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더하면 행복
대구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2018 장애인 고용촉진 유공 정부포상 장관표창을 받은 대구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 서관수 관장을 만나 보았습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대구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은 시각장애인의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데요, 이 를 바탕으로 취업에 이르는 기술도 익힐 수 있습니다.
- Q
- 표창을 받은 것을 축하 드립니다. 관장님의 개인 이력을 말씀해 주세요.
- A
-
저는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했죠.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서 초등학교 때 이미 안경을 썼는데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밤에는 아예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니 망막색소변성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대학교 4학년 때는 일반 책은 보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약해졌습니다. 다행히 교수님의 도움으로 학교는 졸업할 수 있었죠.
- Q
- 대학 졸업 후 진로는 어떻게 결정하게 되셨나요?
- A
-
사실 저는 스스로 시각장애인이라고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큰 글씨는 볼 수있었고, 가까이 있는 물체도 볼 수 있었거든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0년은 방황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0년간 있다가 1999년 저에게 시각장애가 있음을 인정하고 점자, 컴퓨터, 안마 등을 배우게 되었죠. 그 후 2002년 복지관이 개관하면서 이곳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Q
- 복지관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 A
-
처음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스포츠와 문화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보직은 여러 번 변경되었는데요, 가장 오래 일한 부서는 시각장애인 재활관련 부서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실명하고 난 후 기술을 가르치고 교육을 하는 팀입니다.
- Q
-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 취업과 관련된 어떤 일을 진행하시나요?
- A
-
장애인, 특히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은 처음에는 저처럼 장애인임을 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 분노, 타협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저희는 이런상황의 분들에게 장애가 있음을 받아들이게 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치는 일도 하죠.
- Q
- 교육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세요
- A
-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일단 혼자 외출이 가능하려면 흰지팡이 사용법을 익혀야 합니다. 또한 지식을 익히기 위해서는 점자를 알아야 하고, 컴퓨터 사용법도 배우면 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죠. 특히 복지관에 와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위로와 공감을 얻게 되면 앞으로 살아갈 용기가 생깁니다. 서로 정보를 얻으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익힐 수 있죠. 직업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으로는 역학과 주역 교실, 안마 교육 등이 있습니다.
- Q
- 시각장애인의 원활한 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사항이 선행되어야 할까요?
- A
-
모든 장애인들이 힘들지만 시각장애인은 취업에서도 편견과 더 많이 싸워야합니다. 비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이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건 너무 가혹하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가르쳐 준다면 우리도 일을 잘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도 일을 잘한다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시각장애인을 편견 없이 고용할 수 있는 업주, 같이 어울려 일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야 합니다.
- Q
- 시각장애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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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시각장애인임을 부정한 기간이 오래되어 그 심정을 잘 압니다. 하지만 장애는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더 빨리 미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헬렌 켈러가 말했죠. 눈이 먼 것보다 비전이 없는 게 더 비극이라고요. 저도 그 말을 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 스스로도 못한다는 생각을 깨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길이 열리고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