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을 만나다
자신의 기술을 꾸준히 갈고닦은 사람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역경을 딛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나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바로 7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태성엔지니어링의 김태용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이지수]
태성엔지니어링은 1997년 설립된 플라스틱 사출 전문 기업입니다. 사출이란 금형에 맞추어서 원하는 모형을 찍어 내는 것으로 태성엔지니어링은 이 중 휴대폰용 초소형 진동 모터, 초소형 카메라 모듈, 진동 모터, 자동차의 온도조절센서 FAN, 재봉틀의 보빈 케이스, 난방공조 시스템, 드론의 프로펠러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Q
-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플라스틱 사출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 A
-
고등학교 졸업 후에 취업한 회사에서 사출기계 정비를 맡았어요. 당시 사출기계는 독일에서 수입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기계가 한 번 고장나면 손해가 클 수밖에 없었죠. 수리가 될 때까지 몇 달 동안 기계가 멈춰야 했으니 생산 일정도 못 맞췄고, 독일의 기술자가 오면 항공, 숙박료까지 부담해야 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싶었던 저는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기계 수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Q
- 태성엔지니어링은 어떻게 창업하게 되셨나요?
- A
-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10년을 다니고 이직한 회사가 몇 년 되지 않아서 사정이 안 좋아졌어요. 당시 회사의 중고기계 3대를 월급 대신 가지고 나왔죠. 2~3달 동안 기계를 수리하여 그걸로 첫 사업을 시작했어요. 1997년 45평 공장을 임대해 태성엔지니어링을 창업했어요. 기술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 Q
- 창업 후에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신다면요?
- A
-
회사를 창업할 당시에 우리나라에는 삐삐가 유행이었습니다. 당시 삐삐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진동모터는 국산이 12파이(동그란 원 크기 단위), 일본 최신 모델이 8파이였죠. 부품가격이 12파이가 300원, 8파이가 400원 정도였는데요, 저희 회사에서 4파이 모델을 개발합니다. 이 샘플을 가지고 당시 유명하다는 통신 기기 제조회사는 다 찾아갔죠. 당시 진주에 있던 모토로라 전문 업체가 저희 시제품을 보고 연락하여 100개를 수주 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최신 모델 모토로라가 초소형 모터를 장착했다는 콘셉트로 크게 성공을 합니다. 그 이후 다른 제조회사에서도 연락이 오게 되었죠. 그 제품을 기반으로 저희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Q
- 대표님이 생각하는 플라스틱 사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A
-
내가 만든 플라스틱 사출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든 부품이 작지만 기계를 구성하여 핵심적인 소재로 쓰인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일부분이지만 제 부품은 단순한 플라스틱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 Q
- 대표님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 A
-
회사가 커지니까 예전처럼 운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기술자에서 경영자로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박사 3년 차예요. 저는 목표가 하나 있는데요, 저희가 현재 휴대폰, 자동차, 일반 가전, 바이오 분야의 플라스틱 사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우리 공장을 더 키워서 각 4개의 계열사로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뛰어난 인재를 더 많이 채용하여 효율성을 높이려고 계획 중입니다.
- Q
- 대표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요?
- A
-
첫 번째가 직원들의 안정적인 생활입니다. 직원들이 공장에 다닌다는 창피함을 없애기 위해 회사 건물을 일반 사무실처럼 지었는데요, 명동 한복판에 유리로 만든 공장을 지어 사출을 해 보는 게 한때 제 꿈이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 개선입니다. 환경문제 때문에 플라스틱에 대한 사회 인식이 좋지 않은데요, 플라스틱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을 만들 때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환경에 피해가 없는 플라스틱, 환경에 도움이 되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김태용 대표는 "자신이 나가고자 하는 길이 어렵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그의 말에서 한 분야에서 묵묵히 정진하고 있는 장인의 풍모가 엿보입니다. 태성엔지니어링과 김태용 대표의 미래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