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세상
㈜소반에
글 강진우 사진 박찬혁
자연에서 온 먹거리로 지역 사회에 건강을 선사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소반에. 바른 식생활 강의로 좋은 음식에 대한 중요성을 전파하고 손수 만든 건강 도시락으로 끼니의 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조영래 대표와 직원들은, ‘식약동원(食藥同原・음식과 약은 같다)’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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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는 시간’을 향한 움직임
현대인들은 하루를 수십 가지 일정으로 쪼개며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 끼니를 챙기는 일에 소홀하게 되는데요. 조영래 대표는 우리의 일상 속 식사가 ‘때우는 행위’가 아닌 ‘채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식사와 먹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는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가 ㈜소반에를 설립하게 된 배경입니다.
“소반은 웃어른들이 사용하던 자그마한 밥상을 일컫는 단어인데요. ‘소반에’라는 이름에는 ‘사람들의 소반에 건강한 먹거리를 올리는 기업’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2008년부터 같은 이름의 자연음식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보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음식의 가치를 알리고자 2018년 4월에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조영래 대표는 원래 우리나라 전통 차(茶)를 연구하고 가르치던 강사였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중장년층을 많이 만났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이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식생활에 소홀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저희 아버지도 오랫동안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계셨기에, 이분들의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았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자연에서 온 온갖 음식으로 아버지 건강을 돌보셨다는 게 떠올랐어요. ‘전통 차에만 머무를 게 아니구나’ 생각했죠. 이를 계기로 약선음식, 발효음식 등 건강에 좋은 우리네 전통 음식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연음식연구소에 이어 바른 식생활 정착을 지향하는 회사까지 차리게 됐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로 상생하다
소반에는 바른 식생활 강의, 건강 도시락,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컨설팅 등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합니다. 먼저 바른 식생활 강의는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알려 주는 강좌인데요. 보건소, 학교,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등 바른 먹거리를 알고 싶어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각자 체질에 맞는 식재료로 요리하는 방법과 특정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앓고 있는 병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식단을 알려 주는가 하면, 현장 실습으로 더욱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요즘 사람들은 건강 식단과 조리법을 알고 있더라도 실천하기가 어렵죠. 소반에는 이런 분들을 위해 건강 도시락도 직접 만들어 배송합니다. 학교나 지자체에서 단체로 주문하는 도시락은 물론, 개인의 건강 상태와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건강 도시락도 제공하는데요. 천연 조미료와 건강하고 신선한 유기농・친환경 식자재만을 사용해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 만성질환자, 병원 생활을 오래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일부 도시락은 자발적인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취약계층에게 전달된다니, 그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반에는 최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컨설팅에도 나섰는데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식재료를 활용하는 만큼, 소반에의 방향성과도 잘 어울리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영래 대표는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취약계층이 힘을 합쳐 도시락 반찬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의 사업화를 돕는 등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먹거리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음식으로 힐링하는 세상’을 꿈꾸다'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다 보니 뿌듯했던 기억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바른 식생활 강의를 듣고 혈당 조절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어르신의 이야기가 들려오는가 하면, 건강 도시락을 먹으며 운동을 병행한 뒤 군살이 많이 빠졌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의 풍미를 오롯이 살린 신메뉴가 탄생했다며 기뻐하는 지자체 관계자들도 조영래 대표와 직원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죠.
“얼마 전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트륨 저감 교육을 진행했는데요. 제 이야기를 유심히 듣던 한 아이가 집에 가서는 엄마에게 ‘소금 대신 전통 간장을 쓰면 나트륨을 적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답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실제로 전통 간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네요. 이렇듯 저희에게 배운 분들이 주변에 지식과 정보를 전하고 지역 사회의 식탁이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으니, 이보다 보람 있는 일이 또 있을까요?(웃음)”
소반에는 공익적 사업을 추구한다는 점과 조리원・회계원・배달원 등 지역 사회 고용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12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활동 영역을 한층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머무르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심신을 치유하는 ‘힐링센터’를 만드는 게 소반에의 목표에요. 이를 위해 산림 치유 지도사 공부와 함께 대체의학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또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 충북지역본부를 운영하고 지역민들과 귀농, 귀촌자들에게 약용작물 산업관리사와 약선차 자격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저희와 자연에서 온 먹거리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누리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9년 만성질환 환자 수
1,880만 명
2019년 만성질환 진료비
34조 5,297억 원
소반에의 바른 식생활 강의 수강자 수
연간 1,000명 이상
<소반에가 꿈꾸는 내일은?>
이현옥
소반에가 추구하는 음식의 가치와 소중함을 더욱 많은 사
람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의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
충청북도, 나아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조상애
소반에가 오늘날처럼 자리 잡기까지 많은 고생과 노력이
있었는데요. 그만큼 저희가 알려드리는 건강한 식생활 정
보가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건강한 삶의 출발점은 건강한 먹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