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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유망직종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비상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재난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단 한 번의 재난으로도 기업이 존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재난으로부터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사고 대응부터 다양한 대책을 세우게 됩니다. 기업재난관리사는 바로 이러한 기업의 재난관리 대책수립과 관리를 해 주는 직종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기업 재난을 관리하는 인력의 필요성으로 생긴 직종

기업재난관리사는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산업이 존재하는 미국의 경우 기업의 재난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기업재난관리사의 주요 업무인 기업재해경감활동을 '사업연속성관리'라고 부르며 사업연속성관리 전문가 자격증 역시 생겨났습니다. 1970년대 후반 처음 이 직종이 생겼을 때만 해도 사업연속성관리는 데이터 처리 또는 기업경영정보 시스템 등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과 운영 정도에만 그쳤습니다. 하지만 미국 재해복구기구가 설립되면서 1993년 사업연속성 전문가 자격증이 신설되고 1994년에는 기업재난관리의 표준역량도 정해졌죠. 우리나라는 1996년 「자연재해대책법」이 제정되고 난 후 국가의 재난관리에 한계를 느껴 기업 재난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기업의 재난을 관리하는 자로 기업재난관리사라는 새로운 직종이 생겼죠. 기업재난관리사와 유사한 직업으로는 방재전문가가 있는데요, 이 둘의 성격은 조금 다릅니다. 기업재난관리사는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의 성과관리를 고려하여 대형 사고나 재난으로부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최소화, 2차, 3차 등 피해확산 방지에 초점을 둔 재난관리와 어떤 재난, 재해로부터라도 사업의 연속성관리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방재전문가는 수리수문 등 물관리, 치수관리는 물론 태풍 등의 풍수해 관련된 국가재난법령체계에 의한 공공 안전에 목적을 두고 있죠. 즉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풍수해저감종합계획, 풍수해비상대처계획 등을 수립, 평가하는 전문가를 말하죠.

IT 전문가, 기업재난관리 전문가로 발을 내딛다

재난안전원을 운영하는 김동헌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기업재난관리사라는 직종을 처음으로 도입할 때부터 함께 했습니다. 원래는 IT 전문가였다고 하는데요, 32년 동안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다고 해요. "시스템을 오래 만들다 보니 저에게 들어오는 의뢰 중에 통합·재난 안전체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었어요. 재난 관리와 IT는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CCTV를 체크하는 상황실 등도 모두 IT가 기반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자주 만들다 보니 위험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재난 관리를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죠." 2007년 7월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김동헌 원장은 같은 해 8월 소방방재청에서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고 하는데요, 그때 김동헌 원장이 기업체의 정책 관련 주제 발표를 했다고 해요. 소방방재청에서는 이 간담회를 계기로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지침 및 규정을 제정하는 기업재난관리정책 추진기획단을 설치했는데, 김동헌 원장은 해당 기획단의 상근 전문위원으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지금까지 기업재난관리사로 일을 하게 되었죠. "저는 처음에는 재난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재난 상황에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를 가정하고 그 상황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데 골몰했어요. 재난이 닥쳤을 때도 사이트가 문제 없이 돌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다 보니 재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김동헌 원장의 말에 의하면 IT 쪽에서는 예전부터 재난에 대비한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백업도 예기치 못했던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존립을 책임지는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

김동헌 원장은 기업재난관리사는 위험한 상황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몇 년 전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누수가 됐을 때 제가 재난안전담당 기업재난관리사로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건축학회 시공학회 등 관련 전문가들이 같이 참석해서 정부합동안전점검단으로 안전 진단을 하게 되었죠." 당시에 전문가들의 진단 결과는 '수치상으로는 설계빈도 이내라서 문제는 없다.'였지만 김동헌 원장은 '누수는 우리를 위협하게 되어 위험성을 느끼기에 위협이 감소되어야 한다.' 라고 시설 개선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가 반영되게 되었는데요, 김동헌 원장은 이처럼 누수라는 위협 때문에 누구도 접근하기 싫어하는 곳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살펴봐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기업재난관리사는 활동량이 많고 위험한 일이 많기에 사명감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내가 가지 않으면 내 가족, 내 이웃의 안전에 위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내가 가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기업재난관리사의 가장 큰 장점이 이겁니다. '사람들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보람'이죠." 김동헌 원장은 기업재난관리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여러 분야의 학문과 융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재난이라는 상황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일어나기에 경우의 수를 따져 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업재난관리사는 다양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요구합니다. 재난관리 지식을 바탕으로 전자, 전산, 정보통신, 토목, 건축, 기계, 산업안전, 화공, 전기, 도시공학, 지질,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여야 하며, 가장 먼저 기업의 경영관리 측면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대학원의 재난안전관리학과를 나와서 학문적으로 학과 전공과 융합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대학의 관련학과로는 인천대 기업재난안전관리공학과, 충북대 안전공학과,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열린사이버대 재난소방학과 등이 있으며, 대학원으로는 우석대학교 일반대학원 기업재난안전관리학과와 숭실대 기업재난안전관리공학과,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학과 간 협동과정으로 방재안전공학 협동과정이 있다고 해요. "저희 재난안전원에서도 신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통계 자료를 분석합니다. 막연히 위험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위험하고, 이 위험 상황을 어떻게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필요한 법이죠." 김동헌 원장은 다른 것보다도 기업재난관리사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국가의 재난관리 체계에 대한 지식과, 선진국의 재난 대처 상황, 국가의 재난 관리 체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미래 유망 직업

현재 법률로 기업은 재해경감활동 계획 수립을 3년마다 갱신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서의 수립은 국가에서 인증한 법인이나 단체 소속 전문 컨설턴트가 수행해야 하죠. 이 때문에 기업재난관리사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발전 가능성도 커질 전망입니다. "기업재난관리사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앞으로 더욱 커질 직종입니다. 역량 있는 젊은 청년들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김동헌 원장은 세상에는 재난, 재앙을 당해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한탄하듯이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재해로 인한 트라우마로 사회가 더욱 각박해지는 것 같다고 했어요. 이 때문에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각종 재해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재난, 재해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사업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업재난관리사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김동헌 원장은 알아야 할 것은 많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직업이지만 일의 보람은 그 모든 것을 상쇄시킨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 말처럼 소명의식을 가진 젊은 청년들이 많이 도전하여 더욱 안전한 사회, 트라우마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날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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