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家양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정부에서는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지요. 유연근무제란 근로시간(시간선택제, 선택적 근로, 탄력적 근로 등)이나 근로장소(재택근무, 원격근무)에 대해 유연성을 갖는 제도인데요. 이 중 근로장소에 대한 유연근무를 지원하는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이 2017년부터 새롭게 실시되었답니다. 이에 집중적인 소개를 통해 일과 가정 양립이 얼마나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는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글. 강숙희]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는 유연근무가 필요해요
지난해 OECD에서는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실태 조사인 '더 나은 삶 지표'를 각국에서 조사해 발표했답니다. 이 조사에는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미국, 일본 등 38개국이 참여했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지표에서 28위를 차지했어요. 또 여러 항목 중 '일과 삶의 균형' 지표에서 특히나 낮은 36위라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죠. 사실 우리는 이에 대한 개선의 답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선진국들이 이미 도입해 성과를 거두었고, 우리나라도 실시하고 있는 유연근무제가 답이죠.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유한킴벌리, 하나투어, 신한은행 등에서는 유연근무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근로자들은 일과 가정 양립과 직무에 대한 만족을 나타냈으며, 기업은 생산성과 이직률 감소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하고 있답니다. 특히, 근로장소를 유연하게 하는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즉 스마트워크를 통해서는 출장비 절감, 사무공간 감소로 운영비용 절감, 직원만족도 증가, 효율적인 업무로 생산성 증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요.
제도 실행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을 마련했어요
하지만 좋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택근무 시도 비율은 고작 3%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 38%, 네덜란드 29%, 일본 11%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죠. 이유를 들어보니 '재택·원격근무에 적합한 직무가 없어서', '대면 중심의 직장문화가 강해서', '인건비나 시스템 구축 등의 비용 증가가 발생해서'라고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인프라 마련 등 일하는 장소의 유연화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 더욱 저조했다고 해요. 이러한 점은 인식 전환은 물론 실질적인 실행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스마트워크를 위한 지원을 펼치고 있답니다. 미국은 재택근무 세액공제, 일본은 텔레워크 인프라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요. 우리나라 고용노동부도 업계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새로운 지원 정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데요. 2017년부터는'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근로장소를 유연하게 하는 스마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려 합니다. 우리나라도 기존에 정부의 재정지원이 실시되고 있었지만, 2017년부터 시행되는 지원에는 현재의 간접노무비 지원을 넘어 인프라 구축 지원까지 추가됐어요.
일과 가정 양립 환경 개선 지원의 변화
(기존) 유연근무 간접노무비 지원 | + | (2017년)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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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1인당 연 최대 520만 원 | (직접지원) 시스템 구축비 최대 2,000만 원 (융자지원) 설비·장비 구축비 최대 4,000만 원 |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은 이렇습니다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은 일하는 장소가 유연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재택·원격근무 등을 도입하는 사업주에게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지원하는 내용은 최대 2,000만 원의 직접 지원과 최대 4,000만 원의 융자 지원이 있습니다. 시스템 구축은 직접 지원하고, 장비 구입은 융자로 지원하고 있지요.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은 가까운 고용센터 기업지원과로 신청서와 계획서를 제출하면 되고요. 원격근무제 도입 목적과 실천 가능성, 계획의 구체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승인을 거쳐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재택근무제 : 근로자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제도
- 원격근무제 : 주거지나 출장지 등과 인접한 원격근무용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하거나,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근무하는 제도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 내용
지원방식 | 종류 | 지원금 | 지원금 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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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지원 | 시스템 구축비 | 총 투자금액의 25%한도 내에서 최대 2천만원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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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 지원 | 설비‧장비 구축비 | 총 투자금액의 50% 한도 내에서 최대 4,000만 원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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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지원 대상 4개 기업의 승인비결은 무엇일까요?
'최근 심사위원회를 통해 풍림무약, CIC라이프, 올하우, 장원커뮤니케이션 등 4개 기업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선정된 기업은 지원금의 1/2 범위에서 선금을 신청할 수 있고, 남은 지원금은 인프라 구축 완료 후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승인된 기업은 근로자의 근무만족도, 업무집중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재택·원격근무를 도입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선정된 풍림무약의 이정석 대표이사는 "이번 지원을 통해 원격근무 조기도입이 가능해졌고,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으로 인재 확보와 이직률 감소가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유연근무제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답니다. 더불어 심사위원회도 "승인기업 선정심사 시 유연근무 확산에 대한 사업주의 의지가 명확하고, 시스템 구축 및 제도 도입 계획, 유연근무 정착방안 등이 구체화되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혀 기준을 명확히 했지요. 그럼 여기서 잠깐,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의 의지가 돋보이는 신청내용을 살짝 들여다볼까요?
원격근무제 신규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 기업, 풍림무약
회사소개 | 완제 의약품 제조업, 근로자 199명(남 119명, 여 8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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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배경 | 출산·육아문제로 숙련인력의 이탈 및 잦은 조퇴로 인한 업무지연 |
사업계획 | 단독업무수행이 가능한 본사 사무직 중 육아 병행 근로자 중심으로 사무실 또는 주거지 인근에서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그룹웨어 및 보안시스템 구축예정 |
기대효과 | 근로자의 근무만족도 및 업무 몰입도 향상, 여성의 경력단절 감소 기업의 생산성증가, 우수인력 유입을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 |
재택근무제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 기업, CIC라이프
회사소개 |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근로자 70명(남 31명, 여 39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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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배경 | 소프트웨어개발업무 특성 고려, 근로자의 만족도 증대 및 회사의 운영비 절감 목적으로 재택근무제를 도입했으나 상용메신저 활용한 재택근무로 비효율성 및 보안문제 내재 |
사업계획 |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사무실 출근이 어려운 소프트웨어 개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정보시스템과 사무기구 등 설비 도입 계획 |
기대효과 | 기존 운영 재택근무방식의 비효율성 해소, 취약한 보안문제 극복, 근로자의 근무만족도 향상, 기업의 생산성 증가 |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이번 지원에 대해 김경선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일하는 장소에 대한 획일적 관념 때문에 재택·원격근무가 보다 효율적인 직무에서도 활용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면서 "신설된 정부지원을 계기로 기업의 일하는 장소를 다양화하려는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정책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제는 재택·원격근무를 도입해도 이에 따른 기업부담이 확 줄어든 만큼 많은 기업들이 제도를 잘 활용하기 바라며, 이를 통해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진정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고용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