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찾는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일과 다름없다.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넘어 성장의 진폭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를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던 김선민 씨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우며 새로운 ‘나’를 만났다.
그리고 지금, 영화학도에서 홍보직 3년 차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글. 김주희
사진. 오충근
영화를 전공한 김선민 씨는 졸업을 앞두고 현실 앞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영화산업 특성상 안정성 등이 자신이 생각한 이상향과 달랐기에, 회사에 취직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던 차, 부모님이 지역 주민센터에서 가져온 국민취업지원제도 팸플릿을 본 후 상담을 받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직업훈련, 일경험, 복지서비스 연계, 일자리 소개 등 참여자의 구직활동을 다각적으로 지원한다.
“취업에 대한 정보가 부재했던 제게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길라잡이가 되어줬어요. 사회에는 생각보다 많은 직무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죠. 무엇보다 상담사와 세심하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전공 분야 외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점을 개선하고 싶은지, 더 배우고 싶은 건 무엇인지 등등 스스로 나를 파악하며 길을 열어갈 수 있었죠.”
차츰 자신의 길을 SNS 콘텐츠 제작으로 구체화하던 중 직업훈련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필요한 ‘자격’도 갖추기 시작했다. 공기업 취업에 유리한 컴퓨터활용능력 1급 과정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수강비는 큰 부담인 터. 국민내일배움카드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어주었다. 김선민 씨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홍보 직렬에 지원해 인턴 채용에 합격하며 사회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많은 사람이 대학교 졸업 전까지는 큰 고민 없이 주어진 틀 안에서 살아가잖아요. 졸업 후에는 나를 보호해 주던 울타리가 없어지고요. 이때 참 불안해지더라고요. 사회적 틀이 사라지는 과정 속, 국민취업지원제도는 학생이 사회인으로 나아갈 때 완충재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청년들이 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으며 진지하게 나에 대해 고민하고 취업을 준비하도록 도움을 주죠. 저 또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첫 인턴 활동을 마친 김선민 씨는 또 다른 과학기술계 기관 이직을 거쳐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중이다. 온라인 매체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을 국민에게 알리고,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국내 전시에 참여하며 연구 성과를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학생에서 과학기술 분야 홍보직으로, 새로운 시도는 김선민 씨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물론 처음부터 꼭 맞는 옷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인턴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과학기술이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자와 소통하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신기한 현상들이 많고 이를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질문과 해답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 그리고 이 관심은 과학기술과 업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들과 인턴 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직원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더라고요. 이전 직장에 재직 중일 때 우연히 치킨 브랜드 감사 편지 공모전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제 글이 선정돼 치킨 100마리를 쏘게 된 거예요. 그래서 치킨 차가 회사 앞으로 찾아와 치킨을 나눠줬습니다. 다음날이 다른 기관으로 이직하는 날이었는데, 뜻밖의 이직 선물을 드린 셈이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김선민 씨는 평소 생각노트로 명명한 수첩에 틈틈이 메모를 이어간다. ‘어떻게 하면 과학기술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그때그때 떠오른 아이디어나 글을 충실히 수집하는 중이다. 누구든 손쉽게 과학 이야기를 하는 날을 목표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려주고자 한다. 더 흥미롭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역량을 꾸준히 쌓아갈 참이다.
업무적인 성장을 넘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김선민 씨. 매사 긍정적이고 이타적인 자세로 임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좌절과 실패를 겪는 청년들이 ‘노력해도 안 돼’가 아닌 ’저 사람도 했으니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삶을 꿈꾼다.
기회란, 내가 머물렀던 곳에서 딱 한 발짝 나아갈 때라야 찾아오는 게 아닐까.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생각의 범위와 활동의 반경을 넓힌 김선민 씨는 또 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 중인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메시지를 덧붙였다.
“취업 준비 기간은 인생에 있어서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일할 시간이 지금껏 살아온 시간보다 많을 테니까요.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이지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도전을 꼭 경험해 보세요. 성공했다면 계속 지속하고, 실패했다면 스스로에게 피드백하며 다시 도전하길 추천합니다. 이 모든 경험들이 앞으로 일할 수십 년의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