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화대상 수상 기업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공공기관의 경우 복리후생을 늘리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역시 공공기관이기에 직원과 기업 간의 합의가 필요했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직원은 기업의 입장을 이해하고 기업은 직원을 배려하는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
2017년 노사문화대상 장관상을 수상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죠.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선분양 제도의 안전장치, 주택도시보증공사
우리나라는 선분양이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건설회사가 주택을 완성하기 전에 분양하고 분양 계약자가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비용에 충당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경우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면 분양자들은 큰 돈을 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1993년 설립된 것이 주택도시보증공사(당시 주택사업공제조합)입니다. 순조롭게 이어오던 기업에 위기가 닥친 것은 건설사의 대량 부도 사태가 났던 1998년 IMF였죠. 정부에서는 국민의 주거 안정과 재산권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정부가 대주주인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로 전환하였고 2015년에는 주택도시기금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어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전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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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노조 설립, 갈등에도 지속적인 대화
인사처 노무복지팀 홍창호 팀장의 말에 의하면 노조 가입은 자율이지만 당연 탈퇴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직원이 노조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노조 가입률이 96%에 이른다고 해요. "노조는 직원과 회사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인사팀에 말하기 부담스러운 얘기들을 노조에서 해결하기도 하죠.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요." 임금과 단체협약 관련해서는 15년 동안 무분규를 유지하고 있는 노사관계이지만,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2016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해요. "파업을 하는 와중에도 기관장과 노조위원장의 핫라인은 계속 유지하고 있었어요. 최소한의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과 대화는 끊임없이 시도하려고 했죠." 노조가 성과연봉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면서 소송을 하게 되었고, 공공기관 최초로 소송 결과를 받아들여 성과연봉제 도입은 폐지되었습니다. 노측에서도 공공기관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음을 인정했기에 회사측과 지속적인 대화를 하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피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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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도입한 다양한 복리후생
2014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문제가 되면서 금전적으로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도 어떤 혜택을 주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해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북카페를 만들어서 도서도 비치하고 커피도 제공합니다. 휴가 사용률 지표를 부서 평가에 반영하여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했죠." 직원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으로 한창 아이를 양육할 시기이기에 육아휴직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아이 한 명당 3년까지 쓸 수 있고, 남성의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 밖에도 건강검진 서비스, 6시 10분 이후 PC-OFF, 집중 휴가제, 노사 공동 고충처리 채널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배려로 더욱 행복해지는 미래
인사처 노무복지팀 김환 대리는 회사의 장점을 '서로 도와주는 문화'로 꼽기도 했는데요, 순환 근무를 통해 서로의 업무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업무 과오라든가 개인의 힘든 부분을 서로 감싸 주는 분위기예요. 회사가 성과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아니거든요. 업무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김환 대리는 회사가 직원을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지기에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배려하는 문화가 기업 전반에 깔려 있는 한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계속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