녀에게 최근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점심시간마다 찾아오는 박회장 때문이지요. 한창 바쁜 점심시간에 불러 개인 영양사 자리를 제안하거나, 호텔에서 따로 만나자는 말을 건네는 등 불편한 상황이 자꾸만 생겨납니다. 회사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맡은 사람의 말이 기에 대놓고 싫다는 내색을 하기가 어렵고요. 무엇보다 전 직원이 모이는 구내식당에서 자꾸만 마주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소문이 날 것 같아 걱정인데요. 언제까지 좋게 피해야 할까요?

학교 이제 그만두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 뭐하면 되나요?

이번엔 한지연의 친구 강지구의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엄마의 등쌀에 열심히 공부해 교대에 진학해 선생님이 되긴 했는데,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그녀에겐 영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만사에 대충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학생들은 강지구를 가만히 두지 않네요. 무뚝뚝하지만 주변을 두루 살피는 따뜻한 마음씨는 결국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향하는데요. 하지만 아끼던 학생이 세상을 떠난 이후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립니다. 그 학생이 강지구에게 선물로 남긴 종이접기 때문인데요. 제대로 학생을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휘몰아치고,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결국 학교도 그만두고 말지요. 더 이상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긴 했는데, 다른 길을 꿈꿔보지 못한 그녀에겐 앞날이 막막합니다. 유튜버가 되고 싶은 강지구, 이제 뭘 하면 좋죠?

저 이제 그만 퇴사하겠습니다,
목마른 청춘의 막막한 내일찾기


<술꾼도시여자들>의 마지막 주인공은 출판사에 다니는 안소희입니다. 불 같은 성격의 지구와 선 넘는 쾌활함을 가진 한지연까지, 두 친구 사이에서 중재와 화합을 담당하고 있지요. 매일 같은 식당에서 똑같은 메뉴만 시키는 직장 상사도 참았고, 매일 이어지는 야근 때문에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도 참았습니다. 경력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요. 이별의 아픔을 잊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도 맡았는데요. 자서전 대필이라는 임무를 맡고 찾아간 그곳엔, 어라? 친구 한지연을 괴롭혔던 상사 박회장이 있었습니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회식자리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모습까지. 평온한 성격의 소희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네요. 시원하게 퇴사를 선언하고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새롭게 출발하는데요. 이럴 때, 술 말고 힘이 되어줄 무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