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프리뷰

라면부터 치킨까지,
지금은 한식이 대세

K푸드 전성시대

한때 변방의 아시아 음식으로 취급되어 왔던 한식이 최근 ‘K푸드’라는 이름으로
눈부신 인기를 얻고 있다. 뉴욕, 파리, 바르셀로나 등 세계를 대표하는 미식 도시 곳곳에 한식당이 생겨나고 있고,
유명 팝스타들이 한식을 즐기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글. 김지연

이슈 타고 뜨거워진
K라면

지난 6월,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이 국내 한 식품기업의 매운 볶음 라면을 리콜 조치했다 일부 해제하는 일이 있었다. 이유인즉 캡사이신 수치가 높아 급성 중독 위험이 높다, 즉 ‘너무 맵다’는 것이었는데, 이 리콜 조치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글로벌 검색 트렌드에서 역대 최다 검색량을 기록하는 등 오히려 관심의 중심에 섰다.

매운 볶음 라면은 덴마크의 리콜 회수 사태 이전부터 해외에서 인기 높은 상품이었다. 미국의 한 어린 소녀가 이 라면을 생일 선물로 받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조회 수 1억 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해 K푸드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이하 농식품부)가 지난 7월 3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농식품 및 전·후방산업(K-Food+) 수출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식품 및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대비 5.2%가 증가한 62억 1,000만 달러로,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라면이다. 농식품부는 매운맛 라면이 SNS 등에서 인기를 끌며 입소문이 퍼지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돼 수출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영향력 확장하는 K푸드

K팝,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 같은 관심은 패션, 화장품 등을 넘어 음식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전통적인 한식을 넘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식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K관광 인바운드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식 메뉴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적별 외식 메뉴 소비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방한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 높은 메뉴는 치킨, 2위는 간장게장이었다.

국가나 대륙별로 선호하는 K푸드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예전부터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았던 아시아는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라면, 짜장면, 치킨, 떡볶이, 베이커리류 등 선호하는 메뉴가 폭넓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비빔밥, 김치 등 전통적인 한식은 물론 치킨, 핫도그 등의 K푸드도 인기가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즉석식품 구매율이 높아지면서 만두, 김밥, 라면 등의 즉석식품이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K푸드가 영향력을 확장하자 지난 1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연구 사례로 선정해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유난히 밥과 관련된 표현이 많다. 약속을 잡을 땐 ‘밥 한번 먹자’, 해야 할 몫은 ‘밥값’, 낮은 대우를 일컬을 땐 ‘찬밥 신세’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밥, 즉 음식이 지닌 가치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K콘텐츠의 인기가 뻗어나가고 있는 지금, K푸드를 넘어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또 어떤 재미있는 영향력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해진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23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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