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직종
미래 세계를 다룬 SF영화에서 범죄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색출하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사람을 가려내거나 자신이 겪게 될 질병을 미리 알기도 하죠.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현실이 되기에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바로 생물정보학자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이지수]
코딩에 발을 들인 생물학자
생물정보학이라는 분야는 다소 생소합니다. 우리나라 1호 생물정보학자이며 유전체 전문 분석 기업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ONE-DIAGNOMICS)의 CTO로서 기술 총괄을 책임지고 있는 이성훈 부사장에게 생물정보학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생물학'과 '정보학'의 융합학문이라고 합니다. "생명현상을 컴퓨터과학, 통계학, 기계학습 등으로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분자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습득하고 세포생물학 포닥으로 연구실에서 일을 할 때 전산을 전공한 선배 한 명이 저에게 이 분야를 가르쳐 주었어요. C랭귀지를 배우면서 조금씩 혼자서 공부해 나갔죠. 2002년 한국생명공학연구소 국가유전체정보센터가 생기면서 제의를 받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성훈 부사장은 당시에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생물정보학이었지만 재미있었고 미래에 유용한 학문이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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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가 가진 고유 정보 파헤치기
사람은 약 4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하나의 세포가 분열을 하여 만들어지는데요, 생물정보학은 이러한 세포의 구성 요소의 정보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각 생물의 세포는 설계도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신이 만든 생명체의 설계도를 분석하는 것이 생물정보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성훈 부사장은 생물정보학의 장점을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으로 말하기도 했는데요, 생물정보학은 분석도구이기 때문에 다양한 생명체에 접근이 가능하고 흥미 있는 부분은 깊게 다룰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라고 합니다. "2008년에 NGS라는 차세대유전체해독 기술이 나왔어요. 싸고 빠르고 정확하게 내 설계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내가 취약한 병명을 미리 알아서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죠." 현재 생물정보학은 의학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 중인데요, 차후에는 예방의 영역을 넘어 치료의 영역으로도 확장될 것이라고 합니다.
윤리적인 문제가 관건, 다양한 분야에 활용
이성훈 부사장은 CIA에서 유전자 몽타주를 만든 사례를 설명하면서 인류 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으나 윤리적인 문제가 관건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정보를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지, 정보를 어디까지 오픈을 해야 하는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태죠." 이성훈 부사장은 생물정보학의 기술은 인류 복지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유전자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병이라도 잘 듣는 약, 잘 듣지 않는 약이 있을 수 있어요. 생물정보학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개개인 맞춤형 처방도 가능해질 겁니다."
기술의 발전이 눈부신 미래 유망 직종
이성훈 부사장은 생물정보학을 젊은층의 도전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합니다. 아직까지 개척해야 할 미지의 연구 분야가 많기 때문이죠. "생물정보학을 하는 인재들이 많지 않아요. 생물학을 기본으로 전산학, 통계학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해야 할 공부가 많은 것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생물정보학의 최대 장점으로 '어디든 원하는 곳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들기도 했어요. 점점 중요도가 부각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인재를 원하는 기업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생물정보학이라고 하면 연구비를 지원받아서 하는 국가 사업만 생각했는데요, 최근에는 이 분야의 중요성을 알게 된 기업에서 연구를 더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성훈 부사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진행할수록 많은 수치가 쌓이기에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지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얘기했는데요, 영화에서처럼 피 한 방울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세계가 멀지 않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