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제 우수 기관
중소기업에서 사원을 채용했을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바로 '교육훈련'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현장과 맞지 않아 다시 교육훈련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육훈련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죠.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민을 덜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
우수한 교수진과 최신 시설을 갖춘 부산 지역의 공공훈련기관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이하 개발원)은 1991년 문을 연 이래 조선, 해양플랜트 설계, 자동차부품 설계 및 가공, 전기·전자분야 등 인력 채용 수요가 많은 부산 지역 밀착형직종을 선정하여 채용예정자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발원은 현재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과 회사가 가르쳐 주기 힘든 기술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기업 현장 맞춤 교육훈련을 제공합니다. 지역별로 교육훈련센터를 운영하여 더 많은 부산경남 지역의 중소기업 재직자들에게 더욱 많은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현재 녹산, 화전, 미음, 동부산, 양산, 김해 등 10개 훈련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처음으로 실시하게 된 일학습병행제
개발원 기업협력처의 윤상돈 처장은 중소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고 난 후 활용을 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 2014년 개발원은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게 됩니다. "2012~2013년부터 학력파괴 바람이 불었죠. 꼭 대학을 가야만 취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도 생겼고 기업들도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인재를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에는 조기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주원인 중하나는 멘토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개발원은 신입사원의 조기퇴직을 막고 성공적인 정착을 하기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어떻게 실시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금세 벽에 부딪혔다고 해요. "저희 개발원으로서는 처음으로 해 보는 사업이었어요. 대상 기업 선정부터 고충이 시작되었는데요, 개발원과 교육협약을 맺은 기업은 있었지만 하지만 기업들 역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처음에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초의 협약 기업은 33곳이었는데요, 이 역시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힘들다며 손을 놓는 경우가 발생했죠." 윤상돈 처장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산업인력공단과 폴리텍대학을 수시로 찾아가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개선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훈련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했어요. 협약 기업 맞춤 채용 행사를 개최하고 구인 매체 활용홍보를 지원했죠. OJT 훈련 준비를 위해 전담 인력 특별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했고, 협약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학습이 잘 되는지 능력단위별 평가 표준과제를 개발하고 외부 평가 대비를 위한 컨설팅도 지원했죠." 학습근로자 모집이 끝나면 훈련 실시 전에 기업체 대표와 기업 현장 교사가 간담회를 거쳐서 훈련 계획을 확정 지었습니다. 기업의 특성에 맞추어서 어떤 프로그램이 적합한지를 고려하였어요. 또한 전담인력(기업현장 교사와, HRD 담당자)에도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훈련실시 전에 학습근로자와 미리 만나 HRD-NET 사용법과 업무 절차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OJT 훈련 실시와 동시에 기업에 현장 관리자를 배치했습니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직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교육훈련과 지도를 병행했죠. 담당자를 두어 이력카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상담 내역은 모두 기록하여 관리했습니다." 그 결과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아주 높았던 기업에서 일학습병행제 실시 후 정착률 75%를 기록하였다며 개발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트렌드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원의 일학습병행제는 현재 6개 직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직무를 다양하게 늘리는 것보다 특성화를 고려하여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입니다. "6개 직종은 개발원에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직종들이 대부분입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사업이 발달한 곳인데요, 그 특성에 맞춘 직종들이 있습니다." 개발원에서 가장 많은 협약 기업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선박설계입니다. 개발원 협약기업의 약 62%가 선박설계 관련 기업인데요, 개발원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에는 영국 AVEVA(아비바)사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AVEVA사는 에너지 및 조선, 해양플랜드 산업을 위한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상위 10 개 조선소 중 9개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조선업계 세계 1위의 업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기술,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발전소, 중공업, 조선 및 해양플랜트 설계용 소프트웨어를 납품하기도 했어요. 개발원은 이러한 AVEVA사의 트레이닝 센터로 지정이 되었는데요,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합니다. "AVEVA사의 트레이닝 센터로 지정이 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연간 라이선스비가 면제가 되었고, AVEVA사의 설계 전문 엔지니어 강사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날까지
윤상돈 처장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평생 직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고 다듬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무궁무진합니다.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필요로 합니다. 자기자신만의 특성화된 내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윤상돈 처장은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기술과 기능보다는 개인의 소양과 인격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개발원에서는 미취업자들과 학습근로자의 교육훈련시에 이러한 점도 고려한다고 합니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교육훈련을 받아야 하는 학습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윤상돈 처장은 일학습병행제가 더욱 정착이 된다면 개별 기업체의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하여 맞춤 교육훈련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일학습병행제로 부산지역 중소기업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는 개발원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개발원은 앞으로도 일학습병행제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쏟겠다고 했는데요, 그말처럼 많은 청년들이 일학습병행제를 통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