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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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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김세원 LH 행복주택 대전 유성구 도안지구 공사현장 경비반장

글 강진우 사진 박찬혁

  • 끈기와 성실함으로 맞이한 인생 3막 

    젊은 시절, 김세원 씨는 아동교육출판 분야의 촉망받는 인재였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한 후 28세부터 경력을 쌓아 나갔고, 30대에는 한 교육회사의 사장 자리까지 올랐죠.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던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재 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관련 교재와 교육과정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던 걸까요.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사업이 급격하게 무너졌고, 여기에 사활을 걸었던 김세원 씨 또한 파산을 맞았습니다. 35세라는 이른 나이에 맞은 커다란 실패였습니다. “번듯했던 집이 단칸방으로 바뀌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신용 불량자가 됐고, 빚도 산더미처럼 쌓였죠. 성공에 대한 확신만이 가득했던 상황에서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지니, 정말 힘들더군요. 죽을 생각까지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출판사 영업사원, 심야 택배 분류 근로자 등 닥치는 대로 일했습니다. 그렇게 20년 넘게 근근이 살았죠.” 이런 와중에 서울에서 사는 셋째 누나가 자신이 거주하는 곳의 경비원으로 일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김세원 씨는 곧장 서울로 올라왔고, 2015년 12월에 첫 출근을 한 뒤 누나 집에서 지내며 4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했습니다. 그 사이 빚을 모두 정리하며 신용도 회복했고, 경비반장으로 진급도 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었는데, 바로 ‘독립’이었습니다.

    “주민들에게 인정받으며 일했고 생활도 점점 안정돼 갔지만, 언제까지나 누님 집에서 살 수는 없었습니다. 신용도 회복됐으니 대전에서 인생 3막을 활짝 열기로 결심했죠. 주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작년 3월 1일, 대전역에 도착했는데요. 일자리를 찾는 게 최우선 과제였지만, 제 앞에는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중년일자리희망센터와 함께 쓴 ‘구직 드라마’

    막상 대전으로 내려왔지만, 어떻게 일자리를 찾아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구직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있었는데요. 이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백방으로 찾던 김세원 씨는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발견했고, 곧장 취업 상담에 돌입했습니다. 대전에 내려온지 나흘 만에 발견한 희망의 동아줄이었죠.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저에게 워크넷 등록 및 활용법,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 취업 정보 제공, 일대일 맞춤형 취업상담 등 정말 많은 것들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저의 경력을 분석한 뒤 경비직을 권하며, 앞으로 이 분야의 일을 하려면 신임경비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셨죠. 기댈 곳 하나 없었던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정확한 취업 컨설팅을 해주셔서 어찌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김세원 씨의 앞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신임경비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휴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무작정 교육과정이 다시 시작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던 그는 인력사무소에 나가 건설 근로자로 일하며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 의외의 경로로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건설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근로자가 대전에서 유일하게 신임경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을 알려 준 겁니다.

    “그 순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절절히 느꼈습니다. 곧장 그곳으로 가서 3일간의 신임경비교육을 이수하고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이수증을 제출했고, 다음날 면접을 본 뒤 LH 행복주택 대전 유성구 도안지구 공사현장에서 경비반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저에게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구직 여정이었죠.”








일은 행복입니다!

작년 4월 23일부터 시작된 새 직장에서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갑니다. 출입자 관리, 출입차량 통제, 코로나19로 인한 체온 측정, 현장 주야간 순찰 등 주어진 임무를 착실히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는데요. 김세원 씨는 “격일제 교대 근무이기에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기쁘고 평온하다”고 말합니다.

“만 65세의 나이에도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일이 없었다면 앞으로의 미래도, 새로운 희망도 꿈꿀 수 없었겠죠. 그래서 저는 입버릇처럼 ‘일이 행복이다’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나름대로의 가치와 보람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일할 수 있는 요즘이 아주 행복합니다!” 김세원 씨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이라면, 스스럼없이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문을 두드리라”고 강조합니다. 담당 컨설턴트와 함께 여러 취업 경로를 모색하다 보면, 안 보이던 취업 길이 서서히 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던 저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도움으로 일을 찾았으니, 누구라도 해내실 수 있습니다. 열정과 희망이 있다면, 우리의 앞길은 여전히 창창합니다!” 그는 여전히 꿈을 꿉니다. 경비지도사와 주택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한 아내와의 재결합을 모색 중이고, 틈틈히 연습해서 키운 캘리그래피 실력으로 작년에 창업한 딸도 돕고 있습니다. 이렇듯 해야 할 일이 많기에, 김세원 씨는 오늘도 기쁨과 희망을 가득 품고 일터로 향합니다.



    <응원합니다>

  • 최정윤 선임컨설턴트
    충청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가진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가 생각납니다. 미소 가득한 얼굴, 단정한 차림. 누가 봐도 밝고 친절한 선생님을 바라보며, 별다른 고생 없이 살아온 분이실 거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들려준 얘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죠. 여러 고난을 겪으며 힘들게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으며, 말씀하시는 선생님보다 제가 더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감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낮은 데서부터 시작하라.’ 취업에 성공한 후 저에게 써 주신 글귀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 글을 볼 때마다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선생님이 주시고 간 것이어서가 아니라, 선생님께서 이 글을 직접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삶을 살아가시는 김세원 선생님! 올해보다 더 행복한 새해가 선생님 앞에 펼쳐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인생 3막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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