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을 만나다
어린 시절부터 기술을 익히면 배고프지 않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습니다. 성실하게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능력을 인정받고 나서도 끊임없이 기술을 탐구하는데 노력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10월의 기능한국인 봉봉전자 봉원호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1996년 충남 천안에 설립된 봉봉전자는 업력 23년을 자랑하는 작지만 탄탄한 기업입니다. 설립 직후 IMF 위기가 닥쳤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회사가 더욱 커질 수 있었죠. 전동공구 제조업으로 시작했지만 BLDC모터로 눈을 돌려 2006년 자체 BLDC모터 개발에 성공하면서 봉봉전자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습니다.
- Q
-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표님이 기술인이 된 계기부터 말씀해 주세요.
- A
-
저는 강원도 홍천 출신입니다. 7남매의 셋째였는데, 집안이 아주 어려웠어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농사일을 배우다가 중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이 부러워 공부를 시켜 달라고 떼를 썼지요. 중학교 입학 후에 기술을 배워서 배고픔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자는 생각에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운 건 성남직업훈련학교로 진학하면서부터입니다. 그곳에서 기능사 2급 자격증을 획득하고 다시 정수직업학교에 들어가 기계가공기능사 1급 자격증을 획득했죠. 더 꿈을 이루기 위해 창원기능대학에 입학하여 배울 수 있는 기술은 다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하여 기계가공기능장을 취득했습니다.
- Q
- 봉봉전자는 어떻게 설립하게 되신 건가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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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제 회사를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기술을 익히고 한 자리에서 10년은 있으면서 일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 큰 건설회사에 다녔고 거기서 창원기능대학까지 나왔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기술을 좀 더 익히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회사로 옮겼는데요, 그 회사에서 6년 근무를 했습니다. 그런데 본사를 천안으로 옮기면서 자동화 설비 구축과 건물 설계, 기계배치까지 담당했는데요, 그 일이 끝나고 난 뒤 이제 회사를 설립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렇게 1996년 봉봉전자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 Q
- IMF 직전에 회사 설립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 A
-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 직원이라고는 저와 제 아내 둘 뿐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명함을 돌리면서 영업을 했고, 둘이서 설계와 가공을 직접 처리하면서 모터를 제조했어요. 바로 얼마 뒤에 IMF 위기가 찾아왔는데요, 저희는 그때가 기회였습니다. 규모가 큰 협력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갈 곳 없는 물량이 저희 회사로 왔거든요. 이를 계기로 품질향상, 원가절감, 생산성향상을 구축해가면서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죠.
- Q
- 현재 회사의 대표 제품인 BLDC모터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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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중국에서 만들어 온 전동공구 성능 검토 의뢰가 와서 검토한 결과 품질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국내 공구시장은 2~3년 지나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판단되었어요. 그 때 찾게 된 것이 BLDC모터입니다. BLDC모터는 기존 DC모터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모터로 모터의 소형화는 물론,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보수 유지도 그만큼 용이하고, 기존 모터 대비 30% 이상 에너지 효율이 높습니다. 속도 제어도 자유롭고 저속에서나 고속에서나 모터의 힘이 일정해 자동차산업, 우주항공산업, 의료기기, 공장자동화뿐만 아니라 일반 가전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적용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BLDC모터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하고 일본에서 자동화 기계를 도입하고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설립했죠. 2006년 자체적으로 BLDC모터 개발에 성공하는데요, 이로 인해 회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Q
- 대표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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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까지 6시간 이상 자지 않을 정도로 기술 습득에 매달렸습니다.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아직까지 배움에 대한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CEO 과정을 공부하고 있고 좋은 강의가 있으면 듣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고 싶습니다. 봉봉전자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아이템을 개발하여 작지만 탄탄한 회사, 오래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