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
㈜엘앤씨바이오는 인체조직 가공을 주 사업으로 하는 바이오벤처기업입니다. 이곳은 벤처 기업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 시스템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성 근로자가 많다거나 인력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엘앤씨바이오의 이철환 대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근로자의 행복을 위해 일·가정양립 제도를 선택한 ㈜엘앤씨바이오를 소개합니다.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인체조직 이식재 국산화 기술을 보유한 ㈜엘앤씨바이오
피부, 뼈, 연골, 건, 인대 등의 다양한 인체조직 이식재를 국산화시켜 10여 개 이상 다수의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엘앤씨바이오. 화상이나 사고로 인해 손상을 입은 피부의 재건 성형에 사용하는 인공 피부를 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2011년 창립 이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ISO 9001/14001/13485 품질인증 획득 이력으로도 잘 알 수 있는데요, 낮은 이직률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일하기 좋은 으뜸기업, 중소기업청의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성남시의 고용우수기업, 고용노동부의 청년친화강소기업에 선정되었으며 경기도 여성고용 최우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안타까움 속에서 시선을 돌려본 시간선택제 성공기
㈜엘앤씨바이오는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양질의 여성 일자리 발굴과 확산을 위해 노력합니다. 여성 근로자의 근속률이 높고 주요 핵심 직무 및 직위에 여성 근로자를 채용하는 등 안정적이면서 진취적인 여성 근로환경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초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엘앤씨바이오의 김기민 부장은 여성이 일하기 위한 환경을 만든 것은 이환철 대표의 의지 때문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설립 초기였던 2011년에는 전문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았어요. 당시 근로자가 11명이었는데요, 어렵게 채용해도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제품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환철 대표는 능력 있는 여성 근로자들이 육아와 같은 문제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방법을 찾아보던 이환철 대표는 2013년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각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조율해 나갔다고 합니다. "2013년 처음 2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해서 현장에 배치했어요. 시범 운영 기간을 1년 동안 해 본 뒤에 2014년부터는 해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2016년에는 기존 전일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환형 시간선택제와 유연근무제를 함께 도입하기도 했어요." 근로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니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이직률이었는데요, 2014년 12%였던 ㈜엘앤씨바이오의 만1년 이상 재직자의 이직률은 2016년에는 5.8%로 반 이상 뚝 떨어졌어요.
체계적인 직무조사부터 직원 융화까지 현장 소리 담기
처음 제도를 시작하기에 앞서 ㈜엘앤씨바이오는 1년의 시범 기간을 거칩니다. 먼저 업무를 생산, 연구, 마케팅으로 분류하고 세부 직무를 조사했어요. 현장 수요에 따른 효율적인 인력 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선택제가 필요한 부서는 많았어요. 생산부서의 경우 특정 시기에만 일이 몰리기 때문에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필요했고, 연구소의 경우에는 임상시험, 마케팅 디자인, 해외영업 업무는 전일제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회사는 시간선택제 시행에 따른 의견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느껴야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어요.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 의뢰해 컨설팅을 받고 다른 회사는 어떻게 진행했는지 사례도 수집하여 분석했죠." 철저하게 준비를 했음에도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이후 직원 융화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났습니다. 가장 먼저 불만을 터뜨린 곳은 생산부였어요. 시간선택제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가 서로 업무를 구분하여 운영하는 반면, 생산부는 일이 몰리는 시간에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투입해 동일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생산부의 경우 퇴근 전 정리 등의 잡무가 남는데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이 일찍 퇴근을 하면서 전일제 근로자들이 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린 거죠 .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자고 생각했어요. 서로를 이해하면 불신과 오해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거라 예상했죠. 이를 위해 근로자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회식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워크숍과 MT를 통해 이해의 깊이를 더해 가자 불만은 조금씩 사그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대화와 이해의 분위기가 싹트자 ㈜엘앤씨바이오는 다양한 근로형태 도입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2016년에는 전환형 시간선택제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사내 규정도 새로 제정했어요.
인재를 확보하고 지킬 수 있는 확실한 투자, 일·가정 양립 제도
현재 ㈜엘앤씨바이오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를 활용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3명의 신규채용형 시간선택제, 2명의 전환형 시간선택제, 2명의 유연근무제 활용 인원은 각자 육아와 건강, 가족돌봄, 자기계발 등의 다양한 사유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어요.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장점에 더하여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애사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앞으로는 시간선택제 근무 전환의 유연성을 좀 더 확대할 생각입니다. 근로자가 희망할 때 더 쉽고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에요." 인재들이 회사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엘앤씨바이오. 회사가 인재를 영입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인재를 키우고 지켜 줄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엘앤씨바이오는 일·가정 양립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엘앤씨바이오의 시간선택제 사례들
"아내가 첫째를 낳았는데 육아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가 2014년부터 시간선택제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전일제로 전환할까 생각도 했는데 둘째를 낳게 되면서 계속 시간선택제로 일하게 됐어요. 육아를 함께 하며 직장을 다닐 수 있어서 업무 능률도 향상되었습니다."(시간선택제 근무 연구개발실장, 남성)
"출산 후에 시간선택제로 전환했는데요, 근무시간을 2시간 줄였는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겼어요. 이제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줄 수 있고 퇴근 후에도 좀 더 함께 할 수 있어서 일하는 동안 아이 걱정할 시간이 줄어드니까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습니다. 회사가 저를 배려해 주니 저도 회사에 애사심이 더욱 생기네요."((근로시간 단축 근무 인허가팀장, 여성)