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을 만나다
한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 받는 사람들은 그만큼 단단한 뚝심이 있게 마련입니다.
3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대원인물㈜의 최도현 대표 역시 그렇습니다.
38년 동안 오직 철강용 나이프 한 분야만을 파고들어 국내 철강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죠.
세계 최고를 향해 나가고 있는 대원인물㈜ 최도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글 노혜진 사진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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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인물㈜는 차량용 스프링과 시트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대원강업에서 나온 회사입니다. 1995년 3월, 대원강업 개발부서장을 지낸 최도현 대표가 대원강업을 떠나면서 대원강업의 나이프 사업을 이어받아 설립했죠. 독자적인 기술력과 최신 설비, 엄선된 재료로 나이프를 제조하여 포스코의 모든 공정에 소요되는 나이프를 개발·공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신일본제철에도 나이프를 공급해 국산 나이프 기술 수준을 선진화하는데 앞장섰습니다.
- Q
-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철강용 나이프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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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할 때 칼로 재료를 다듬는 것처럼 TV, 냉장고, 선박 같은 쇠로 된 제품도 모양대로 잘라야 외형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쇠를 자르는 나이프가 철강용 나이프입니다. 소모품이고 산업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품이죠.
- Q
- 철강용 나이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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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학 전공도 기계공학과를 나왔죠. 학창 시절에 대원강업에서 실습 훈련을 하게 된 인연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대원강업 개발부에서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때 제철소용 나이프를 국산화하는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철강용 나이프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 Q
- 철강용 나이프 국산화는 어떻게 진행하게 된 건가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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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원강업에 입사한 1981년 당시에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철강용 나이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철강용 나이프는 소모품입니다. 지속적으로 구매를 해야 하죠. 외화가 크게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정부와 포항제철(현 포스코)에서는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나이프 생산을 국산화하고자 했죠. 여기에 특수강 열처리 기술을 보유한 대원강업이 국산화 개발 업체로 선정되었습니다.
- Q
- 대원인물㈜은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나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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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나이프는 소량 다품종 생산에 적합하고 100% 주문 제작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대원강업의 허재철 회장님이 산업용 나이프 분야를 저에게 맡긴 거죠. 허재철 회장님이 보증까지 해 주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Q
- 사업을 시작하고 난 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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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차량 연결부에 사용되는 강체인 실드 너클 개발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해 KTX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관절과도 같은 역할을하는 부품인데요, 스위스와 독일에서만 제작을 해서 100% 수입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3년 반 만에 국산화에 성공하고 2012년 상용화했습니다. 연간 53억 원의 외화를 절약했다는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 Q
- 대표님의 큰 꿈은 무엇인가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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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몸 건강히 지금까지 일을 해 왔죠. 150평 규모의 작은 철공소에서 사업을 시작한 제가 세계적인 철강회사에도 나이프를 공급하고 있으니 참 많이 성 장했죠. 앞으로의 목표는 세계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신소재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철강용 나이프는 모든 산업의 토대가 되는 부품입니다. 철강용 나이프 하면 대원인물㈜이라는 생각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심어줄 때까지 항상 연구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