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 가이드
인재를 채용해 회사 업무에 적응시키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회사의 기준에 맞는 인재를 뽑았다고 해도 그 인재가 일을 잘할지, 어떤 직무에 가장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사원을 채용하고 교육을 진행시키면서 시간과 금액을 적잖이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광명전기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반세기가 넘는 업력을 가진 ㈜광명전기
㈜광명전기는 1955년 설립되어 6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산업용 중전기기 전문제작업체로 길을 걸어 왔습니다. 수배전반 중전기 제조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Smart Grid의 기술과 지능형 전력 IT 사업까지 생산을 확장했는데요, 수처리 통합감시제어시스템, BUSDUCT, 개폐기, 차단기 및 철도와 원자력발전사업 분야 등 중전기기 메이커로 확장을 계속하면서 안정적인 사업과 제품군을 갖추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사업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 온 결과 국내 최초로 25.8KV GIS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어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 2012년 태양광발전시스템 시공 등 신재생에너지부문의 태양광 제품 사업으로 도전을 지속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도전정신 때문인지 2010년 최초로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4년에는 매출 1,3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전력분야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광명전기는 큰 꿈을 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입사지원서에서 인재 찾기
㈜광명전기의 유관형 차장은 NCS의 도입 배경을 이야기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입사지원서에서 인재를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꼽았습니다. NCS를 도입하기 전까지 ㈜광명전기 역시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는 입사지원서와 비슷한 스펙의 사람들을 채용했다고 합니다. "4년제 대학 졸업, 토익은 얼마, 다른 외국어 자격증은 무엇이 있는지, 봉사활동은 어땠는지 같은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입사지원서를 받았죠. 그러다 보니 지원하는 사람들도 팀명만 보고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 때문에 전기라는 특수직종과 어울리지 않아서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일단 지원부터 하고 보자~" 하는 지원자가 상당수 있었다고 합니다. 채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조건이 마음에 들어서 면접을 보려고 하면 오지 않는 경우도 생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부터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직무기술서가 있긴 했지만 채용이나 교육, 훈련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어요. 지원자들의 스펙과 수준이 거의 비슷비슷하다 보니 어떤 사람이 진짜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인지 찾기도 어려웠죠." 신입 교육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감에 따라 상황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방법을 몰랐던 ㈜광명전기. 회사에 맞는 평가 지표가 새롭게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채용의 큰 틀을 바꾼 NCS
㈜광명전기에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NCS를 도입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은 그 즈음이었습니다. "NCS가 무엇인지 설명을 듣는데 우리한테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했어요. 회사와 직무에 맞는 인재 선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NCS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광명전기는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갑니다. 핵심 직무를 구체화하고 세분화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도출했어요. "저희는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가 필요했던 거죠. NCS 기반 채용을 저희 회사에 맞게 만들기 위해 컨설팅도 받았습니다." ㈜광명전기는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NCS 기반 채용을 확립하기 위한 NCS 기업활용 컨설팅을 받게 됩니다. ㈜광명전기의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설계팀 및 기술연구소의 채용과 직무교육 체계를 바꾸기 위해 공고문, 입사지원서, 직무수행능력평가, 직무기술서 등을 능력 단위에 맞게 개편하는 작업이었어요. "직무기술서를 정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현장을 돌면서 임원과 팀장을 대상으로 직무 기술 인터뷰도 실시했고 직무별 채용 시 필요한 주요 이슈도 정리했어요. 직무분석 결과를 토대로 NCS 대분류, 중분류, 세분류, 능력 단위를 현장과 공유하여 검토를 거쳤습니다." 이렇게 직무기술서와 직무분석을 끝내고 난 뒤 ㈜광명전기는 채용공고문을 개발합니다. 입사지원서도 NCS를 기반으로 새롭게 탄생했어요. 이력서에서는 사진, 대학과 같이 필요하지 않은 항목은 빠지는 대신 자신이 가진 기술은 어떤 것이며,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까지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지원서만 봐도 어떤 직무를 알고 있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선입견을 없애고 객관성을 높여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자 했죠." 면접 위원들의 반발도 있었다고 합니다. 입사지원서를 개발할 당시 면접위원, 각 팀의 팀장과 임원이 참여했는데요,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것은 물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고 해요. "워크숍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차츰 이해를 시켜 나갔습니다. 현재는 어느 정도 적응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세심한 준비를 마치고 NCS 기반 채용시스템을 도입했더니 효과가 달라졌습니다. 가장 먼저 지원자 수는 조금 줄었지만 지원부터 하고 보는 지원자는 없어졌다고 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직무는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지원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직률도 줄었어요. NCS 도입 전인 2015년의 이직률이 14%였는데 현재는 9%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NCS로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현재 NCS로 인해 채용, 교육, 훈련, 인사 같은 분야에 직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NCS가 더 빨리 정착될 수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고쳐야 할 점도 많습니다." 유관형 차장은 'NCS 전용 온라인 채용시스템 폼' 개발과 생산직에 맞는 NCS 채용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생산직의 이직률이 다른 분야에 비해 높기때문에 이에 맞는 NCS 채용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NCS 관련 추가 직무가 개발될 경우 저희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한 입사지원자에게 이런 입사지원서는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요, 많이 고생하긴 했지만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광명전기는 동종업계에서 사실상 거의 최초로 NCS를 도입했습니다. 유관형 차장은 ㈜광명전기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서 다른 회사에서도 NCS를 도입하여 적합한 인재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입사 직후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일을 하게 되는데요, 이는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사실 1년~1년 6개월 정도의 교육 시간이 필요합니다. 신입직원의 역량으로는 부담이 많죠. 이 때문에 직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학습병행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인력양성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알지만 문제에 접근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체계화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인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면 처음의 수고로움은 미래의 값진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 선도적인 NCS 채용으로 채용과 교육의 틀을 바꾸어 전진하고 있는 ㈜광명전기의 앞날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