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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제2막

쌀쌀한 바람이 남아 있던 어느 날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여러 대의 드론(drone·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이 이착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드론의 움직임을 연신 눈으로 쫓기 바쁜데요, 하지만 소란의 와중에도 박재홍 교관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드론 조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게 해 준 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자료제공. 노사발전재단]

갑작스러운 명예퇴직으로 시작된 방황

박재홍 교관이 처음부터 드론 조종을 생업으로 삼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대리점 영업과 법인 영업을 담당하는 일을 했답니다. 모형비행기는 30년이 넘는 오랜 취미였죠.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공군 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 대회'의 심판까지 했을 만큼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과 취미를 병행하며 평화롭게 지냈던 2006년 회사가 인수합병이 되면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닥칩니다. 당시 53세였던 박재홍 교관도 그 바람을 피해 갈 수는 없었어요.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명예퇴직을 당하고 맙니다. "눈앞이 깜깜했죠. 가장 먼저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인데 애들 교육비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에 걱정이 크게 들었습니다." 이직이나 전직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던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고민 때문에 명예퇴직을 당했다는 것을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고 해요. "무려 6개월이나 회사에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섰다가 저녁에 돌아왔어요. 양복을 입고 나와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무작정 돌아다녔어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천안까지 가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파고다 공원에서 해가 질 때까지 앉아 있기도 했죠."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재홍 교관은 가족들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기로 합니다. 박재홍 교관의 말에 가족들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었어요. 이에 힘을 얻어 작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익은커녕 적자만 봤습니다. 두 차례나 사업을 실패하고 난 후 지인의 소개로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취업했지만 경영상의 문제가 생겨서 그만두어야 했죠. 어떤 위로도 귀에 들리지 않는 힘든 시기였다고 합니다

희망을 품게 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박재홍 교관은 재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들고 뛰어 다니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나이가 많다는 거절뿐이었다고 해요.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회사에 찾아가면 제 이력서를 보지도 않고 나이가 몇 살이냐는 질문부터 나왔어요. 만 59세라고 말을 하면 55세 이상은 취업이 안 되니까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쌀쌀맞게 말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자괴감과 실망 같은 온갖 감정이 뒤섞였죠." 엉망이 된 마음을 추스른 박재홍 교관이 찾아간 곳은 파주상공회의소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였다고 합니다. 많은 냉대 때문에 구직을 위해 센터를 찾아가는 것조차 달갑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지금까지와는 달랐다고 합니다. 박재홍 교관을 담당하게 된 허현주 컨설턴트는 따뜻한 인사와 성심을 다하는 구직 상담으로 박재홍 교관을 성의껏 도왔다고 해요. 그러한 허현주 컨설턴트의 태도에 그동안 구직활동을 하며 얼어붙었던 박재홍 교관의 마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고 합니다. "구직자를 위한 재도약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맞춤형 상담과 다양한 지원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느 시기보다 활발히 구직활동을 하고 있던 중에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됐어요. 모형비행기 동호회에서 알고 지낸 신시균 일렉버드 무인항공기교육원 원장이 교육원의 교관 자리를 제안하더라고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의 제안인데다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점, 자신의 지식을 교육생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재홍 교관은 그 자리에서 승낙을 했다고 합니다.

무인항공기 교육원의 열혈 교관

박재홍 교관은 현재 ㈜일렉버드유에이브이(이하 일렉버드)에서 설립한 고양무인항공기 교육원에서 자격증취득을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드론은 카메라, 센서, 통신시스템 등을 탑재해 군사적 목적뿐만 아니라 항공촬영, 방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를 말하는데요, 기체 중량이 12kg 이상인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초경량비행장치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박재홍 교관은 이 드론의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온 교육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죠. 박재홍 교관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신동학 교관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무인항공기에 대한 지식도 많고 친화력도 좋아 교육생과 잘 지내는 교관입니다. 모든 교육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하기도 하시고요." 박재홍 교관은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어요. "교육생들이 자격증을 통해 좋은 직장에 취업하도록 돕고 싶어요. 그래서 교육생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뿐만 아니라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 경험도 얼마든지 알려드리고 있어요. 취업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이 제2의 인생 비결

박재홍 교관은 대학에서 전자통신과를 졸업했지만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영업 직무를 오래 했는데요, 다행히 취미로 모형비행기를 조종하는데 그치지 않고 '초경량비행 장치(무인회전익)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한 덕분에 현재의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허현주 컨설턴트는 "박재홍 씨의 자격증은 교육생들을 가르치는 업무에 잘 맞았습니다. 다른 구직자도 이처럼 해당 직무와 자신을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을 잘 드러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재홍 교관은 오랜 직장생활 끝에 자신이 진정 원했던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북 출신이었던 아버지가 고향 땅에 가고 싶다며 하늘을 보는 모습에서 비행기 조종사를 꿈꿨던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다시 시작하게 된 제2의 직업을 계속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어요. "과거 경력이 아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으신다면 남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말을 들어도 실망하지 말고 꿈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녁 해가 지면 다음 날에는 반드시 해가 뜨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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