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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소비

2024년에는 어떤 화두와 트렌드가 펼쳐지고 있을까? 트렌드의 흐름은 아는 만큼 보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 트렌드를 파악하는 눈을 길러보자. 분초를 다투는 속도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
디토소비를 소개한다.

글. 정재림
참고.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래의 창

소비,
‘시간의 가성비’를
따지다

‘디토(Ditto)’는 ‘나도’라는 뜻이다. 디토소비는 무언가를 구매할 때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 한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나도’ 따라 구매하는 소비 현상을 말한다. 얼핏 들으면 유행을 좇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디토소비는 오히려 유행을 떠나 각기 다른 취향에 따라 뿔뿔이 흩어진다.

디토소비자들은 자신과 취향, 가치관이 비슷한 연예인,인플루언서, 브랜드 직원, 일반인 전문가 등 다양한 이들을 팔로우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상품에 구매 버튼을 누른다. 사람이 아닌 콘텐츠를 대상으로도 디토소비가 이어진다. 좋아하는 웹툰, 영화,드라마 등의 캐릭터의 스타일을 참고해 옷과 액세서리를 사거나, 미디어에 등장해 눈에 익은 촬영지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것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소비를 단순히 ‘유명인 따라하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디토소비가 단순한 추종과 다른 점은 소비자가 직접 수행해야 했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일종의 대리체에 맡긴 뒤 자신의 취향과 관점에 부합하는 상품을 ‘디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추종이 구매 과정의 시간을 대폭 줄였다.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줘!

디토소비가 등장한 배경은 이러하다. 상품 종류와 유통 채널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자 소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 상품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인도 바뀌었다. 제품의 품질과 가격은 물론이고 개인의 취향, 동물 복지, 정치적 올바름 같은 브랜드의 철학까지 고려할 사항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구매를 연기하게 됐다. 복잡한 소비 환경 탓에 소비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늘어난 까닭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비자들이 ‘디토’ 할 수 있도록 인플루언서와 디토소비자들의 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기존처럼 단순히 제품의 질이나 특성 등을 홍보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철학과 관점, 취향이 담긴 ‘시그니처’ 상품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인 “우리 브랜드의 철학이 무엇인가?”가 디토소비를 이끌어낼 해답이 된 것이다.

반대로 디토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경제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맹목적인 ‘따라하기’와 디토소비를 현명하게 구분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다.

TIP 디토소비 사례
텀블러

지난해 미국의 한 여성이 불에 전소된 자동차 안에서 얼음도 녹지 않고 멀쩡하게 발견된 텀블러를 찍은 영상을 틱톡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후 해당 브랜드의 텀블러는 큰 관심을 받으며 미국 10대들의 인기 선물로 떠올랐다.

김밥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한국산 냉동 김밥을 먹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미국 전역의 대형마트에 납품된 냉동 김밥 250톤이 품절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자 국내 유통사에서 이 냉동 김밥을 역수입해 판매하기도 했다.

여행

글로벌 여행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여행지 결정에 SNS보다 영화, 드라마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례로 <오징어 게임> 방영 이후 구글 검색 트렌드에 한국행 항공권 검색량이 대폭 증가했고, 실제 한국 방문으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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