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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단절하다

보기만 해도 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머릿속에는 고운 생각을 담고, 입으로는 예쁜 말을 합니다. 표정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손으로는 성실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말은 다소 느리지만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전자출판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한 배병우 씨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길을 찾지 못했던 어린 시절

배병우 씨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대학을 정할 때 미술대학으로 갔다고 해요. 전공은 공예디자인으로 정했는데요, 이 전공이 배병우 씨와는 잘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농담처럼 말하는 게 있는데요, 청각장애인 특유의 귀얇음이라고요. 전공도 주변에서 좋다고 하니까 공예디자인으로 선택을 했던 거였는데요, 저와는 잘 안 맞았어요." 성실한 성격으로 대학은 무난히 졸업을 했지만, 맞지 않았던 전공 때문에 공예디자인 분야로 취업을 정하기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길을 찾지 못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해요. "3년이나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어요. 하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두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됐죠."

직업능력개발원이 찾아준 적성과 뜻밖의 인연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찾기 위해 배병우 씨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길은 워크넷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이 그것입니다. "일산에 있는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1년 과정으로 디자인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곳에서 디자인의 기본을 익혔습니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도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알게 됐어요."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실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배병우 씨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나가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2013년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거쳐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나가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많은 연습이 있었다고 해요.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어요. 아내도 청각장애인인데요, 웹디자이너입니다. 대회에 나가기까지 아내와 색감과 디자인적으로도 교류를 많이 했는데요, 그것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배병우 씨는 일산직업능력개발원 수료 후에 파주출판단지 안에 있는 큰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어요. 직원 수가 많은 큰 회사였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일을 자기가 알아서 잘하면 큰 터치가 없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큰 회사다 보니 모든 작업이 시스템화되어 있는 곳이었어요. 저는 거기서 표지 문구 교체, 색 바꾸는 일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일을 기계적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기획 등 다른 파트로의 전입도 청각장애라는 벽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병우 씨는 자신만의 기술을 좀 더 갖고 싶었기에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 둡니다.

땀과 노력의 결실로 얻은 금메달

회사를 그만둔 배병우 씨는 본가가 있는 창원에 있으면서 가까운 부산에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합니다. "개발원에 있을 때부터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는 틈틈이 출전했는데요, 처음에는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제 장점인 끈기를 살려서 계속 연습하면서 도전했죠." 배병우 씨는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다음 해에는 은메달, 그 다음 해에는 금메달을 획득합니다. 금메달 획득 후 나간 첫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아쉬움이 남는 2위를 했지만, 이어 실시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국가대표 선발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국가대표가 된 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합동훈련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연습은 조금 힘들었어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를 연습해야 하다 보니 언어 문제도 해결해야 했거든요. 제가 완성한 편집물이 외국인 심사위원들에게 거부감 없이 읽힐 수 있으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했어요." 배병우 씨는 자신의 성장을 지도위원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고 어떤 부분을 살려야 하는지 세심하게 지도해 주었다고 합니다. 배병우 씨 역시 틈틈이 디자인 도서와 잡지를 읽고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가 열리는 프랑스의 현지 자료 탐색과 정리도 하며 준비에 만반을 기했다고 해요. 그렇게 100일간의 훈련이 끝나고 처음으로 도전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배병우 씨는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됩니다. "사실 꿈꾸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제가 금메달인 줄도 몰랐어요. 전광판은 멀리 떨어져 있었고 많은 사람들 때문에 소리가 잘 안 들렸거든요. 지도위원님이 저한테 앞으로 나가라고 하는데, 얼떨떨한 마음으로 나갔어요. 점점 전광판이 가까워질수록 제 이름이 보였죠. 현실 감각이 좀 없었어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배병우 씨는 현재 세종시의 한 기획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을 한 지는 약 1년 정도 지났는데요, 작은 회사라서 기획부터 모든 일정을 직접 진행해야 하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청각장애가 있어서 디테일한 수정은 사장님이나 동료가 전달해 준다고 하는데요, 든든한 동료가 있는 것도 행복하다고 해요. "저는 조금 늦게 시작했잖아요. 아직까지는 저를 갈고닦아야 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현재 계획으로는 40세가 될 때까지는 제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아주 능숙해지는 것이 지금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예요. 사장님도 많은 배려를 해 주셔서 어려운 점도 많지만 점점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더 넓은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배병우 씨는 최근 달력에 직접 그림을 그려서 삽입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일러스트였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좋게 나와서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도전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도 계속 도전할 생각이에요. 전자출판으로는 이미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까 시각디자인 같은 다른 분야로도 도전을 해 보고 싶어요." 배병우 씨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항상 옆을 지켜 준 아내와 세심하게 코치해 준 지도위원, 회사의 사장님과 동료들까지, 자신의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꿈을 이루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주저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옆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할 수 있었거든요. 내 성장을 위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꿈을 이루는 것이 좀 더 가까워질 거예요." 실패에 좌절하지 않으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병우 씨가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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