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인터뷰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란 없다.
그저 열정적인 호기심만 있을 뿐이다”

배우 추영우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 불리는 아인슈타인도 재능보다는
호기심의 덕을 크게 봤다고 말했다. 재능이 사람이 가진 현재라면, 호기심은 미래이자 가능성이다.
재능이 자동차로 치면 그 바퀴라면, 호기심은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 즉 연료와 같다.
배우 추영우는 2025년 가장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글. 하경헌 기자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SLL코퍼스코리아, 넷플릭스

호기심이 이끈 열정과
도전의 연쇄작용

2021년 웹드라마 ‘유 메이크 미 댄스(You Make Me Dance)’로 데뷔한 추영우는 이 봄, 가장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26일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천승휘(사실은 송서인), 성윤겸 등 1인 2역을 해냈고, 1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양재원 역으로 인기에 불을 붙였다.

추영우의 이름과 그의 배역 ‘승휘’나 ‘윤겸’, ‘항문’으로 불리는 ‘재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배우가 됐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야말로 추영우가 배우로 나아가는 여정은 호기심이 열정의 불을 댕기고, 끊임없이 연기에 도전하게 하는 연쇄작용이었다.

“사실 제가 집과 촬영장 외에는 잘 돌아다니지 않아요. 두 작품이 공개 중일 때도 주로 집과 헬스장을 오가면서 지냈거든요. 그래서 얼마나 많은 분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셨는지 체감하지 못했어요. 감사하게도 헬스장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제가 나온 드라마가 인기가 있음을 느꼈어요. 헬스장에서는 어르신들이 ‘옥씨부인전’을 보고 주로 알아봐 주시고요. 또 친구를 만나거나 밖을 다닐 때는 ‘중증외상센터’를 재미있게 봤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추영우가 두 작품을 통해 보였던 모습은 상반됐다. ‘옥씨부인전’의 천승휘는 타고난 예인으로 모두의 눈길을 잡아끌 만큼 강렬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또 1인2역의 다른 인물이었던 성윤겸은 반듯하면서도 우직한 인물이었다. ‘중증외상센터’의 양재원은 또 달랐다. 항문외과를 꿈꾸며 편한 의사생활을 꿈꿨지만 백강혁 교수(주지훈)를 만나면서 중증외상외과로서 의사로서의 진수를 맛보기 시작한다.

“사극 연기는 연기 연습할 때 곧잘 연습하곤 했었어요. 한여름 더위가 힘들었지, 오히려 사극은 어색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1인 2역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어요. 승휘와 윤겸의 차이에 신경을 쓰면서 연기했죠. 특히 구덕 역의 임지연 선배가 ‘두 인물의 다른 부분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셔서 몸의 기울기는 물론, 말끝 같은 부분으로 구분했습니다. 의사 연기 역시 완벽하게 해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꿰매는 방법도 배우고 메스(의료용 칼) 잡는 것도 처음부터 다 배웠습니다.”

그의 선택은 호기심을
채우는 과정이다

데뷔 이후부터 그는 경찰대 신입생, 고등학생, 부잣집 도련님, 사극의 인물, 의사 등 다채로운 배역을 연기했다. 이미지 역시 천차만별이었다. ‘경찰수업’에서는 악역, ‘학교 2021’에서는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 돋보였다. ‘오아시스’에서도 부잣집 도련님으로 나쁜 행동을 일삼는다. 여기에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어리바리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머리를 올리냐, 내리냐 아니면 안경을 쓰냐, 안 쓰냐로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저 역시도 제가 신선한 모습이면 좋거든요. 제 호기심을 충족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렇게 새로운 모습에 저를 끼워 넣는다는 생각으로, 다채로운 역할을 많이 선택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원래 추영우의 꿈은 평범했다. 딱히 연예인에 대한 생각 없이 세종시의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며, 과학연구원이나 생물학자 등을 꿈꾸던 학생이었다. 원래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쾌감이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대입을 앞둔 고3 시절, 진학상담을 받으면서 호기심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물론 원하는 이공계 전공으로 진학하는 일도 있었지만, 호기심을 충족하지 않았다. 어느 날 부모님에게 갑자기 ‘가고 싶은 전공이 없다’고 선언하고 말았다. 공부 외의 다른 일에 호기심을 느꼈던 추영우는 고2 겨울 당시, 명함을 받았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 가수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엄마의 반대를 받았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던 때였어요. 제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던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역사와 외국어 공부에 모두 흥미가 있었고, 여행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결국 배우라는 직업이 저의 모든 호기심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19세에 입시연기를 배웠다. 당연히 날고 기는 경쟁자들과 대학입학을 겨뤘다. 연기도, 노래도, 춤도 모르던 그의 앞에서 다른 친구들의 실력은 출중했다. 공부를 하려 하다 진로를 변경하고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 이사까지 왔는데 학원의 200명 학생을 두고 추영우는 말문이 막혔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이 들었다. 그는 혼자 카페에서 5시간 정도를 멍하니 앉아있었다.

“저는 막 시작하는 단계였어요. 가족들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항상 잘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었던 것 같아요. 나오면 그 거짓말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서, 부족한 제 모습을 채우기 위해서 열심히, 죽어라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먹었던 마음이 제 초심인 것 같습니다.”

배우로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다

결국 재능있는 배우들을 다수 배출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비롯해 세종대, 서울예술대학교에 모두 합격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한국사 과외를 계속했고, 책도 열심히 봤다. 배우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계속 다른 장르와 캐릭터로, 그리고 성격으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저의 매력도 다양한 연기와 장르가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그 호기심을 채우는 일이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나이와 성격, 캐릭터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한 부분을 잘 살려서 새로운 작품에 채워 넣는 재료로 삼고 싶어요.”

추영우는 5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는 야망에 가득 찬 검사, 6월 방송되는 tvN 드라마 ‘견우와 검사’에서는 여고생 무당에게 구원을 받는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그의 2025년 상반기가 벅찼던 것처럼, 그의 2025년 하반기도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는 시간이 될 듯하다.

“이렇게 ‘월간 내일’ 독자분들과 만나 뵙게 돼서 즐거웠습니다. 저는 늘 예고편 아래에 ‘저 사람 추영우 맞아요?’라고 반응해주시는 댓글이 가장 좋더라고요. 그만큼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왕성한 호기심 가지시고, 이를 잘 채우시는 2025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