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이해하고 슬기롭게 사용하는 연차휴가

높은 산을 등반할 때 쉬지 않고 정상까지 단숨에 오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도 마찬가지로 삶과의 균형을 유지하며 적당한 휴식과 함께할 때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이번 노무사 칼럼에서는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휴식권인 연차에 대해 다뤄본다.

글. 김은주 노무사
(테라노무사사무소)

연차란 무엇인가?

연차휴가는 근로기준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법정휴가이자 유급휴가이다. 이 제도는 연속된 근로에서의 근로자의 피로회복과 건강회복 및 여가의 활용을 통한 인간으로서의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향유를 위해 마련된 것1)이다. 매 1년을 단위로 부여되는 연차는 입사한 지 1년이 지나면(그 1년간 출근율 80% 이상 충족 시) 15개가 법적으로 발생하며, 입사한 지 1년 미만인 기간 동안에는 1개월 개근 시 1개가 부여된다(최대 11일).

1) 대구지법 2023가소216013, 선고일자 : 2023.7.4.

연차 발생 조건은
무엇일까?

연차휴가는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사업장에서 4주를 평균해 1주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 발생한다.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연차는 전년도 휴일이나 휴무일을 제외하고 근로 제공 의무가 있는 날들 중 출근한 날의 비율이 80% 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 다만 전년도 출근율을 산정할 때 출산휴가·육아휴직 기간 및 업무상 재해로 휴업한 기간은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았더라도 출근한 것으로 보아 연차를 산정한다. 전년도 출근율이 80% 미만일 경우에는 계속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와 동일하게 1개월 개근 시 1개가 부여된다.

내 연차 개수를
어떻게 계산해 볼 수
있을까?

입사한 지 만 1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15개의 연차가 생긴다. 예를 들어 2024.1.1.에 입사해 2024.12.31.까지만 근무하고 퇴사하면 11개의 연차만 발생하지만 2025.1.1.까지 하루 더 근무하고 퇴사를 하면 1년을 초과하기에 15개의 연차가 더 발생한다. 또한 3년 이상 계속 근무를 한 경우, 11개가 발생하는 1년 미만 근로기간을 제외하고 2년에 한 번씩 연차의 개수가 1개씩 늘어난다. 위와 동일하게 2024.1.1.에 입사한 근로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다.

연차의 가산은 최대 10개이며 기본휴가 15개와 합산하여 25개를 한도까지 가능하다. 다만 별도의 회사 규정이 있거나 단체협약 등으로 노사 간 합의한다면 법정 개수를 초과해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차는 근로자가 원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을까?

연차휴가는 본인이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연차의 시기지정권이라고 부른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회사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회사마다 연차 사용을 위한 절차가 취업규칙 등 규정으로 정해져 있을 수 있으므로 연차 희망 시 어떤 서류를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 확인 후 규정대로 신청하면 된다.

연차를 기한 내에
사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의 귀책 사유가 없다면 매 1년 단위로 발생하는 연차휴가 사용 기한은 발생일로부터 1년이다(다만 1년 차에 발생하는 최대 11개의 연차휴가는 입사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사용). 업무가 바빠서 사용 기한 내에 휴가를 쓸 수 없었거나, 퇴직이나 해고 등으로 사용 기한 내에 근로관계 종료가 이뤄졌다면 미사용한 연차에 대해서는 수당 청구권이 발생한다. 연차 미사용 수당은 사용기간이 남아 있는 마지막 달의 통상임금이나 평균임금으로 지급돼야 하며, 수당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임금과 마찬가지로 3년이다. 퇴직함으로써 발생한 미사용 연차수당은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서는 제외된다.

연차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근로자에게 발생한 권리이기에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 가능하나 제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연차휴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휴가의 사용 (일 또는) 기간을 특정해 ▲휴가 사용 전에 신청해야 한다. 이러한 연차의 사후 통보는 법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 회사 규정으로 연차의 사용 절차를 명시해 뒀다면 이를 준수하여야 한다. 만약 피치 못한 사정이 생겨 연락을 못 할 경우가 아니라면, 연차 사용일을 사전에 특정해 회사에 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