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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더하면 행복

2017년 4월 13일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부산 지역의 장애인을 위해 20년이 넘는 세월을 위해 힘써 온 (사)부산장애인총연합회의 전현숙 사무처장이 산업포장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의 권리 증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는 전현숙 사무처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장애가 장애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전현숙 사무처장은 소아마비로 인해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부모님이 많은 신경을 써 주셨기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지냈다고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비장애인들과 같이 일반 초, 중, 고를 다녔어요. 집안에서 저 혼자만 학원을 보내 줄 정도로 장녀로서 부모님의 사랑과 기대도 많이 받았죠." 부산여자대학(현 신라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난 후 전현숙 사무처장은 직장을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고 해요. "그 때까지 장애인이라는 현실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취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와 닿았어요. 그러면서 이 다리를 조금은 더 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죠." 전현숙 사무처장은 소아마비 수술로 이름이 나 있던 순천애양병원에 갈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지만 수술 후에 재활 기간 중에 사고를 당하면서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게 되었다고 해요. "당시에는 힘들었죠. 하지만 젊은 나이였잖아요. 힘들다고 그냥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뭐라도 해야 했거든요."

(사)부산장애인총연합회와 닿은 인연

전현숙 사무처장은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해 만들어진 한울장애인자활센타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한울장애인자활센타는 1985년 최성묵 목사에 의해 장애인의 취업을 위해서는 컴퓨터 능력이 필요하다며 만들어진 곳인데요, 전현숙 사무처장은 이곳에서 6개월 동안 컴퓨터 교육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수료식을 하는 날 당시 부산장애인총연합회의 이복남 총장을 만납니다. "이복남 총장님이 전임자가 그만두는데, 저한테 후임자를 뽑을 때까지만 있어 달라고 하셨어요. 저 역시 다른 직장이 없었던 터라 승낙을 했죠. 집에서도 가까웠고, 경험을 쌓으면 다른 곳에 취업이 잘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렇게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 발을 들이게 된 전현숙 사무처장은 이후 간사, 과장, 부장, 처장을 거쳐 현재까지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본인 역시 이렇게 길게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 장애인이 생각하는 직업의 의미

    "비장애인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입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그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힘들어요.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는 것도 힘들고 취업은 더 힘들죠. 장애인이 일반 직장에 취업했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걸 성공했다는 말입니다." 전현숙 사무처장은 장애인들의 취업은 그만큼 시간도 걸리고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전현숙 사무처장은 장애인의 취업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기업들 중에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현실이 안타깝고 화도 난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을 고용할 수 있게끔 제도가 보완이 되면 좋겠어요. 이행강제금을 올리거나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는 기업에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의 이익을 준다면 장애인 고용율이 조금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장애인들은 조금 느릴 뿐 똑같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많은 기업들에서 그 점을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 스스로도 못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길

전현숙 사무처장은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무던히 참고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내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자기 자신을 평가했는데요, 이러한 성향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애인들은 취업 기회 자체도 적지만 버티기도 힘들어요. 한 번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면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습니다." 전현숙 사무처장은 장애인들 역시 취업을 못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기를

전현숙 사무처장은 비장애인들에게도 역시 당부를 했는데요, '장애인 역시 똑같이 생각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니 다른 취급을 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 대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일환으로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는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11년 동안 장애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눈감고 물 따르기, 휠체어 타고 리프트 타기, 말하지 않고 낱말 전달하기 같은 시각, 지체, 청각, 체험을 해 보는 거예요. 잠깐의 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들이 장애에 대해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현숙 사무처장은 어릴 때 장애인이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님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 같다고 했어요. "장애체험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려고 합니다.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다면 장애인도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현재 전현숙 사무처장이 근무하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는 부산에 장애인 문화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요, 넓은 공간에 장애인 단체와 목욕탕, 결혼식장 등을 갖춰 놓아 장애인이 그곳에 오면 다양한 일을 해결할 수 있고, 비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함께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네요.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현숙 사무처장의 이야기 어떤가요? 전현숙 사무처장의 바람처럼 하루빨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나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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