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구독신청

테스트 내 일(my job)이 내일(tomorrow)이 될 때까지! 월간 "내일"이 국민과 함께합니다.

이름
배송받을 주소

* 이름: 김열심 | 주소 입력 예시 서울특별시 중구 충정로 OO

*매월 초 발행인 책자배송 완료 후에 구독신청을 해주신분들께서는 익월호부터 배송이 시작됩니다.

구독신청

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home > 꽃씨를 심다 > 내일 프로젝트

내일 프로젝트

매달 새로운 영화들은 우리가 다 볼 수 없을 만큼 쏟아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개봉하는 영화 중에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꼽으라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자막은 작고 내용 전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서 최신 영화를 즐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답니다. 여기, 어르신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있습니다. 추억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실버영화관, 추억을 파는 극장이 그것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세계 최초로 개관한 실버영화관, 추억을 파는 극장

2009년 종로에 있는 낙원상가 4층에 세계 최초의 실버영화관인 '추억을 파는 극장'이 개관합니다.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이었던 허리우드 극장이 실버영화관으로 탈바꿈한 거였죠. 추억을 파는 극장의 김은주 대표는 영화 마케팅 전문가였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입사한 공기업에서 나와 영화 마케팅을 시작한 게 1990년대였다고 해요. 그 당시 지금은 없어진 서대문 화양극장에서 시작한 시사회 대관 사업으로 소위 '대박'을 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대부분의 영화관이 멀티플렉스로 전환되면서 단관 영화관의 시대가 저물게 됩니다. "허리우드 극장 쪽에서 저한테 임차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연락이 왔어요. 임대 조건이 파격적이어서 흔쾌히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을 시작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종로를 3개월 동안 돌아다녔죠." 종로에서 시작할 수 있는 영화 관련 사업이 무엇일지 생각한 김은주 대표의 눈에 탑골공원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탑골공원을 찾는 어르신들은 장기나 바둑을 두거나 그것을 구경하는 것 외에는 다른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전무하다시피 했죠. 궂은 날씨에 "비가 와서 갈 곳이 없네.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고민하는 어르신의 말을 듣게 된 김은주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옛 정서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기로 결심합니다. 만 55세 이상 어르신들이 단돈 2천 원에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는 실버영화관, 추억을 파는 극장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영화계 제1호 사회적 기업

추억을 파는 극장이 개관한 첫 해의 관람객은 6만5,000명. 개관 이후 어르신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2016년 영화 관람객은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이윤을 생각한다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반대로 이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꼭 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했죠." 김은주 대표는 추억을 파는 극장의 장점이 경쟁자가 없다는 것으로 꼽습니다. 아무도 하려고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추억을 파는 극장은 극장 임대비, 관리비,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수준이라고 해요. 특히 첫해에는 외국에서 다수의 영화 필름을 사 와야 했기에 적자 폭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 놓은 필름이 쌓이게 되면서 적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해요. "저희가 영화계 1호 사회적 기업이에요.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한국형 사회적 기업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를 구성하다

추억을 파는 극장의 영화 상영 스케줄을 보면 3~4일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영화가 상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일같이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라고 해요. "처음 영화관이 문을 열었을 때는 2주에 한 번씩 영화를 바꾸었어요. 그런데 갈 곳이 없는 어르신들이 같은 영화를 4~5번씩 보면서도 영화를 바꿔 달라는 말을 못하는 거예요.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영화를 자주 바꾸면 이 영화관이 없어질까 봐 말도 못했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로 김은주 대표는 영화 상영 스케줄을 점점 타이트하게 조정해 현재의 3~4일에 한 번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합니다. 영화 선정은 직접 하기도 하고, 그 시절에 1~10위 안에 들었던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기도 합니다. 또 어르신들에게 직접 보고 싶은 영화를 신청받기도 하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애수]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고전 명작들은 2~3년에 한 번씩 앙코르 상영전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영화만 보여주고 끝인 곳이 되고 싶지 않아요.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주는 곳이 되고 싶어요." 그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로 추억의 쇼입니다.

김은주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쇼를 보여 주고 물건을 파는 사기와 같은 공연에도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해요. 전문적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아닌 물건을 판매하는 직원들이 진행하는 어설픈 쇼였는데도 어르신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하는 공연이라며 좋아하셨다고요. 그래서 송해, 최주봉 같은 진짜 전문가들로 구성된 어르신들을 위한 쇼를 저렴한 가격에 보여 드리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고요. "표는 3천 원만 받아요.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만 진행했는데,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셨어요. 점차 수를 늘려서 일요일에 두 차례, 한 달에 8번 공연을 합니다." 일요일에 하는 추억의 쇼는 오후 1시와 3시에 진행되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오전 10시가 되면 이미 모든 표가 다 나가고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쇼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김은주 대표의 인맥으로 섭외를 한 것이고,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 때문에 출연료를 거의 안 드린다고 해요. 그럼에도 연예인분들 역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와서 재미있게 진행을 한다고 합니다.

더 많은 실버 문화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도록

추억을 파는 극장에 가 보면 현재 많이 볼 수 있는 영화관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관에 자리하고 있는 자동발권기는 찾아볼 수 없고, 매점의 간판 역시 낡았어요. 영화관 곳곳에는 추억의 헐리우드 스타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죠. 1970~80년대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어르신들이 저한테 영화관 시설 바꾸는 데 돈 쓰지 말라고 할 정도예요.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거죠." 실제로 어르신들은 추억을 파는 극장이 경영난에 문을 닫을까 봐 청와대나 서울시에 지원을 해 달라고 건의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어르신들의 마음 때문에 김은주 대표는 영화관 개관 이후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극장에 나오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하네요. "영화 관람료 2천 원. 여기서 더 이상 올릴 생각은 없어요. 추억의 쇼도 더 늘릴 생각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서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김은주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외받는 계층이라 할 수 있는 40~50대 장년층 분들을 위한 공연도 계획 중이라고 해요. 여기에 청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모든 세대가 이곳에서 문화를 공유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세대 공감'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행동이 빠르지는 않은 어르신들처럼 느릿하지만 조금씩 발전해 나가고 있는 실버영화관 추억을 파는 극장.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노년 생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는 김은주 대표의 바람이 꼭 실행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회적기업 지원

  • 사회적 기업 :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과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비영리 법인 포함)
  • 지원 내용 : 경영컨설팅 및 전문인력채용 지원, 인건비 지원, 시설·운영비 대부, 공공기관 우선 구매, 세제 면제 등

※ 사회적 기업 인증요건, 자세한 지원내용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www.socialenterprise.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진구독신청

30117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422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All contents (c) Copyright 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reserved.[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