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체크

낡고 오래될수록 짜릿하니깐!

힙지로에 이어 ‘힙’해진 청량리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모든 구직자와 근로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트렌드’와 ‘아이디어’이다.
<내일, 플레이스>코너에서는 면접과 업무에 영감을 불러일으킬만한 트렌드가 녹아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첫 번째 플레이스는 바로 ‘힙량리’다.

글. 정자은  참고. 오충근

복고의 재해석, 뉴트로 문화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뉴트로는 새롭다는 의미의 뉴(New)와 복고의 레트로(Retro)가 합성된 말이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옮겨온 단순한 복고가 아닌 현대에 맞게 해석해 재창조된 ‘새로운 복고’를 말한다. 때문에 기존의 레트로와는 차별성이 부여된다. 기성세대에게는 과거 자신이 경험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고, 밀레니얼 세대, MZ세대에게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문화로 다가온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성수동·을지로에 이어 이제는 청량리가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당신이 아는
청량리 말고,
요즘 ‘힙’량리

서울의 옛 관문, 청량리가 변하고 있다. 열차를 타러 오는 일 외에는 굳이 방문하지 않았던 청량리. 이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명칭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힙하다’와 ‘을지로’가 합쳐져 ‘힙지로’로 불리던 것처럼, 청량리는 요새 ‘힙량리’로 불린다. 기차역과 재래시장 말고는 특별히 찾을 곳 없던 청량리 일대가 고유의 예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새로운 촌스러움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청량리역에서 나오면 과거와 달리 대규모 주상복합단지가 곳곳에 들어섰다. 새로운 주거공간의 등장과 함께 주변 상권도 달라진 모습이다.

힙량리의 명소로는 경동시장 안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 1960’과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꼽을 수 있다.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가 더 가깝지만, 청량리역 1번 출구로 나와 걷는 것이 훨씬 ‘뉴트로’스럽다. 1번 출구에서 신호등을 두 번 건너면 청량리통닭골목과 청과물시장 등 다채로운 아이템을 파는 서울시장의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획일화된 모습의 대형 마트와 달리, 재래시장을 걷는 골목 사이사이 과거와 현재, 상인과 소비자, 대표와 근로자 다양한 모습의 공존이 존재한다.

백색가전의
투박한 디자인,
아날로그식 레버

경동시장 쪽을 향해 8분 정도 죽 걷다보면 예상치 못한 위치에 스타벅스와 금성전파사 로고가 박힌 간판을 볼 수 있다. 원래 있던 위치, 구조를 그대로 살린 곳이기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생경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LG전자와 스타벅스가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해 뉴트로에 걸맞은 핫플레이스를 조성했다.

간판은 함께 맞이하지만 먼저 접하는 공간은 바로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다. 이곳은 LG전자의 옛 모습이 재현된 레트로 콘셉트의 체험공간이다. 입구에서 방문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가상 캐릭터인 ‘금성아저씨’. 푸근한 옆집 할아버지 같은 인상으로 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을 모티브로 따왔다고 한다. 그 옆으로 LG전자가 금성 시절, 최초로 선보인 냉장고부터 TV, 세탁기를 만나볼 수 있다.

금성전파사는 마음고침과 개성고침, 스타일고침, 기분고침 등의 총 6개 코너로 구성된다. 체험과정에서 LG전자의 제품과 기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개성고침코너에선 폐가전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데, 수익금 전액 경동시장 지역상생기금으로 활용된다.

60년대 극장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다양한 세대로부터 회자되는 것은 바로 1960년대 경동극장을 개조한 곳이기 때문이다. 매장 곳곳에는 1960년대 경동극장 모습이 남아있다. 카페 입구는 극장 문을 그대로 사용했다. 때문에 영화관에 들어가는 기분이 느껴진다.

실내 역시 영화관 내부를 재현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층고가 높고 좌석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다. 계단식 구조도 그대로 살려 극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기분도 든다. 스크린을 바라보는 영화관 좌석처럼 나란히 앞을 바라보는 좌석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징이다. 재미있는 점은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가 고객 번호나 닉네임 호명이 아닌, 픽업대 스크린을 통해 나온다. 경동1960에서는 주문자 닉네임이 벽면에 영화처럼 비춰진다. 매장 앞쪽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은 정기적으로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에 오후 6시부터 30분간 진행하니 참고하자.

내일이 전하는 아이디어ONE

뉴트로 현상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 한 설문조사 결과, 뉴트로는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의 것을 좋아하거나 동경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함 한 교수는 대형 회사가 주도해 천편일률적이던 문화계에서 대중은 과거의 것을 새롭고 신선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봄 한 전문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익숙한 디지털 시대의 문물이 세련되고 완전한 것과 달리 아날로그적인 것은 투박하고 불완전함이 주는 미학이 있어 매력적일 거라는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