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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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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

양산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늘어난 관리비를 조금씩 부담해 경비원과 미화원을 줄이지 않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비원을 줄이는 아파트가 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들려온 훈훈한 소식은 위기를 극복하는 상생 해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 차유미 / 사진 장윤경]

참한 사람이 참한 도시를 만든다

최근 주민투표를 통해 경비원 10명과 미화원 9명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는 훈훈한 소식을 듣고 찾아간 곳은 경남 양산시 삼호동의 웅상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 따뜻한 소식 때문인지 오가는 주민들의 표정도 취재팀을 맞는 경비원들의 미소도 환하게 보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인상되면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을 감원하거나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관리비가 인상되지 않도록 하고 있었는데요. 물론 웅상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관리사무소 권봉조 소장은 “관리비를 올리지 않고 인상된 최저임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현실적으로 인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에서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기에 인원 감원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제시했습니다. “인원을 감원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면 세대당 매월 4,100원가량의 관리비가 올라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관리비 인상이냐 인원 감원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서 오랜 논의 끝에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습니다.” 관리사무소 권봉조 소장은 관리비 인상보다는 인원 감원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12월 초에 7일 동안 주민투표를 시행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전체 987가구 중 806가구가 투표에 참여했고, 참여 가구의 98%에 달하는 795가구가 관리비 인상을 감내하겠다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가구가 인원 감축은 절대 안 된다며 관리비 인상을 결정한 것이죠.

부담없는 십시일반

사실 투표 기간 초반부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투표소에 들어서는 주민들 대다수가 “그냥 관리비 올리면 되지, 뭘 이런 걸 물어요?”라고 했다니 말입니다. 일부 주민들 중에선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를 만나 “좀 어렵다고 사람부터 자르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박진영 회장은 그때의 상황을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입주민의 온정을 믿었기 때문에 관리비 인상을 선택한 분들이 60~70% 정도 될 거라 예상했습니다만, 이틀 만에 80%가 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원 고용 유지와 임금 인상이 결정되고 많은 분이 잘했다고 격려해주시고 계세요. 경비원이나 미화원이 계셔서 좋은 건 주민들이에요. 더 안전하게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거든요. 한 달에 4,100원! 사실 크지 않은 금액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함께 살아갈 수 없다면 너무 삭막한 거 아닙니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칭찬을 받으니 오히려 민망하답니다.”
일부 주민은 투표용지 뒷면에 ‘경비원 아저씨 사랑합니다’, ‘함께 삽시다’, ‘아버지 같은 분 해고는 절대 안 돼요’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투표용지 곳곳을 채운 사람 냄새 가득한 글귀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올해로 12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영기 경비원은 작년 연말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는 2007년 웅상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가 준공하면서 함께 일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내오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만큼은 심상치 않게 느껴졌지요.
    “사실 연말이 되면 늘 불안하죠. 작년 같은 경우는 더욱 그랬어요. TV나 신문을 보면 여기저기서 경비원 감원 소식이 하루를 멀다 하고 쏟아져 나왔잖아요. 아무래도 이번에는 우리 중 누군가는 나가게 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는 근무한 지도 오래됐고, 나이도 많다 보니 ‘내가 나가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아저씨, 힘내세요!”, “아저씨 없으면 저희가 안 돼요” 하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순찰 중에 만난 한 주민은 “평소에 너무 감사했는데 표현을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두 손을 꽉 잡아주셨다고 해요. 그는 그때 맞잡은 손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정성을 더하는 사람들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 웅상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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