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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문화 우수기업

대화와 소통으로 이끌어가는 노사의 화합 동원시스템즈㈜

대화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이 바로 대화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게 자신의 이익이 걸려 있는 직장의 일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죠. 여기, 대화를 통해 더 아름다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킨 회사가 있습니다. 노사문화 우수기업 대통령상에 빛나는 포장재 전문 생산 기업 동원시스템즈㈜를 방문했습니다.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하나의 회사 두 개의 노조가 탄생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노동운동단체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 회사에서 두 노조가 같이 있는 경우는 드문데요, 동원시스템즈㈜ 역시 기존에는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 하나만 있었지요. 그런데 M&A가 이루어지면서 2012년 5월 대한은박지를 인수하게 됩니다. 대한은박지에도 한국노총 소속의 기존 노조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이런 상황이라면 노조를 통합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겠죠. 하지만 동원시스템즈㈜는 조금 달랐습니다. 하나의 회사에 두 개의 노조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 노조와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와 노조 간 화합을 이루고자 한 거죠.

불신으로 가득했던 노조가 회사와 함께 하는 노조가 되기까지

"동원시스템즈㈜ 아산공장의 전신인 대한은박지는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은 회사였습니다. 제가 현재 노조위원장을 5선째 맡고 있는데요, 그 기간 동안 사장이 11명이 바뀌었어요. 일을 하는 직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동원시스템즈㈜ 아산공장 노동조합을 맡고 있는 조항진 위원장은 동원시스템즈㈜와 통합하기 전 어려웠던 회사 상황을 토로했는데요, 사장은 직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삶은 팍팍해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 신청을 해서 회사가 법정 관리를 받게 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M&A를 진행하면서 동원시스템즈㈜가 우선협상대상이 되었어요. 처음에 직원들은 불신에 차서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죠. 그동안 겪었던 게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장님이 아산공장에 처음 방문한 날 노동조합 사무실부터 먼저 찾았습니다. 그 모습에서 함께 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어요." 말로만 회사를 살리겠다는 태도가 아닌 실제로 솔선수범하여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굳게 닫혀 있던 직원들의 마음도 열렸다고 합니다. 기존의 동원시스템즈㈜의 노조를 '본조'라고 하는데요, 본조 이길동 노조위원장의 힘도 컸다고 해요.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의견 충돌이 있을 법한 일에도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겁니다. 회사는 사람이 자산일 수밖에 없어요. 동원시스템즈㈜도 포장재 생산 회사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300명이었던 노조원들이 16명으로 줄어드는 것을 봐야 했습니다. 그 때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오더가 오면 노조위원장이고 사장이고 할 것 없이 현장 직원과 같이 조립하고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이길동 위원장이었기에 애사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이길동 위원장은 아산공장 직원들의 마음을 문을 열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정도 경영과 투명 경영으로 만드는 평화적인 노사 파트너십

이길동 위원장과 조항진 위원장이 꼽은 평화적인 노사 파트너십의 비결은 정도 경영, 투명 경영입니다. 앞에서는 사탕발림으로 좋은 말만 하고 뒤에서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공유하여 어려울 때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쌓았습니다. 조항진 위원장은 동원시스템즈㈜의 장점으로 가장 먼저 이러한 공유를 꼽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겪었던 경영자들은 회사의 일을 직원들과 나누기를 싫어했어요. 직원들 입장에서는 내가 일하는 회사가 지금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도 알 방법이 없었죠. 그런데 동원시스템즈㈜는 모든 것을 직원과 공유했습니다. 회사의 이익이 얼마인지까지도요." 회사의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다 보니 직원들의 이해도도 높아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매월 월례회의를 통해 업무 공유를 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또한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평가 프로세스에 따른 평가 진행, 조직 MBO, KPI 설정에 따른 조직성과 달성 여부 평가, 사업부문별 달성 목표에 따른 연말 성과 인센티브 지급,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2016년)까지 진행했다고 해요. "근무 환경이 달라졌어요. 작업장은 깨끗해졌고, 10년 동안 뽑지 못했던 신규 사원들도 충원됐습니다. 직원들은 휴일근로를 전면적으로 폐지해서 토요일에는 근무를 안 하게 되었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때까지

"가장 기본은 회사가 커져야 노조도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나눠 먹을 수 있는 빵이 크면 클 수록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양은 많아집니다. 작은 빵을 서로 나눠 먹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기보다 지금 있는 빵의 크기를 키워서 모두가 배불리 먹는 것이 중요하죠." 이길동 위원장이 동원시스템즈㈜에 근무한 지도 올해로 32년째. 회사와 노조의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격한 투쟁도 하고 경찰서에 끌려가 보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오래 일을 하다 보니 결국 노조는 회사와 같이 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저는 직접 달려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 있어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달려가서 해결하죠. 아마 아산공장 노조와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점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길동 위원장의 말처럼 서로 믿음과 신뢰가 쌓인다는 것은 허심탄회한 소통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동원시스템즈㈜의 조점근 대표 역시 그러한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는데요, 일례로 사장실 문을 항상 열어 두고 누구나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요. "저는 사우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모두 한 회사 아래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반기별 2번씩 전체 회식을 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터놓고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조점근 대표는 평상시 관리의 중요성을 말하는 사람입니다. 대표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업무보고만 받고 순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과 악수를 한 번씩 더 하고 등을 두드려 주고, 갈 때마다 격려를 한다면 그 작은 것 하나만으로도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직원들에게 저 회사는 특별한 DNA가 있다. 일하고 싶은 회사다. 그런 평을 듣고 싶습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회사가 되어서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노사문화를 정착하고, 복리와 복지가 잘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조점근 대표. 아마 이길동 위원장과 조항진 위원장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요? 회사와 노조가 서로 배려하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대화를 하여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동원시스템즈㈜. 노사의 화합이란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보다 다른 입장을 배려할 때 나온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해 준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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