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물응용과학의 한 분야인 동물매개치료 연구로 석·박사를 취득하고 10여 년간 반려동물산업 관련 교육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반려동물산업과 학과장으로서 동물행동학, 동물훈련학, 동물매개치료 등을 강의하고 있는데요. 동물매개치료란 동물이 줄 수 있는 이점을 통해 아동부터 노인까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의 정서 불안, 자존감, 우울, 스트레스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심리치료의 한 분야입니다.

반려동물산업이 크게 성장한 이유 중의 하나로 가구 형태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1인, 2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지고, 결혼하지 않거나 자식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 딩크 가족이 자식 대신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딩펫족’, 반려동물과 단둘이 사는 ‘혼펫족’ 등의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수요도 늘어나자 다양한 서비스가 만들어졌습니다. 동물병원, 미용실, 반려동물용품 숍 등은 기존에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최근에는 반려견유치원, 호텔 등 위탁업의 증가세가 높습니다. 산업서비스도 세부화가 되면서 펫피트니스, 펫푸드, 펫 전용 리조트,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동물행동과 훈련, 반려견 미용, 동물사육사, 펫푸드, 동물매개치료 등 자격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자격시험을 첫 시행합니다. 행동 훈련에 관한 국가 공인 자격증인데 훈련사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관련 직종 취업 시 우대 사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 분야가 다양한 만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만 봐도 각자 원하는 진로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반려견 훈련, 미용이나 펫푸드 등 창업을 준비하거나, 세부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원 진학과 연구소 등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동물원, 야생동물센터에 취업할 수도 있고요.

유기 문제 등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전문가들이 제안한 의견들도 현재 법안으로 논의 중인 사안이 많습니다. 결국에는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 제도와 함께 교육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반려동물 양육 시 펫티켓이나 사회화 교육 등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한다면 양육 가구와 비양육 가구 간의 갈등도 어느 정도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이겠죠. 그저 귀엽다는 이유로 데려오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자세로 반려동물을 잘 이해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반려동물을 일방이 아닌 쌍방으로 소통하는 파트너로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저는 반려동물에게 의지를 많이 합니다. 가족이자 친구, 일할 땐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하죠. 참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존재입니다. 반려동물산업에서 종사할 꿈이 있는 분들이 반려동물을 일방이 아닌 쌍방으로 소통하는 파트너로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파트너십 마인드로 반려동물을 대한다면 학업에도, 직업적으로도 시너지가 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