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만능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의 많은 부분은 가구로 채워져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잠시 쉬는 소파, 음식이나 간식을 먹는 식탁, 편안하게 누워 잠을 청할 수 있는 침대까지. 가구는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입니다. 5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강명훈 대표는 이렇게 우리 일상에 필요한 가구를 생산하며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주력한 사람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한국 TA는 2000년 설립해 올해까지 17년째 정직과 신뢰의 장인정신으로 디자인 가구 설계 및 시공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상업용 가구, 가정용 가구, 공공기관 인테리어 가구 등 다양한 목재 가구를 직접 디자인해서 공급하고 있는데요, 한국 TA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 넘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5년 매출 150억 원을 돌파하였으며 2020년까지 매출 300억 원 달성에 이어 2030년에는 세계 10대 가구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TA 본사 건물 앞에는 상품 전시장도 있어서 이곳에서 상품 견학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축적된 경험과 선진 디자인 정보 습득 및 시대적 트렌드를 파악하여 사무공간, 주거공간, 상업공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주력해 국내 가구산업 발전에 기여한 데 이어 중국, 베트남 현지 법인을 통해 국내 목재 가구 제조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기도 합니다.
- Q
-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가구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 A
- 홀어머니와 함께 12세에 상경을 했습니다. 당시 누나와 매형이 작은 가구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어머니는 공장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일을 하셨고, 저는 학교에 다니면서 가구 공장 일을 도왔어요. 어릴 때부터 목재를 만지고 가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눈으로 보면서 자랐습니다. 자연스럽게 가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죠. 고등학교는 서울 북공업고등학교(현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기계과에 다니면서 졸업 전에 전기용접기능사 2급 자격증도 땄어요. 졸업하고 나서는 매형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군대에 가기 전에 1년 정도 일을 했고 군 제대 후에는 다른 가구 회사에서 5년 정도 일하며 가구 제조 기술을 배웠습니다.
- Q
- 외환위기 당시에 창업을 하셨는데요, 어려운 시기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 A
- 32세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아이가 셋이 있었는데요, 우리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IMF 여파로 경제가 너무 어려워졌어요. 아파트 대출금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주식에 투자했던 돈도 모두 잃었습니다. 새벽에는 우유배달을 하고 직장을 나가면서 일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욕심을 부렸습니다. 자금은 하나도 없을 때였어요. 다행히 신용보증기금에서 3,000만 원, 은행에서 3,000만 원을 빌려서 6,000만 원의 자금을 가지고 지하에 공장을 창업할 수 있었어요. 주변에서는 경제가 어려운데 창업을 하면 안 된다고 말렸지만 저는 잘해 낼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시기를 잘 탔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기존에도 계속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으면 IMF 상황에서 힘들었을 거예요. 경제 위기로 일감은 줄어드는데 직원들 월급과 공장 규모를 당장 줄이기는 힘들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작은 규모로 새로 시작하는 거라 부담이 없었어요. 10개월 정도 그곳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다른 곳에 공장을 얻을 수 있었죠
- Q
- 지금 이렇게 성공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아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성공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A
- 창업 당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성실함과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었던 터라 주문은 조금씩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거래처 확보를 위해서 밤낮없이 뛰어 다녔어요. 납품 날짜를 맞추기 위해서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맞추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식당을 창업하시는 고객이 3일 후에 가구가 필요하다고 하면 밤을 새우더라도 3일 만에 완성해서 납품을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힘든 와중에도 즐겁게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 않고 즐겁게 일을 진행했죠. 대표가 행복하게 일을 하니 직원들도 잘 따라와 주었던 것 같습니다.
- Q
- 가구를 정말 사랑하는 것이 느껴지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가구의 장점과 매력을 꼽아 보신다면요?
- A
- 일상생활 제품 중에 50%가 가전이고 나머지는 가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자, 장롱, 소파 등 종류와 범위가 상당히 넓은 분야입니다.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가구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만지면서 행복해야 하고, 앉아서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가 디자인이 좋은 제품, 가격이 부담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대중화한 것이죠.
- Q
- 젊은 직원들을 꾸준히 채용하고 계신데요,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 주세요.
- A
- 현재 국내외 상황 때문에 가구 산업은 미래가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젊은층이 새로운 감각으로 가구 산업을 이끌어 가야 우리나라의 가구 업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젊은 직원들의 채용과 교육에 신경 쓰고 있죠. 2012년부터 국가보훈처, 경복대학교, 경민대학교, 남양주공고 등의 기관과 산학협력 협정서를 체결하여 청년층을 타깃으로 전문인력 양성 및 우수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답니다. 또한 매장에서 직접 목재 가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목재 가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2014년에는 본사에 교육장을 설립해서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어요. 그리고 2016년부터 '일학습병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현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가구 재단, 미장, 조립의 단계를 배우는 제도입니다. 현재 3명의 일학습병행제 대상자가 일하고 있는데, 가구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아합니다. 또 지방 등 출퇴근 거리가 먼 직원들을 위해 직원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우수사원을 선정해서 해외 공장 시찰이나 국내외 전시회 참관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죠. 이 밖에도 주말에는 유람선을 타고 쇼를 보거나 저녁 뷔페를 먹기도 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웃음교육, 경영교육, 마음 수련, 스피치 같은 내용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교육들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한국 TA에는 20~30대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52%가 될 정도로 젊은 직원들이 많습니다. 경기도 선정 '일자리우수기업', 이노비즈협회 선정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구요.
- Q
- 인생의 선배로서 이제 일을 시작하려는 젊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 A
- 가구 분야에 종사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가구 업계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방이 점점 없어지는 추세이고 젊은 사람들은 현장의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비단 가구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현재 임금이 적고 일이 힘들어도 즐겁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금세 일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으로 가는 기회는 반드시 오게 마련이죠. 다른 사람의 일이 더 쉬워 보이고 더 좋아 보일 수는 있지만 자신의 일에 꾸준히 집중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 Q
- 대표님이 가지고 계시는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요?
- A
-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꿈은 세계 사람들이 다 한 번쯤은 내가 만든 가구에 앉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제 브랜드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더 좋은 제품, 소비자에게 더 행복한 제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달의 기능한국인
숙련기술 관련 직종에서 10년 이상 종사하면서 사회적 성과를 거둔 우수기능인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