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OVE
취업난에 허덕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 취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복지와 근무환경이 좋다고 알려진 유럽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요. 하지만 자국민 우선 취업에, 신입을 뽑지 않는 추세라 월드잡 전체 취업자 중 유럽 취업자는 5%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유럽 취업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독일 취업에 성공한 오수영 씨. 그녀의 취업 성공비결이 궁금합니다.
[글 강숙희 사진 김정호]
영국•독일 취업자 사례공유 간담회
지난 9월 13일, 서울 K-Move센터 회의실에서 오수영 씨가 강연자로 나서는 '영국·독일취업자 사례공유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오수영 씨는 현재 독일 스타트업 기업인 crobo에 근무하고 있는데요. 독일 기업에 취업하기 전에는 영국에서 여러 차례 인턴 생활을 거쳤다고 합니다. 하여 1부에서는 영국 취업과 관련한 사례공유 간담회가, 2부에서는 독일 취업과 관련한 사례공유 간담회가 펼쳐졌습니다. 각 2시간의 간담회 동안 오수영 씨는 취업 준비부터 근무와 퇴사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의 태도는 더욱 진지했지요. 1부와 2부의 참석 인원을 따로 접수 받았음에도, 1부를 경청한 참석자들이 2부까지 남아 있을 만큼 이야기에 집중하고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답니다. 간담회가 끝난 이후에도 실질적이고 궁금한 질문들이 줄을 이어 끊이지 않았고요. 여기에 오수영 씨는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며 궁금증을 풀어주었답니다. 놀랍게도 이 행사는 K-Move가 아닌 오수영 씨 자신이 직접 기획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본인도 해외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부의 해외인턴-중소기업인턴 프로그램과 K-Move 멘토링 등을 통해 도움을 받긴 했지만, 좀 더 자세하고 생생한 정보가 해외 취업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해요.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 내용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오수영 씨의 취업성공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해외인턴과 K-Move 멘토링 활용한 영국 취업
오수영 씨는 대학 시절, 덴마크·프랑스 등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느낌이 좋아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됐지요. 여러 방법을 시도하던 중 어학연수를 떠올렸고, 지중해 몰타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유럽인들과 교류하면서 해외 취업에 더욱 관심이 간 그녀는 이후 정부의 해외인턴(중소기업인턴)에 합격하며 영국으로 취업을 떠나게 됐답니다. 그곳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1인 기업을 거치 고 계약기간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영국 기업 취업을 위해 그녀는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아무도 그녀를 도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떠올린 게 바로 K-Move 멘토링을 통해 알게된 멘토였습니다. 그녀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업하고, 회사에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볼 때마다 멘토에게 수시로 전화해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질문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도움을 톡톡히 본 것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바로 취업이 된 건 아닙니다. 지원서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연락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으니까요. 하지만 미리 예상 질문을 준비하며, 무급도 불사할 정도로 각오가 남달랐던 그녀는 카페나 리테일스토어 등에도 꾸준히 지원서를 냈고, 수많은 시도 끝에 패션 브랜드 AllSaints에서 상담전화를 받는 일을 하게 됐답니다. 이후 잡플랫폼 회사인 Coople로 자리를 옮겨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빠른 일처리를 인정받아 일주일 만에 연봉을 새로 올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영국은 해고가 쉬운 나라라는 걸 그땐 몰랐습니다. 분명 인정을 받는 직원임에도 그녀는 회사의 사정으로 다른 직원들과 함께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말았으니까요. 워낙 해고가 많다 보니 따지는 사람도 없는 분위기였다는데요, 혼자서 울고불고 사정해 봤자 회사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녀는 비자 만료 전 남은 기간 동안 독일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면접마저 철저히 준비했던 독일 취업
베를린을 여행하면서 오수영 씨는 독일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에도 독일의 잡사이트를 통해 구직활동에 나섰죠. 전공이 광고홍보학인지라 처음에는 마케팅 쪽으로만 지원서를 냈어요. 하지만 연락이 없자 방향을 전환해, 코리안스피킹 쪽으로도 알아보고 전공과 다른 쪽으로도 지원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이때 이력서를 낸 곳만 해도 200여 곳, 이제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전날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에 상황을 이야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스카이프 면접을 보기로 했지요. 이 회사가 바로 현재 취업 중인crobo입니다. crobo는 애드 네트워크를 진행하는 글로벌 퍼포먼스 마케팅 회사로, 인연이 될 곳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느낌도 좋았답니다. 면접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스카이프 면접만 5~6차례였다고 해요. 그녀는 새 면접 일정이 잡힐 때마다 새로운 질의응답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면접 때마다 자신을 새롭게 소개하고, 경력이나 입사의지 등을 강조했지요. 면접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COO와의 면접까지 이르렀는데, 그녀가 준비한 질문이 나오지 않자 면접이 끝날 즈음엔 crobo의 비즈니스 목표, 한국에서의 강점등을 직접 물어가며 회사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그런 모습에 COO가 인상깊어 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하네요. 드디어 마지막 면접, 만약 그녀가 합격하게 되면 함께 일을 하게 될 팀원들과의 면접이었습니다. 미소를 가득 담고 진행된 그들과의 대화를 끝으로 그녀는 합격이라는 승전보를 올렸습니다.
