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하 스폿

그곳에서라면 모든 게 좋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여기서는 계절을 온전히 느끼며 걸어도 좋고,
멋진 책방에 들어가 마음껏 책을 읽어도 좋다. 그뿐인가.
마을의 경치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좋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라면,
보통의 하루가 특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글. 김민영 사진. 정우철

‘파주’의 상징
헤이리 예술마을

경기도 파주는 많은 사람이 ‘힐링’을 위해 찾는 곳이다. 서울과 가까우면서 여유롭고, 고즈넉한 자연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데다가 읽고, 듣고, 보며 예술적 감각을 깨울 수 있어서 많은 사람의 힐링 스폿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헤이리 예술마을은 쉼과 문화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사랑받는 중이다. ‘헤이리’라는 이름은 인근 마을 금산리 농요의 후반에 나오는 ‘에 헤이 에 헤이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꿈꾸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예술가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덕분에 그 흔적들이 마을 곳곳에 묻어 있다. 수많은 갤러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과 전시관, 공연장, 소극장, 서점들이 그것이다. 무려 15만 평 규모에 빼곡히 들어선 예술공간들은 헤이리를 예술의 성지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인사동과 대학로에 이어 2009년 12월 세 번째로, 문화지구로 지정될 만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동네다.

 
 

헤이리 또 다른 재미, 건축기행

헤이리 예술마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건축물이다. 걷다 보면 건물 대부분에서 ‘근사함’이 느껴지는데,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마을을 이룰 때 건축가들은 페인트를 쓰지 않고, 지상 3층 높이 이상은 짓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자 했다. 또한, 헤이리의 자연과 어울리게 설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헤이리 예술마을의 이름난 건축물들은 대부분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거나,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하거나, 사각형이 아니다. 어느 건축물 하나 눈길이 가지 않는 것이 없기에, 그저 걸으며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서점이자 북카페인 한길북하우스는 헤이리 예술마을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곳이다. 김준성 건축가가 그랜드 피아노를 콘셉트로 설계했는데,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의 설계 역시 독특하고 멋스러워 2008년 김수근문화상 건축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에 긴 복도, 그 옆에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책들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1층과 2층 사이의 한 공간에는 ‘헤이리의 건축물’에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도 만나볼 수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의 근사한 건축물은 여기뿐만 아니라 곳곳에 자리한다.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면 더 멋진 도자미술관부터, 헛간을 콘셉트로 만든 예약제 음악감상 공간 카메라타, 곽희수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대형카페까지 건축기행을 떠나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자연과 교감하며
마을 곳곳을 누비다

헤이리 예술마을의 공간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면, 바깥으로 가보자. 헤이리는 공간 곳곳이 간직한 매력도 크지만, 자연이 주는 매력 역시 큰 동네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헤이리’ 글자를 본떠 만든 조형물이 있는 ‘통일동산갈대광장공원’은 봄날, 헤이리를 찾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 중 하나다. 그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나오는 느티나무는 500여 년의 세월 동안, 이 땅을 지켜왔다. 하지만 오랜 세월 탓일까. 한때는 나무 밑동이 텅 비고, 병든 채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노거수를 복원하는 ‘아름지기 프로젝트’를 시행했고, 노력 끝에 느티나무는 지금까지 마을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푸른 잎이 무성해지면 느티나무의 모습은 더 멋지다고 하니, 그때 다시 찾아봐도 좋다. 느티나무 길을 뒤로하고 다시 또 구불구불 난 길을 따라 걸어본다. 걸으면서 느낀 것은 헤이리 예술마을의 길은 반듯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이 만든 이 굴곡진 길에 마을의 이야기가 더해져서일까. 산책길이 더없이 풍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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