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폭염이 우리 밥상에 미치는 영향
히트플레이션

여름은 채소와 곡식이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계절이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들이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이 시기,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농작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농작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컫는 히트플레이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글. 이경희

폭염이 우리의 경제를
위협한다

상추, 오이, 호박, 배추··· 우리 식탁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농작물들이 귀하신 몸이 됐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에 상추며 고추를 한 보따리 받았던 시절은 말 그대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고 지금은 5천 원을 내도 받을 수 있는 것은 겨우 오이 3개, 애호박 2개뿐이다.

채소 가격이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장마철 집중호우에 이어 밤에도 내려가지 않는 폭염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농작물이 잘 자라려면 적당한 온도와 물, 습도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기온이 계속되면 토양과 작물의 수분은 줄어들고 농작물들은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 또 열 손상, 잎 화상, 광합성 감소 같이 식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줌으로써 그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소, 돼지, 닭 등 가축들이 입는 피해 또한 결코 적지 않다.

여름이 시작되면 언론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인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은 ‘히트(Heat)’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말이다. 이는 폭염으로 인해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히트플레이션이 가져오는 기회 혹은 위기

농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히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 당연히 경제에는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비단 우리나라뿐이 아니기에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손실을 향후 6년간 3조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국 UCLA대학은 평균 기온 1도 상승 시 노동생산성이 2%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은행 역시 기온이 1도 상승 시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평균 0.4~0.5%P 상승하며 그 영향이 6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주요 농산물 생산 국가들은 식량안보를 내세워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니, 이렇게 되면 당연히 곡물 가격이 치솟는다. 국가는 물론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히트플레이션 현상을 기회로 보는 사업도 있다. 내열성 작물을 연구하거나 새로운 농기계를 개발하는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한 농업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또한, 전력 소비를 줄인 효율적인 냉방 시스템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히트플레이션은 이제 우리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 농업생산의 혁신, 식량 보안 강화, 쉼 없는 기후정책, 국제 협력 등을 통해 함께 이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히트플레이션은 폭염으로 인해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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