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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족이 살아가는 법
<고령화 가족>

이 가족이 살아가는 법
<고령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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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고래』로 올해 부커상 최종후보까지 오른 천명관 작가.
그가 2010년에 쓴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송해성 감독의 <고령화 가족>.
영화는 가족이라는 보통명사에 ‘고령화’라는 단어를 접합시키며 유머와 시대를 동시에 담았다.


개봉 2013. 05. 09
장르 드라마
감독 송해성
주역 윤여정(엄마 역), 윤제문(한모 역), 박해일(인모 역), 공효진(미연 역), 진지희(민경 역)
출연 예지원, 김영재, 유승목 등

이 가족 정말 답 없다! 아내의 외도 상대를 두들겨 팬 동생 대신 감방에 다녀와 별 5개를 단 장남과, 바람난 아내와 이혼하고 영화도 실패하여 빈둥대는 영화감독 차남, 두 번째 이혼으로 딸과 함께 엄마 집으로 들어온 막내 딸. 암울한 미래와 현실에 차남 인모가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려는 찰나, 전화가 울린다. 엄마다. “인모야, 이따 집에 좀 와, 닭죽 끓여놨으니까 먹고 가. 사람은 잘 먹어야 힘을 써.” 이제부터 아예 짐을 싸서 닭죽을 먹으러 온 차남과 터주대감 장남, 딸까지 동반한 막내가(그나마 경제능력 있는) 합쳐지며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심지어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도 끼어든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고 잘난 거 없이 평균연령까지 높은 이 가족.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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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 때 먼저 생각나는 건 가족이다. 전쟁터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가족과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는 건 인지상정일 터. 그런데 <고령화 가족>의 가족은 좀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형제간의 다툼, 엄마와 만물점 구씨의 수상쩍은 관계까지.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고, 틈만 나면 아웅다웅하지만, 포장마차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 싸우는 모습에 엄마는 “이게 가족이지!”라고 말한다.

부모는 어떤 고난을 겪더라도 자식 먹고 입히는 데 온 힘을 쏟기 마련. 내 자식 입에 들어가는 모습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했던가. <고령화 가족>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제비 새끼처럼 노란 주둥이를 벌리고 모인 자식들을 배불리 먹일 만한 음식으로 선택한 건 ‘삼겹살 구이’다. 영화는 엄마가 삼겹살 굽는 장면을 다섯 번이나 보여준다. 한국사회에서 고도 경제성장의 어지럼증을 견뎌낸 건 엄마의 힘이었다. 이 가족을 지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령화 가족>의 파란만장은 영화 끝에서야 보상받는다. 지리멸렬하지만 가족을 사수하려 노력한 시간에 대한 보상이다. 막내 미연은 세 번 만에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차남은 성인영화를 찍으며 자기 삶을 산다. 바닥 인생을 정리한 장남은 미용실 수자 씨와 평범한 일상을 시작했다. 오늘도 엄마 손에는 자식들을 거둬 먹일 삼겹살 봉지가 들려있다.

“식구가 별거니?”

엄마는 말한다. 한데 모여 살면서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울고 웃으면 그게 가족이라고. <고령화 가족>은 세상이 변하고 세대 가치가 흔들려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가족에 집중한다. 부유하고 대단한 집안의 가족만 소중한 게 아니라, 평범하고 소박한 삶도 가치와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흠 많고 탈 많은 개개인이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가족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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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고 좀 서툴면 어떤가.
삶에 정답이 없듯이 사랑도 정답 없고, 가족도 정답은 없다.’

포용적 리더십이 우리에게 미치는 상관관계

세계적으로 오래된 장수기업들 다수가 가족기업이란 사실을 아는가. 국내에 비해 유럽은 가족기업들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데, 그 기저엔 직원들을 우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등 오늘날의 지속가능한 경영(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이 담고 있는 경영철학이 이미 담겨 있었다.
세계 최대 젤리 생산기업인 독일의 하리보(HARIBO)는 삼 대째 이어진 가족기업으로 2020년 100주년을 맞이했다. 하리보 창립자 한스 리겔은 견습생들과 직원들에게 목표를 공유하며, 목표를 향한 협업문화를 만들어 갔다.
유한킴벌리는 40년 전 이미 ESG 경영을 실천했던 기업이다. 숲가꾸기 캠페인, 직원들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활동, 가족친화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최근에는 ‘취약계층 보호’로 확장하여 저소득층 청소년과 시니어 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이윤을 창출하는 선진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내 가족만 가족인 편협한 가족기업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 모두를 내 식구처럼 여기는 포용적 가족기업만이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고령화 가족의 엄마가 모두를 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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