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자기 개발에 도전하기 버거워할 때 흔히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라는 이유를 들곤 한다.
그러나 자기 개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찰나의 시간이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습관이다.

글. 김시현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얼굴은 보름달 같고 피부는 푸석하고 허리는 실종되고 두툼해진 허리 덕에 발가락은 보이지도 않았다. 도저히 못 봐줄 정도였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돌이켜 보니 하루 이틀 만에 살이 찐 건 아니었다. 그동안 먹어왔던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디저트, 야식을 습관처럼 꾸준하게 장착해 왔던 결과였다.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은 습관으로 굳어진 시스템이다.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자리 잡기만 한다면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시간은 알아서 결과를 도출해 낸다. 의도적으로 살이 찌려고 한 게 아닌데, 습관이 시간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시간은 아무리 붙잡고 싶어도 스스로 간다. 그렇다면 시간을 나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 개발의 핵심이다. 하루에 15분 만이라도 자기 개발하는 습관을 만들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거나 지식을 확장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15분 실내 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만들었더니 운동하는 습관이 완전히 몸에 달라붙었다. 그 결과 8년째 운동을 하고 있고, 15kg 감량에 성공했다. 이처럼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15분이라도 투자하면 시간이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충실하게 채워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훈련하면 훈련할수록 변화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뇌의 신경회로는 외부의 자극이나 경험과 학습을 통해 구조가 기능적으로 변화하고 재조직된다. 인간의 뇌는 지구상의 그 어떤 동물의 뇌보다 가소성(可塑性)이 뛰어나다. 나이와 상관없이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노화하지 않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뇌의 가소성을 활용한 자기 개발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지식을 습득할 때마다 우리의 뇌는 변화하고 성장한다. 단순히 정보를 쌓는 것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매일 15분이라도 외국어를 학습하는 습관을 들이면 언어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습관은 어휘나 문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학습 과정은 뇌의 인지 기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 다른 분야의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소한 15분이 시간이라는 물리적 힘을 만나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운동 역시 뇌의 가소성을 촉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습관적인 운동은 뇌의 혈류를 개선하고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며, 기억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증가 등 다양한 인지적 이점을 가져온다.

습관은 나와 행동이 신뢰를 쌓아가는 순간이다.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고,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경험치를 쌓았다면 좋은 습관이 100년을 책임질 수 있다. 나의 100년을 책임져 줄 좋은 습관을 하루 15분 만이라도 실천해 보자. 독서, 운동, 명상, 새로운 기술 학습 등 무엇이든 좋다. 오늘 당장 시작해 보자. 15분이라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힘들 때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말자. 매일 할 수 있는 일을 해낼 때 삶은 가장 빛난다. 꾸준히 지속하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온다. 결과는 보장되어 있으니 여정을 즐기자. 우리의 100년을 빛나게 할 첫걸음을 응원한다.

김시현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삶의 무기가 되는 좋은 습관>, <멘탈 트레이닝> 등을 집필한 에세이스트 겸 사고혁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