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친환경문구류와 구급키트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더사랑은 지적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후 9년여 동안 장애인과 고령자 고용의 안정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업 현장에서 ‘함께’를 통해 더 완전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더사랑의 의미 있는 협업을 소개합니다.
글 한경희 / 사진 스튜디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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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복식조가 만드는 더사랑의 제품
중앙에 커다란 작업판이 놓인 더사랑 작업실에 여남은 명의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이 둘러앉았습니다. 이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은 구급키트로, 다양한 응급처치용품들을 짜임새 있게 구성한 더사랑의 대표 상품입니다. 더사랑에서는 구급키트 뿐만 아니라 재생 종이 연필 세트로 이뤄진 친환경 문구 세트 등 생활 속 필요한 제품들에 아이디어를 담아 구성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주목되는 점은 지적장애를 가진 젊은이와 은퇴 어르신이 한 조가 되어 제품을 만들 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사랑의 이영구 대표는 직원 중 취약계층 비율이 약 80% 정도라고 소개합니다.
“저희 더사랑에는 총 18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지적장애인 직원 10명, 이들을 돌보며 함께 일하는 고령자 선생님 4명, 영업관리를 담당하는 비장애인 직원 4명이 함께 일하고 있죠.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분도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 손발 맞춰온 직원들이죠.”
평생 직업 없이 살아가는 재가장애인 가정의 고통
더사랑은 한 지역의 장애인 10명을 고용하는 회사가 아니라 지적장애인 중 특히 자폐인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더사랑을 창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폐증을 가진 젊은이들은 타인과의 교류가 어렵고 유대감 형성이 쉽지 않아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에도 취약한 편입니다.
“부모는 장애자녀를 낳았을 때 1차적 충격을 받지만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아픔은 자녀가 성장하여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 사회에 적응할 수 없어 평생을 재가장애인으로 살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이것은 재가장애인 부모가 겪는 2차적 충격입니다. 재가장애인 부모들의 소원은 장애자녀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라고 해요. 이 가정들의 고통을 보며 일종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더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돌봄이 어르신과 함께 작업하는 장애인 청년들
무엇보다 더사랑의 장애인과 은퇴어르신 2인1조의 고용 모델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영구 대표는 일본에 방문했다가 이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기업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중증지적장애인도 돌봄이 역할을 하는 고령자와 함께 일하면 단순한 일은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지적장애인과 고령자 2인1조 고용모델’의 사회적기업을 만들었어요. 10명의 장애인은 장애 정도에 따라 2-6-2 비율로 구성했는데 장애 정도가 크지 않은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직원들을 도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체력적으로 약한 고령자는 신체 건강한 장애 젊은이들이 도와주고, 섬세한 부분에서는 고령자가 지도하며 서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더사랑은 이런 고용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수많은 지적장애인에게 고용의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 궁극적인 바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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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하나의 행복, 보통의 삶이 갖는 가치
보통의 경우 회사에 입사하면 새 명함을 받게 되는데 명함은 어엿한 직업이 있는 사회인으로서 나를 보여주기에 명함 그 자체로 함축된 의미를 지닙니다. 때문에 더사랑에서는 직원 모두에게 명함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지적장애인들이 명함을 갖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에게 명함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일 거예요. 더사랑의 당당한 직원으로서 10명의 장애인 직원, 4명의 고령자 직원에게 명함을 만들어드렸습니다.”
명함을 전해 받은 직원들은 기쁨과 감동으로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과거에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명함이었기에 그러했습니다. 특히 장애인 가정에서 크게 기뻐하는 모습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명함은 장애인 가정의 주위 친지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에게 명함을 만들어주는 일이 특별한 일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말이지요.”
더사랑의 이영구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목적을 ‘선한 영향력’이라고 말합니다. 사회적기업이 설립돼 사회변화를 만들어가려면 누구나 쉽게 창업 가능한 모델기업이 있어야 하고 그 일을 더사랑이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힘껏 응원합니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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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직원의 천사 같은 순수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장애인과 고령자들이 이렇게 취업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몰라요. -
첫 직장인 이곳에서 근무한지는 7년 정도 됐습니다. 제게도 장애가 있지만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도우며 함께 일할 수 있으니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