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세상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는 내국인 전용 카지노로
도박중독 문제가 이미 오래전에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는데요.
깜밥이날다누룽지자활협동조합은 이러한
어두운 그늘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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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어두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
깜밥이날다누룽지자활협동조합(이하 깜밥이날다)을 설립한 김석기 대표는 정선에 위치한 감리교의 목사님입니다. 20여 년 전에 정선으로 온 이후 목회자로서 성실하게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탄광촌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열어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게 돕기도 했죠. 그러던 2008년 김석기 대표는 교회 주변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합니다. "자살하신 분이셨어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교회 바로 옆에서 목을 매신 거였죠. 그 광경을 보면서 제가 지금까지 외면하려고 했던 강원도 정선의 현실이 떠올랐어요. 도박중독으로 인한 자살 문제를 외면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도박중독으로 갈 곳이 없는 사람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3년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들이 너무 힘들어했어요. 대접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끊임없이 불평을 제기했거든요. 지역 주민들의 시선도 좋지 않았죠." 결국 김석기 대표는 무료 급식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정선의 현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고 해요.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깜밥이날다입니다.
인연이 닿아서 시작한 누룽지사업
김석기 대표가 무료급식을 중단했을 무렵 논산자활센터에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누룽지로 유명한 그곳과 인연이 닿으면서 김석기 대표는 누룽지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죠. "베네딕트 수도회를 벤치마킹했어요. 기도하면서 노동하십시오. 노동하면서 기도하십시오, 라는 말을 사명으로 삼았어요. 누룽지를 만들어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노동을 하면서 땀의 소중함, 일의 신성함을 알자는 취지였죠." 김석기 대표는 처음에는 사회공헌형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시작했다고 합니다.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2년간 지원을 받고 난 후 올해 6월에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게 되었다고 해요. "인연이 만들어준 거예요. 예비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때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어요. 이후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겪을 때도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있었죠."
판매보다는 자활을 목표로 시작한 사업
김석기 대표는 누룽지로 돈을 벌기보다는 도박중독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돕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요, 그 때문에 깜밥이날다에서 재취업에 성공한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저희 회사는 그분들의 종착지가 아니에요. 누룽지 만드는 것도 기술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오래 일하는 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중독을 끊고 더 좋은 곳으로 날아올라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누룽지로 날아오를 때까지
깜밥이날다는 올해 5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한 현대그룹의 패셔니스타에 선정되면서 지원금도 받게 되었죠. 지원금으로 설비를 정비하고 원가를 절감하여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니다. "누룽지는 한 가지 맛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누룽지는 잣을 넣은 현미, 곤드레, 강황, 일반 쌀, 보리 같은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거든요. 다양한 맛이 있기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깜밥이날다는 이름 그대로 깜밥(누룽지의 강원도 사투리)으로 날아보자는 의미입니다. 김석기 대표의 올해 목표는 지금보다 많은 판로를 개척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깜밥이날다가 더 크게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깜밥이날다
- 홈페이지 www.ggambab.com
- 전화 031-591-0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