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형통
끝없이 이어진 새만금방조제와 선유도를 비롯해 수십 개의 아름다운 섬들이 장관을 이루는 고군산군도 옆으로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세아씨엠은 지난해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 발전하는 모범 사례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 신생기업이지만 23년의 업력을 가진 ㈜세아씨엠의 탄탄한 노사문화를 소개합니다.
글 한경희 / 사진 스튜디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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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업문화 마스터플랜으로 체계적 노사문화 구축
1997년 세아제강 판재사업부문으로 건축용 철강제품인 컬러강판의 생산을 시작한 지 약 20년 만인 2017년 7월 업종 전문화와 핵심 역량을 높이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세아제강으로부터 독립한 ㈜세아씨엠은 국내 컬러강판시장에서 점유율 9~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쟁쟁한 동종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시장, 제품, 고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하고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세아제강으로부터 분사해 홀로서기를 한 후 어려운 철강 시황 속에서도 신생회사로서 노사화합을 무기로 슬기롭게 역경을 헤쳐나가고자 노력한 것이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이라는 명예로운 결과로 이어졌다고 ㈜세아씨엠 이치송 공장장은 설명합니다.
“회사 설립 시부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장에 아무리 좋은 설비를 갖춰놔도 이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죠. 게다가 1997년 당시 심한 노사분규를 겪으며 신생사업부가 이에 휩싸이면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사업부와 근로자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신기업문화라는 마스터플랜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성과급제도며 복리후생제도 등을 정비해 직원들이 피부에 와닿도록 개선하였지요. 또한 협력업체와 동호회, 콘도이용 제휴 등 상생협력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해 원·하청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공유와 공감대 형성의 기회 가지며 상호 이해
㈜세아씨엠은 세아제강의 한 사업부문에 속해 있었지만 강관제조사인 세아제강과는 완전히 다른 산업군에 속해 있어 독립기업의 형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신생사업부 때부터 독자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와 사의 소통의 노하우가 23년은 쌓인 셈이라고 업무지원팀 정명재 팀장은 말합니다.
“오랜 경험을 거쳐 사내 근로자, 협력사, 팀 리더 등 모든 주체들과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가족협의회, 생산성협의회, 관리자워크샵, 안전보건협의체, 팀빌딩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아공동체 문화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등의 중요한 현안을 근로자들과 공장장이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이치송 공장장은 이러한 시간을 통해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의견 조율과 공감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업장 가동 후 20여 년간 무분규로 상생의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매월 경영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경영진은 직원들의 생각을 읽고, 또 반대로 직원들은 회사가 처한 경영환경과 업계의 시장 변화 등을 공유하며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합니다.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갈등을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소통의 과정은 대단히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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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터놓고 얘기하는 진심 대화법
365일 24시간 생산라인이 가동되어야 하는 ㈜세아씨엠과 같은 현장은 직원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으로 4조 3교대를 하기에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경영진으로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민이 가장 큽니다.
“현장 근로자들은 제조업 특성상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가족들을 초청해 상반기에는 도라산 전망대도 다녀오고 전쟁기념관도 가는 등 회사에서도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요즘 젊은 직원들은 개인의 시간을 더 원하잖아요. 저희 기업도 이제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야 하고 직원들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회사를 생각하는 이런 모습에서 노사는 신뢰가 만들어지고 두터운 믿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요즘 TV 모 채널에는 사연을 가진 두 사람이 침묵한 채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5분간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데 이내 두 사람의 눈에는 촉촉이 눈물이 고입니다. 굳이 긴 설명이 없이도 눈빛만으로 전달되곤 하는 것이 바로 진심이지요. 다양한 소통의 채널을 통해 노사 간의 아이콘텍트의 기회를 만드는 ㈜세아씨엠, 상생하는 노사문화를 가진 기업의 모습입니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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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모범적인 세아만의 공동체 문화를 확립해나가고 싶습니다. 세아제강으로부터 분사하여 설립한 지 2년이 되었지만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50년, 100년의 성장하는 기업, 훌륭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을 만드는 데 구성원 모두가 초석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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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를 노사 소통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대표로서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하며,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요즘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없어지고 있지만, 경쟁력 확보를 통해 후배 사원들에게 ‘평생직장’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