더욱 현명하고 당당하게 독일 입성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힌 겁니다. 잘 지내던 영국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당한 해고 통보가 부모님에게도 상처였나 봅니다. 딸이 또 같은 이유로 상처를 받을 것을 걱정한 부모님이 떠나는 비행기표조차 지원하지 않겠다며 독일행을 극구 말리고 나섰죠. 이미 영국에서 벌어온 돈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의지가 강했던 오수영 씨는 회사에 얘기해 초기정착금을 위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어필했고, 그 기간을 한 달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회사에 비행기 티켓과 첫 달 숙소비용을 요청했는데요, 회사에서는 그녀의 상황을 이해하고, 비행기 티켓과 첫 달 숙소를 지원해 주고, 독일에 오면 3달간 독일어학원에 등록해 주는 혜택까지 주었답니다. 나아가 영국에서는 여러 차례 이행되지 않았던 취업비자도 확실한 약속을 받아두었습니다. 영국에서의 경험으로 오수영 씨는 더욱 현명하고 당당하게 독일에 입성할 수 있게 된 거죠. 2주간 각 팀에서 상세한 트레이닝을 받은 그녀는 본격적으로 한국 광고주를 컨택해 마케팅을 유치하는 세일즈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2주 만에 첫 광고주와 다이렉트 계약을 성사시켰죠. 이후 이어진 2번째 광고 계약 성사. 1년간 그들이 작업했음에도 성사되지 않았던 곳인데, 해 낸 것이었죠. 이후 취업비자는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그렇게 오수영 씨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crobo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출장 겸 휴가차 한국에 나와 있지요. 오수영 씨는 할 말이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네요.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입니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견디기 힘들 만큼 상처도 받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지만 어차피 겪을 일로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버틸 수 있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기회가 닿으면 우선 시작하세요. 전 마케팅만 고집했으나, 세일즈 업무를 해본 후 제 적성에 잘 맞는다는 걸 알았거든요. 또 해외 취업만 생각하고 떠나기보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지 등 실제 사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춰 구체적으로 꿈을 꾸세요. 현장에 가서는 그 꿈을 쉽게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하며 생활하면 정착도 잘 해 낼 수 있을 겁니다." 오수영 씨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해외 취업을 원하는 많은 이들에게 가능성의 희망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수영의 해외 취업 지원 어드바이스
- 해당 국가의 덜 유명한 잡사이트가 때론 더 도움이 된다. 또 에이전트를 활용하기보다 직접 지원활동을 하라. 한국의 K-Move나 해당 국가의 취업 관련 기관을 활용하거나, 직접 원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내도 된다.
- 독일의 경우, 이력서는 독일어로 쓰면 더 좋지만 영어로 지원해도 괜찮다.
- 이메일 주소로 커버레터 형식의 이력서를 첨부해 보내면 반응이 더 좋다.
- 경력이나 전공이 지원 업무와 다를 경우 지원 사유를 명확히 밝혀라.
- 인턴 지원도 두려워 마라. 실질적으로 인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오수영의 면접 노하우 어드바이스
- 예상 질문을 준비하라. 구글 검색을 하면 나라별로 자주 묻는 면접 질문들이 나온다.
-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간절함을 어필하라.
- 요청사항이 있으면 요구해도 된다.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언어는 조금 부족해도 된다. 의사 표현을 천천히라도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 마지막 질문으로 "만약 내가 떨어진다면 어떤 이유로 떨어지게 될지"를 물어라. 그들이 애매해하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마지막 해명의 기회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