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SNS에 접속하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UGC(User Generated Content) 마케팅으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글. 강진우
지금껏 마케팅의 주체는 엄연히 기업이었다. 즉 기업이 마케팅을 기획 및 실행하면 소비자들은 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것.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에 반기를 들고 본인의 취향에 걸맞은 이른바 ‘나만의 잇템’을 찾아 나서는 개성적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러한 현상이 본격화된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기존의 마케팅 문법에 인플루언서라는 완충 과정을 더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힘썼다. 하지만 그 수가 피로감을 형성할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함과 동시에 뒤로 몰래 제품과 광고비를 받고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리뷰 콘텐츠로 포장한 ‘뒷광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믿음과 효과성이 낮아지고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다. 그 대안으로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마케팅 대안이 바로 UGC(User Generated Content)다.
UGC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퍼트리는 콘텐츠를 일컫는 말로, 요즘 기업들은 UGC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기업이 직접 만든 홍보 콘텐츠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메시지가 핵심 내용이다 보니 감각적이거나 참신하지 않으면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반면 UGC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써본 소비자들의 가감 없는 후기가 담겨 있어 기업 홍보 콘텐츠 대비 믿음이 가며, 따라서 구매 활동에 인플루언서 콘텐츠 대신 UGC를 참고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UGC를 선호하는 경향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작년 6월 미국의 한 에이전시 기업이 18~60세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UGC에 언급된 브랜드를 신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한 비율이 86%에 달한 반면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자의 51%가 인플루언서 게시물은 읽지 않고 건너뛴다고 답했으며, 62%가 인플루언서 홍보 제품을 구매한 적 없다고 밝혔다. UGC 마케팅의 강력한 힘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들이 긍정적인 UGC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이 자발적으로 리뷰를 남기도록 다양한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는 일은 예사가 된 지 오래다. 일부 기업들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국내의 한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은 소비자들이 직접 꾸민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살펴볼 수 있는 ‘집들이’ 메뉴를 마련해 고객 유입률과 구매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글로벌 영상 카메라 제조기업은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손쉽게 영상 UGC를 제작하고 업로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영상 편집툴을 만들어 배포했으며, 미국의 케첩 제조사는 소비자들이 자사의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색다른 버거를 만드는 온라인 콘테스트를 열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다채로운 홍보 활동을 벌이는 UGC 마케팅은 솔직함과 신뢰를 무기 삼아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