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만능
이름만큼이나 특수한 기술력이 요구될 듯한 '특수배관'을 전문으로 하는㈜뉴젠스는 어릴 적 꿈이 교사였다는 최봉열 대표가 이끌고 있는 기업입니다. 배움에 대한 남다른 열망으로 지금의 실력과 기술을 갖춘 그는 어느덧 어릴 적 교사의 꿈도 이룰 수 있게 됐습니다. 8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최봉열 대표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볼까요?
[글 한경희 사진 윤상영]
㈜뉴젠스는 반도체, LCD, OLED, SOLAR, 일반산업의 설비용배관과 특수배관 전문업체입니다. 2014년에 설립되어 이제 3년의 업력을 가진 젊은 기업이지만 이 분야에서 우수한 시공능력을 인정받으며 고객과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요. ㈜뉴젠스의 최봉열 대표는 평생 배움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도전의 삶을 살아오고 있는데요, 가지고 있는 국가공인자격증만 해도 10개가 넘지요. 배움이 가져다 주는 삶의 활기와 기회를 직원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전 직원들에게 1인당 2개 이상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5년 12월부터는 일학습병행제를 실시하고 산학협력을 맺어 한국폴리텍대학 등에서 현재까지 8명의 근로자를 채용하였습니다. ㈜뉴젠스의 총 근로자 34명 중 20~30대 청년 근로자가 29명으로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회사입니다. 그리고 2015년에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고 2016년에는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되는 한편, 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되는 등 기술전수의 재능나눔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Q
-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몸담고 계신 특수배관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 A
- 배관이란 유체의 이동을 위한 관을 이용한 시설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하수도, 위생난방, 소화설비, 공기조화장치 등에 사용되고 있지요. 그중에서도 특수배관은 유독물질 혹은 이를 내포하고 있는 유체의 이동을 위한 배관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분야는 독성가스가 재료로 쓰이고 특성상 라인가닥이 여러 개다 보니 배관 시공이 까다롭고 자칫 잘못 시공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설비는 특수배관시설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선소 및 해양, 육상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특수배관시설이 시공되고 있습니다.
- Q
- 특수배관 시공 기술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 A
- 제 어릴 적 꿈은 '교사'였습니다. 명문고인 김천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은 포기해야 했죠. 대학에 가고 싶어 책을 사왔던 날 아버지께서는 "네 동생들도 있다."라고 나직이 말씀하시더군요. 여섯 남매 중 넷째였던 저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김천직업훈련원(김천폴리텍대학: 현재 폐교) 건축배관학과에 들어가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후 반도체 및 플랜트 설비 제조·시공 전문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배관시공 기술력과 경험을 쌓는 동안 반도체 분야의 독성가스 배관 시공을 전문으로 하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Q
- 회사를 다니다 창업을 하게 된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 A
- 첫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제 나이는 32세였습니다. SK하이닉스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는데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었고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제 눈에 보이면서 창업에 대한 열망이 컸지요.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자 회사에서 붙잡고 동료들의 만류도 컸지만 과감히 회사를 나와 1997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반도체 장비 배관 설치 시공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이듬해인 1998년에 IMF가 터지면서 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게 돼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여러 경험을 통해 내 자신을 성장시킨 후 2014년 10월 반도체 특수가스 배관 시공 전문기업인 지금의 ㈜뉴젠스를 설립하게 되었지요.
- Q
- 지금의 회사를 다시 설립하기까지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 A
- 첫 사업을 접고는 아내에게 딱 1년만 쉬겠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둘이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내는 고맙게도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말해주더군요. 쉬는 동안 저는 새로운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1998년 5월 충북 음성에 있는 건설공제조합 기술교육원에 입학해 특수용접, 전기용접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이후 두 군데 회사를 거치고 새로운 공부도 더 한 후 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 배관 및 플랜트 설비시공 전문기업에 입사하였습니다. 그곳에서 10여 년 동안 공사업무를 담당하며 현장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고 지금의 사업을 하는데 많은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배움을 통해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은 점들이 훗날에도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Q
- 사회생활 중에도 자격증 취득과 직무교육 등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 오셨지요?
- A
- 김천직업훈련원 건축배관학과에서 산소·전기용접 등의 기술을 배우고 건축배관기능사 2급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반도체 설비 배관 시공 분야에 종사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자격증 취득과 훈련 과정을 수료하여 어느덧 10여 개의 국가기술자격증을 갖게 되었네요. 용접산업기사, 용접기능장, 배관기능장, 에너지관리기능장, 가스산업기사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릴 적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술교육원에서 직업훈련교사 양성 과정을 이수해 직원훈련교사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천폴리텍대학 기능장 과정에 입학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의 부서장과 협의하다 허락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배움의 길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대학원을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 회사를 다니며 2016년 8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접고 쉴 때도, 회사에 다니며 시간에 쫓길 때도 자격증을 따고 훈련과정을 이수하는 등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고 계속해서 제 자신을 향상시켜 나갔습니다.
- Q
- 배움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은 어땠나요?
- A
- 2007년에는 제16회 건설기능경기대회 배관 분야 전기용접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우수기능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되고 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되기도 했고요. 이렇게 교사의 꿈을 이룬 셈이죠. 또 올해 7월에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으니 꽤 만족스러운 결실이 아닐까요? 배움을 향한 저의 열정은 자녀 교육에서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도 영향을 미쳐 직원들이 조금 피곤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늘 직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고 있어 직원들이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용접·배관·에너지·가스·공조냉동·보일러·기계·방화관리·교사자격(용접·고압가스 등) 등 30여 개에 이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용접 분야 시공 인증자격도 4개나 되죠.
- Q
-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 A
- 요즘 사람들은 성공에 대해 그 열매만 바라보고 과정은 간과하는 것 같아요. TV에 나오는 화려한 아이돌도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이 있잖아요.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보려고 하지 말고 차근차근 꾸준한 준비를 해 나가며 나 자신을 만들어가기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대학을 포기해야 했을 때나 사업을 접었을 때, 회사와 배움을 병행해야 했던 시간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또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조금 더 노련하고 지혜롭게 잘 해나갈 수 있는 굳은살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배우고 싶은 젊은이가 있다면 기꺼이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배움을 가까이하며 늘 준비된 자신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달의 기능한국인
숙련기술 관련 직종에서 10년 이상 종사하면서 사회적 성과를 거둔 우수기능인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