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인터뷰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배우 서이숙
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캠페인 모델

일하다 보면 가끔은 지치고 이 길이 맞나 의문점이 들 때도 있다.
꿈을 향한 인생의 길에서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일에 대한 열정 아닐까. 배우 서이숙의 연기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건,
바로 연기에 대한 그의 지치지 않는 사랑 때문일 것이다.

글. 정자은  사진. 퀀텀이엔엠

우리는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닌다. 일이라는 것은 인생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나’라는 존재는 더 발전하고 단단해진다. 배우 서이숙은 모든 순간이 연기와 연결된다고 한다. 결국 쉬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연기의 자양분이 될 테니 말이다. 그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은 자신과 일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있다.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으로 작품을 마치셨는데, 최근 근황이 궁금합니다.

지난 2월에 종영했지만, 요즘은 사전제작이라 작년에 촬영을 마쳤습니다. 덕분에 8개월 정도의 여유 있는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최근 들어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틈날 때마다 어머니와 일상을 같이 하려고 합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드리면서, 어머니의 삶과 모습을 새롭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퇴근 후의 생활이나 쉬는 날, 어떻게 힐링을 얻는 편인지요?

개인적으로 바다보다는 숲을 좋아합니다. 푸른색을 보면 신기하게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그래서인지 지금 사는 집 주변도 초록 일색입니다. 근처에 북한산이 있어 둘레길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일 캠핑식으로 어머니 집에 갈 때면 캠핑을 즐깁니다. 요즘은 차박 스타일로 간단히 필요한 것을 챙겨 어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에 빠졌습니다.

<밤에 피는 꽃><나쁜 엄마>
<퀸 메이커><슈룹>
<부부의세계> 등
해가 갈수록 더 활발히 활동하십니다. 좋은 연기를 위해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작품 속 인물마다 서사가 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부터 악인, 착한 캐릭터, 모두가 저마다의 입장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텍스트 후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많이 갖습니다. 캐릭터는 이유 없이 행동하지 않을 테니까요.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왜 저렇게 변화했을까, 맡은 인물에 대해 끊임없는 탐색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맡은 배역이 주변 인물과는 어떤 관계인지도 생각합니다. 인물을 단편적으로 표현하지 말자. 이런 자세로 연기에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직장인 생활을 하시다가 연기를 선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중학교 시절 접한 공연이 시작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방과 후, 친구들과 모여 콩트를 만들기도 했고요. 성인이 된 후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연기에 대한 갈망이 무의식적으로 컸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극단단원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무작정 지원을 했고 열악한 환경에서 연기를 시작했죠. 불편함은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나 봅니다. 돌이켜보면 재밌었고 즐거웠습니다.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연기하는 순간의 행복이 저를 지탱해준 것 같습니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왜 저렇게 변화했을까, 맡은 인물에 대해
끊임없는 탐색을 시도합니다.
인물을 단편적으로 표현하지 말자.
이런 자세로 연기에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의 배우 서이숙을 있게 해준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무슨 일이든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순간마다 생각했습니다. ‘긴 시간, 여유 있게 마음을 가져 보자’고 말입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순간 조급함이 사라지면서, 연기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 가서 연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았죠. 돌이켜보면 엑스트라 20년 정도를 했는데 항상 재미있었습니다. 모든 관객이 자신을 본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주인공을 더 보겠지만 말입니다. 관객 한 명이라도 내 연기를 본다면, 연기를 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고용노동부 매거진 ‘일·생활 균형’ 캠페인의 모델인데, 촬영 소감이 궁금합니다.

TV CF ‘워라밸로 키워라-사업주, 근로자편’에서 사업주인 대표역을 연기했습니다. 상당히 멋진 대표로 나왔는데요. 아이의 참관 수업을 위한 연차사용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원격회의를 진행합니다. 선택근무제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촬영 내내 웃으면서 연기에 임했습니다.

베테랑 배우로서 배우 서이숙 님이 생각하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은 무엇인지요?

일단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업무 효율도 높이는 것이 기본인 것 같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최대한 분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일할 때는 연기만 생각하고, 쉴 때는 자신과 가족 중심으로 생각하고요. 배우는 직장인처럼 주기적으로 출근을 하지는 않지만, 유연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5월은 ‘가족의 달’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우 서이숙 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요.

가족은 서로를 존중할 때 그 의미가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존중해야 가족 간의 원활한 소통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존중한다는 것은 사랑을 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기에 서로 상처받지 않는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것이 존중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드리니 어머니를 더 이해하게 되고 사이도 돈독해졌습니다. 대화의 기술도 늘고 존중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존중’이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